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동력이자 기회의 발판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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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다양한 정부지원사업을 추진해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을 발굴, 지원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위해 편성한 지원 예산은 1조 4,885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스타트업에게 정부지원사업은 성장 동력이자 기회의 발판이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핵심 기술의 개발을 추친하고 개발된 제품·서비스가 시장에 진입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정부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 해에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정부지원사업이 수백 개씩 쏟아져 나오지만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들이 많다. 특정 분야의 스타트업들만 정부지원사업에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으레 짐작하는 사람도 있지만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특히 자금 확보가 어려운 초기 스타트업들이 이 같은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감을 가지기 바란다. 3년 이내의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해주는 정부 주도의 다양한 초기 창업지원사업들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창업지원사업 중 어떤 사업이 자사의 성장에 필요할지 판단하고 적시 적소에 각각의 지원사업을 활용한다면 충분히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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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 정신’ 강조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의 ‘창업성공패키지 청년창업사관학교’도 초기 창업지원사업의 성공적인 사례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2011년 도전의식과 창의 정신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익 창출을 최우선으로 하는 다른 정부지원사업과 달리,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정부지원사업 중 유일하게 ‘기업가 정신’을 강조한다. 

중기부는 창업 실패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스타트업들이 ‘기업가 정신’, 창업 지식, 경영능력 등의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고, 이 같은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기회 또한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청년창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창업성공패키지’를 고안해 지금의 청년창업사관학교가 설립된 것이다. 

단순히 기업의 매출 증대 목적이 아닌, 탄탄한 기본기와 ‘기업가 정신’을 갖춘 제대로 된 사업가를 배출해 내겠다는 것이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취지다. 창업지원사업의 명칭에 ’사관학교’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이 같은 교육적 취지가 강조됐기 때문이다. 청년창업사관학교에 합격한 스타트업, 즉 ‘입교자’들은 짧은 기간 동안 압축된 경영수업과 단계별 심화과정을 거치며 기업가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간다.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성공패키지는 국내 가장 성공적인 창업지원사업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동안 청년창업사관학교를 거쳐 간 기업들의 실적이 이를 입증한다. 개교 이래로 10년간 3,815명의 청년 창업가가 거쳐 갔으며, 이들은 누적 2조 6,588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1만여 명을 고용하는 등 이례적인 성과를 이뤘다. 

또한, 청년창업사관학교가 배출한 스타트업의 3년 차 생존율은 86%, 5년 차 생존율은 64%에 달한다. 이 같은 수치는 다른 창업지원사업에 참여한 스타트업과 비교했을 때, 12% 이상 높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의 지원사업들과 비교했을 때도 높은 수치다. 

청년창업사관학교가 배출한 스타트업들은 각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간편 송금 애플리케이션인 ’토스’를 운영하고 있는 ‘비바리퍼블리카’를 배출했으며, 모바일 의료기기 업체 '힐세리온(Healcerion)'과 부동산 직거래 플랫폼 '직방'도 청년창업사관학교를 거쳐 갔다. 

이러한 성과 덕분에 안산 본교에서 시작한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서울, 경기 북부, 인천, 강원, 대전·세종, 충북, 전북, 전남, 부산, 대구, 울산, 제주 등을 비롯해 17곳으로 확대됐고, 지난해 투입된 예산은 1,145억 원으로 초창기 180억 원과 비교해 6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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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사관학교 성공 요인

청년창업사관학교를 거쳐 간 스타트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높은 성공률을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10기 입교자로서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성공 요인을 세 가지로 정리하고자 한다.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

첫 번째는 체계적인 지원이다. 중기부가 시행하고 있는 창업성공패키지는 창업 준비, 실행, 성장, 안정화의 4단계로 나뉜다. 창업 준비 단계에서는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사업계획을 검토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행 단계에선 판매할 시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창업이 이뤄지는 성장 단계에선 마케팅을 중점적으로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안정화 단계에서는 기업들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5년 동안 사후관리를 한다.  

창업성공패키지 중 초기 단계에 해당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는 평균 5:1의 경쟁률을 기록 중이다. 창업가들은 약 1년여에 가까운 기간 동안 고강도 창업수업을 받고 청년 최고경영자(CEO)로 첫걸음을 내딛는다. 

