인공지능 소설가 등장?
콘텐츠 산업에서 인공지능 활용 증가

‘구글(Google)’ 딥마인드(DeepMind)의 알파고(AlphaGo) 발표 이후 인공지능은 새로운 산업 영역으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기계학습, 빅데이터, 알고리즘 등의 요소를 기본으로 하는 인공지능은 콘텐츠 산업에서 이전부터 활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고 관련 기술이 개발되면서 인공지능과 콘텐츠 산업의 결합 영역이 확장되는 추세다.

 

ICT 전문지 ‘퓨처리즘(Futurism)’은 인공지능을 발전 단계에 따라 크게 4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첫 번째 유형은 가장 기초적인 형태의 인공지능으로 주위 환경이나 상황을 인식해 그에 맞는 행동을 보여주는 형태이다. ‘구글’의 알파고가 대표적인 형태로 특정 분야에 한정해 활용되고 있다. 두 번째 형태는 과거의 데이터와 미리 프로그램된 현재 세계에 대한 인식을 결합하는 형태로 이를 통해 적절한 판단과 행동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사례는 자율주행 자동차나 챗봇에 활용되는 인공지능이다. 세 번째 형태는 인간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생각이나 감정을 이해하는 수준까지 발전된 형태로 감정, 동기, 의도, 기대 등 사회적 상호작용이 가능한 수준을 말한다. 이 단계의 인공지능은 아직 완전히 개발되지 않았으며, 대표적인 형태는 영화 <스타워즈(Star Wars)>에 등장하는 C-3PO, R2-D2를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발전된 형태는 인공지능이 스스로를 인지하는 수준에 이른 것으로 타인의 감정에 대한 예측과 추론까지 가능한 형태를 말한다. 현재 산업 영역에서 활용되는 인공지능은 첫 번째와 두 번째 형태로 세 번째 유형 이상의 수준은 현재 개발 중인 단계이다.

 

인공지능의 네 가지 형태 (자료: Fururism)
인공지능의 네 가지 형태 (자료: Fururism)


콘텐츠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는 인공지능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수준의 인공지능을 활용해 개별 이용자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형태가 가장 많다. 인공지능은 콘텐츠 산업 내에서 콘텐츠 제작, 유통, 소비 등 전 분야에 걸쳐 결합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단순 반복적인 작업 수행부터 콘텐츠 분석 및 최적화뿐 아니라 실제 제작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콘텐츠 산업에서 딥러닝(Deep Learning)과 데이터 분석이 본격적으로 주목 받게 된 계기는 콘텐츠 플랫폼의 알고리즘을 활용한 콘텐츠 추천 기능 때문이다. ‘넷플릭스(Netflix)’가 이용자 데이터, 콘텐츠 분석 등을 결합한 알고리즘을 콘텐츠 추천과 수급에 활용해 다른 OTT 서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콘텐츠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이다.

 

플랫폼의 인공지능 활용은 게임, 영상, 음악 등 다양한 장르로 확산되고 있으며, 개별 이용자 맞춤형 콘텐츠 제공을 통해 플랫폼 영향력을 강화하고 이용자의 콘텐츠 구매 증가 도모를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채널과 제작되는 콘텐츠 수가 증가할수록 적절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의 큐레이션(Curation) 기능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다양한 콘텐츠 영역의 플랫폼들은 개별 이용자의 구매 히스토리, 태깅(tagging)을 활용한 콘텐츠 분류, 이용자의 콘텐츠 이용 패턴 분석 등을 활용해 개인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최적화된 콘텐츠 제공을 위한 콘텐츠 플랫폼의 인공지능 활용 외에 인공지능의 학습과 훈련을 위해 콘텐츠를 활용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게임은 가장 활발하게 인공지능과 결합하는 분야 중 하나이다. 게임은 오래전부터 NPC, 던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온 대표적인 콘텐츠 산업으로 최근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따라 가장 활발하게 해당 산업과 결합하고 있다. 특히 게임의 현실 재현, 게임 플레이에 필요한 상황 분석과 판단 능력 등은 게임을 다양한 분야의 인공지능 학습과 훈련에 활용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테슬라(Tesla)’ CEO 엘론 머스크(Elon Musk) 등이 설립한 ‘오픈AI(OpenAI)’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위한 인공지능 ‘딥드라이브(Deepdrive)’ 훈련에 오픈월드 게임 <GTA 5>를 활용해 2017년 5월 이를 실제 시연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실시간 전략 게임 <스타크래프트2(Starcraft 2)>,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게임 <도타2(Dota2)> 등이 인공지능 훈련을 위해 활용되고 있으며, <도타2>의 경우 유명 프로게이머와의 1:1 대결에서 승리한 바 있다.

도타2, 프로게이머와 인공지능의 1:1 대결 중계 장면 (자료: 유튜브 'Dendi vs. OpenAI at The International 2017')
도타2, 프로게이머와 인공지능의 1:1 대결 중계 장면 (자료: 유튜브 'Dendi vs. OpenAI at The International 2017')

또한 인공지능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소설, 영화 시나리오, 음악, 영상 콘텐츠 예고편, 언론 기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인공지능이 직접 창작하고 있다.


미국 LA 타임즈(LA Times) 등 언론사가 날씨, 스포츠, 증시 분야 등의 기사를 인공지능을 활용해 작성한 사례는 이미 본격화되기 시작했으며, 2017년 3월에는 인공지능 벤자민이 시나리오를 집필한 단편영화 <잇츠 노 게임(It’s No Game)>이 발표되기도 했다. 또한 2016년 ‘IBM’의 인공지능 왓슨은 ‘20세기 폭스(20th century Fox)’사의 영화<모건(Morgan)> 예고편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작곡, 미술, 소설 등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콘텐츠를 제작해 발표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으며, 향후 인공지능의 기술 발전과 학습하는 데이터량의 증가에 따라 인공지능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우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콘텐츠 산업에서 인공지능 활용 증가는 개인화된 콘텐츠 제공, 단순 반복적인 콘텐츠 제작 편의성 증가, 타 산업과의 연계성 강화 등 다양한 장점을 제공하지만, 인공지능과 콘텐츠 산업의 결합 확산은 저작권, 데이터 보안 등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향후 인공지능이 창작한 콘텐츠가 증가했을 때 인공지능의 창작물에 대해 저작권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또한 기존 창작물이 인공지능의 학습을 위한 데이터로 활용되기 때문에 활용을 위한 허가 역시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 방대한 분량의 데이터가 필요하고 그 중 이용자 데이터가 포함되면서 데이터 보안에 대한 문제 역시 제기되고 있다. 개인화된 콘텐츠 제공을 위해 알고리즘이 분석해야 하는 데이터가 점점 세분화되고 양 또한 방대해지면서 데이터 유출에 대한 우려 역시 중요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콘텐츠 유통, 생산, 소비 전 분야에 걸쳐 인공지능 활용이 증가하면서 이를 둘러싼 이슈 역시 중요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관여하고 있는 콘텐츠나 데이터에 대한 명확한 정의나 범주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는 법적, 사회적 논란을 부를 수 있다. 그럼에도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보다 완성도 높은 콘텐츠 제작이 가능함이 입증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단순 마케팅 수단을 넘어 콘텐츠 창작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경우 콘텐츠산업에서 인공지능의 파급력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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