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혼도 배우자를 배려하는 사랑의 일종이라 생각

요즘 자주 들을 수 있는 신조어 가운데 하나가 ‘졸혼’이다. ‘졸혼’이란 결혼생활을 졸업한다는 의미이다. 즉, 부부가 이혼은 하지 않은 채 서로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최근 졸혼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조사결과가 발표되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3~59세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졸혼’을 찬성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전체 응답자 2명 중 1명 정도(48.6%)가 졸혼을 찬성한다고 밝혔으며, 졸혼에 반대하는 의견(24%)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졸혼을 찬성하는 입장은 남성(40.0%)보다는 여성(57.2%), 그리고 20~30대 젊은 층(10대 47.5%, 20대 55.0%, 30대 51.0%, 40대 43.0%, 50대 46.5%)에서 두드러졌다. 다만 졸혼에 대한 입장을 유보하는 사람들(27.4%)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아직까지 졸혼에 대한 인식이 뚜렷하게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졸혼에 대한 판단유보는 자녀가 없는 기혼자(40.6%)에서 많았다.
전체 응답자의 56.0%가 졸혼은 이혼하지 못한 부부들의 차선책일 뿐이라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응답은 남성(51.2%)보다는 여성(60.8%), 그리고 중장년층(10대 45.0%, 20대 54.0%, 30대 55.0%, 40대 62.0%, 50대 63.5%)과 기혼자(미혼 50.1%, 무자녀 기혼자 65.2%, 유자녀 기혼자 62.8%)에서 많았다.
‘이혼’으로 부부의 연을 끊는 대신 졸혼을 선택하는 것이 서로를 위해 좋고, 자녀에게도 나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절반 이상이 졸혼을 통해 배우자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것도 서로에 대한 사랑이며(55.5%), 자녀 입장에서도 부모의 이혼보다는 졸혼이 나을 것이라는(55.3%) 의견을 밝힌 것이다. 특히 여성(61.4%)과 자녀가 있는 기혼자(60.7%)가 졸혼을 통해 배우자가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도 사랑이며, 자녀에게도 나은 선택이라는(여성 60.6%, 유자녀 기혼자 61.5%) 생각이 보다 뚜렷했다.
또한 중년에 배우자와 떨어져 지내는 생활을 하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2명 중 1명(49.3%)이었다. 다만 스스로가 향후 ‘졸혼’에 대한 의향이 있다고 밝히는 사람들은 적은 편이었다. 10명 중 3명(30.4%)이 중년 이후의 결혼생활에서 졸혼을 고려해볼 의향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