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귀신친구’,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단편 시나리오 부문 당선
“영화 완성해야만 하는 이유 생겨”···12월 영화제 상영 목표
“실생활 영화 속에 녹여내···보편성 + 재미로 공감대 형성”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영화제)가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열렸다. 영화제는 한국영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경기도 부천시가 기획∙개최하고 있다. 저예산 및 독립영화의 국제적 메카를 지향한다.

16일 열린 ‘괴담 단편 제작지원 공모전’에서 영화 <귀신친구>가 단편(영화∙웹드라마) 시나리오에 당선됐다. ‘괴담’을 주제로 단편 시나리오를 공모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정혜연 감독은 “심사위원들이 팀과 작품을 얼마나 믿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며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귀신친구>를 완성해야만 하는 이유가 생겼다”는 소감을 밝혔다.

정혜연 감독과 신소연 배우, 김연주 시나리오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신소연 배우와 정혜연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소연 배우와 정혜연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실 절친의 만남···“캐릭터 이해도 높이기 위해 많은 대화 나눠”


영화 <귀신친구>는 죽은 친구의 집에 놀러간 주인공이 친구가 숨기고 싶은 것을 발견하고 몰래 빼내는 일종의 ‘미션’을 수행하는 이야기다. ‘죽은 뒤에도 우정은 계속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정혜연 감독은 “호러 요소를 담은 코미디 장르”라고 소개하며 “캐릭터의 분장이나 으스스한 분위기를 코미디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정혜연 감독과 신소연 배우, 김연주 작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에 재학 중이다. <귀신친구>는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예술전문사 ‘중급 워크숍’ 수업과정에 해당되는 작품이다. 정 감독은 “중급 워크숍과 공모전이 맞물려 마침 시기를 잘 타고나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속 귀신과 친구가 절친인 것처럼 실제 세 사람도 절친이다. 신 배우는 “절친과 호흡을 맞추면 편안한 분위기에서 연기할 수 있다”며 “연기의 합을 맞출 때 서로의 의견을 나누기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시나리오와 각색을 맡았다. 평소 지내는 모습을 캐릭터에 반영했다. 영화 속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대화를 나눈다. 그 동안 여러 편의 시나리오를 작성했지만 영화로 제작되는 것은 <귀신친구>가 처음이다.

그는 시나리오 제작에서 ‘재미’를 우선 순위에 둔다. 재미가 없으면 관객들이 끝까지 볼 힘이 없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보편성 있는 이야기에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며 “살짝 비틀거나 납득이 가능한 정도에서 새롭게 보여주기, 경험하기에 주안점을 둔다”고 말했다.

캐릭터는 감독의 요청에 따라 창조한다. 김 작가는 “정 감독으로부터 영화의 기획의도와 캐릭터 설명을 듣는다”며 “디테일한 부분을 설정할 때는 배우의 말투나 행동, 평소 버릇 등을 캐릭터에 녹여내 입체적으로 탄생시킨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배우가 자신이 맡은 배역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면 끝까지 고집하지 않는다”며 “캐릭터를 움직이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배우이기 때문에 배우의 생각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 작품마다 주연배우로 신 배우를 염두에 둔다고 밝힌 정 감독은 “보통 다양한 배우와 함께 영화 제작을 한다"면서도 “한 명의 배우를 깊이 들여다보고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캐릭터에 녹여낼 수 있어 오히려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봉준호-송강호', '장진-정재영'처럼 영화계 콤비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정혜연 감독과 신소연 배우는 영화 속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평소에도 대화를 많이 나눈다.
정혜연 감독과 신소연 배우는 영화 속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평소에도 대화를 많이 나눈다.

 


스토리 창조 원동력 ‘경험’


정 감독은 스토리를 창조해낼 수 있는 원동력은 ‘경험’이라고 밝혔다. 실제 그는 학부 때 미술을 전공했다. 이후 영화연출에 관심이 생겨 전공을 바꿨다. 고등학교 때는 복싱도 했었다. 정 감독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여러 경험을 한 게 나리오를 구상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신 배우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배우를 꿈꿨다. 당시 필리핀에 살고 있었는데 교회 성극에 오른 자신의 모습이 매우 새로웠다고 한다. 고등학교 3학년 입시를 한국에 들어왔고 한예종에 입학 후 연기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김 작가는 ‘오랜 시간 공들여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시나리오 작가를 떠올렸고 어떻게 하면 이야기를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을 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영화를 제작하고 싶다고 밝혔다. 장편 시나리오를 구상 중이다. 신 배우는 항상 출연한다며 웃었다. 여자 주연배우는 김태리 배우의, 남자 조연배우는 유아인 배우의 이미지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어느 정도 인지를 쌓고 투자금이 모아지면 공상과학(SF)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세 사람은 영화 <귀신친구>를 오는 12월까지 완성해 영화제에 출품할 계획이다. 정 감독은 “<귀신친구>를 포함한 9개의 당선작은 다음 영화제에 상영되는 것을 전제로 투자금을 지원받는다”며 “지금 보다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들어 더 재미있는 영화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영화 <귀신친구>에는 총 12명 중 4명의 배우가 캐스팅됐다. 죽은 친구 아버지 역할로 김원해 배우를 설득해 캐스팅하고 싶다고 전했다. 다른 배역에도 엔터테인먼트 등을 통해 인지도 있는 배우를 캐스팅할 계획이다. 정 감독은 “배우가 충분히 이 영화에 출연해야만 할 이유를 찾고 재미있다고 느낄 만한 내용을 준비 중”이라며 “처음으로 정식 상영될 영화인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6일 열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괴담 단편 제작지원 공모전’에서 영화 ‘귀신친구’가 단편(영화∙웹드라마) 시나리오에 당선됐다. (출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16일 열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괴담 단편 제작지원 공모전’에서 영화 ‘귀신친구’가 단편(영화∙웹드라마) 시나리오에 당선됐다. (출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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