담당교수에게 주기적으로 사업 진행상황을 보고해야 하며, 매월 활동 보고서를 제출한다. 기업가 실무교육, 창업 코칭 등의 수업을 받아 1년간 80학점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는 졸업요건도 있다. 중간평가를 거쳐 수행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창업가들은 퇴출된다. 매년 탈락 또는 퇴교자는 10% 정도에 이른다. 

중간평가를 통과한 스타트업은 본격적으로 시제품 개발에 나서며 기술, 디자인, 설계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결과물을 다듬어 나갈 수 있다. 내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교수진은 마케팅, 회계·세무, 경영 관리, 금형 설계, 크라우드펀딩 등 12개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들이다. 수업은 대부분 일대일로 수준별 맞춤형으로 진행돼 참여자의 만족도가 높다. 필자가 설립한 에피치오 또한 청년창업사관학교 10기에 선발돼 참여기업으로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민간운영사의 효율적 운영

두 번째는 민간운영사의 효율적인 운영이다. 청년창업사관학교의 민간운영사는 그동안 민간의 혁신성과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청년 창업가들의 창업 성공률 향상에 기여해 왔다. 2020년 서울 청년창업사관학교의 민간운영사인 에듀테크 스타트업 (주)오픈놀은 ▲교육 ▲멘토링 ▲네트워킹 등의 과업을 지원함으로써 135개에 달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 참여기업들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있다.

올해 (주)오픈놀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온라인 교육 및 코칭을 시행했으며, 입교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요구사항을 즉각적으로 수용 및 개선하고 있다. 또한, 특화 코칭, 학습 모임 ‘S-cop’과 청년기획 프로젝트 지원사업 ‘모임의 탄생’ 주최 등을 통해 입교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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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동문회 ‘코네’ 비롯한 자체 네트워킹

세 번째는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자체적인 네트워킹이다. 청년창업사관학교의 기수제로 이뤄지는데, 기수 간 결속력이 높기로 명성이 높다. 입교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는 학습 모임 ‘S-cop’은 창업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기수들 간의 네트워킹과 더불어 역량 강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공식적인 (때로는 비공식적인) 모임을 이어 나가며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은 청년창업사관학교 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자체 총 동문회 ‘코네(KONE)’를 운영하며 같은 기수 간 교류뿐 아니라 동문 모두를 위한 교류의 장도 마련하고 있다. 현 기수 뿐 아니라 지난 기수인 선배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총 동문회의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코네’를 통해 지속적으로 졸업 기업의 활동을 파악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다방면의 협력 사업을 추진 중이다. 동문기업 간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네트워킹 방안을 마련하고 사회공헌부터 투자 활동까지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네’는 더욱 강력한 시너지를 위해 지역별, 사업영역별 네트워킹 행사를 개최하고 지방자치단체, 대학과의 연계 및 관련 부대사업까지 수행 중이다. 우수 동문기업에는 대외 홍보를 통한 사업 확대 기회와 자금 유치를 위한 투자설명회(IR)를 지원한다. 분야별 성공 경험이 있는 선배 기업들은 후배 기업들을 위해 멘토 역할을 자처하며 소통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중기부의 체계적인 시스템, 민간운영사의 효율적 운영, 총 동문회와 입교생들 간의 네트워킹 등 여러 노력이 어우러져 지금의 청년창업사관학교가 성공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본다. 

초기 스타트업들에게는 자금 확보 외에도 많은 난관이 존재한다. 따라서 단순히 자금 확보를 위해 정부지원사업에 접근하기보다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요소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야 한다. 창업청년창업사관학교는 창업 자금을 비롯한 여러 창업 인프라에 대한 지원을 받고, ‘기업가 정신’을 함양해 청년 최고경영자(CEO)로서의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다. 

나아가 외롭고 힘든 창업이라는 길을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청년 창업가 동료들과 함께 걸어갈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다. 앞으로도 많은 스타트업들이 청년창업사관학교를 통해 성장의 기회를 얻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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