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져야 살아날 수 있는 한국경제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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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은 시장에 신생(벤처)기업이 출현함으로써 기존 질서를 파괴하고 새로운 경제성장, 시장창출, 고용창출, 한계효용 증가 등을 일으키고, 사회혁신 등을 추구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혁신적 가치를 공급하는 유의미한 활동 체계다. 

창업의 유형으로는 기술 혁신 창업(A startup’s job is to grow big enough to provide a return to investors)과 생계형 서비스업 창업(A lifestyle business’s job is to provide a great quality of life to its owners)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 글에서는 기술 혁신 창업을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통계로 보는 우리나라 창업 현황

통계청의 창업률(연도별로 전 산업의 신생기업 수를 총 활동기업 수로 나눈 비율) 지표는 한 해 동안 새로 설립된 기업이 얼마나 되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기업 신생 비율을 알 수 있다. 

[표1]을 보면, 한국의 창업률은 2007년 17.9%에서 2013년 13.9%까지 감소했다가 2018년 14.7%로 다시 증가했다.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이하 OECD) 국가들에서도 2000년대 이후 창업률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기준, 한국의 창업률은 15.2%로, 프랑스(9.8%), 독일(6.7%), 스페인(10.0%), 이탈리아(7.7%) 등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러나 한국은 기업의 소멸률이 높고, 생존율(폐업하지 않고 계속 활동하는 신생기업 비율)도 낮은 편이다. 한국의 기업 생태계는 다른 나라들보다 역동적인 동시에 변동성과 위험도 크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의 창업률은 낮아졌지만 [표2]에서 보듯이 벤처기업 증가세는 매년 높아져 기술 창업 중심의 질적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창업은 국가의 경제성장과 고용을 확대한다. 동일한 조건이라면 기업이 많이 설립될수록 생산활동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신생(벤처)기업은 기존 기업에 비해 새로운 상품서비스 개발과 기술혁신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다. 따라서 창업률은 경제의 역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창업

창업률 통계에서 볼 수 있듯 우리나라의 창업률은 2007년 17.9%를 기준으로 매년 하락해 2018년 기준, 14.7%를 기록하며 상당히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기업가정신 연구(이하 GEM) 보고서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해석할 수 있다. GEM 보고서에서는 국가의 창업활동과 1인당 국내총생산(이하 GDP)은 U자형의 관계 모형을 제시하고 있다. 

즉, 창업활동지수(%)와 1인당 GDP(구매력평가환율(PPP), $)의 상관관계를 비교 분석해 보면, 개발도상국에서는 창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GDP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산업이 성숙한 뒤에는 창업활동이 U자형의 최저점에서 정체된다. GEM은 GDP 기준 30,000달러 이상의 선진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시 창업활동이 활발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2006).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2017년 28,380달러에서 2019년 31,430달러로 3만 불을 넘어섰다. 우리나라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창업활동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하는 창업기업

세계 226개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기업은 기업당 평균 2,000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이들 기업의 창업자는 청년이 다수를 차지한다. 유니콘 기업 CEO의 평균 연령은 33.6세, 데카콘(기업가치 10조 원 이상)기업은 31.3세로 조사됐다(2018년 중소기업연구원). 

또한, 우리나라는 OECD 주요 국가와 비교했을 때, 창업기업의 고용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지속적인 창업 지원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창업기업 육성은 국내 신규 일자리 창출과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청년 혁신 창업기업 발굴을 위한 제언

혁신 창업기업 발굴 및 지원 방안

기술형 혁신기업 육성은 연구 중심의 대학을 실용을 중시하는 산학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실험실을 넘어 혁신 기술 창업기업(Lab to Market)을 발굴하고, 액셀러레이터(AC), 벤처캐피탈(VC) 등 민간 기관에서 딜 소싱(Deal sourcing) 방식으로 스타트업을 찾아내 정부 지원(Deal making)과 연동한다. 즉, 대학-민간-정부를 연계하는 기술 혁신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 지원하는 것이다. 

 

민간 주도의 창업 생태계 구축

우리나라는 재정 기반의 정부 주도적 시장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핵심성과지표(KPI)의 성과중심 정책지원에서 민간주도 창업 생태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선진 사례인 미국의 스타트업 아메리카(Startup-America)’ 프로그램은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역할을 구분해서 기업지원 영역을 조화롭게 나누고 있다. 많은 해외 선진국 역시 창업정책에서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민간 주도형 구조로 전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창업에 대한 도전 의식 배양

청년의 기업가정신 함양을 위해 대학 재학 중 창업 실무 훈련(Training in starting a business)의 강화가 요구된다. 구체적으로는 창업학과 신설, 창업교과목 개설, 창업휴학제, 창업대체학점제 등의 학제 및 창업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이러한 제도 정비로 창업을 꿈꾸는 청년창업가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도전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청년창업은 지식·기술집약적 분야나 신성장동력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유리하다. 그러나 청년창업기업의 사업화 자원은 중장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때문에 청년창업가에게는 학내에서의 교육훈련 그리고 학교의 인적, 물적 인프라를 활용한 창업이 유리하다.

 

이제부터는 실패를 관리해야 한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술 창업기업 육성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우수한 공학 계열, 고학력 인력의 창업 기피다. 이것은 창업기업의 기술 수준 저하로 이어진다. 이들에게는 창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  극복이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창업 실패가 원스트라이크 아웃으로 인식된다. 

이제는 실패를 용인하는 정책 확대가 필요하다. OECD 선진국은 실패 이후 재도전이 가능한 벤처·창업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특히, 신생(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구조를 융자가 아닌 투자 중심 지원으로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18년 정부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창업 초기 펀드 및 성장(Scale-up) 지원을 위한 ‘혁신모험펀드’ 그리고 서울시 SBA 서울산업진흥원에서 조성하는 ‘혁신성장펀드’는 투자 지원 정책의 유의미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네거티브(Negative) 규제 실현이 필요하다

정부는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이제 창업 규제 샌드박스(Sandbox)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시장을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조성해야 한다. 신생(벤처)기업이 새로운 가치창출을 위해 달리는 트랙 위에 허들이 있다면 치워져야 한다. 이것은 우리 사회의 혁신 창업기업을 육성하는 거버넌스(Governance) 문제이기 때문이다.

 


김성일 국민대학교 산학협력교수

김성일 국민대학교 산학협력교수

한화그룹, ㈜KSC, ㈜빙그레에 근무했다. 현재 서울특별시 혁신성장펀드 운영위원회 위원, 국민대학교 산학협력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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