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셀러레이터의 이유 있는 흥행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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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자율성이 확보되면서 국내에 새로운 액셀러레이터가 등장하고 있다. 8월 12일 벤처투자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벤처투자법) 시행 발표 이후 창업기획자로 나선 이가 증가한 것.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에 의하면, 2020년 8월 3일 기준, 총 270개의 액셀러레이터가 등록됐으며, 2017년(53개)부터 2018년(80개), 2019년(81개)까지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유지된다면 올해 안에 300개 이상의 액셀러레이터가 등록될 전망이다. 이 중에는 일반 기업이나 전문투자자, 대학교를 비롯해 기관, 협회 등 다양한 주체도 포함됐다.

 

2020년 상반기 벤처 투자액 전년 대비 17% 감소

과거 벤처 1세대 기업이 은행을 통해 자금 조달을 받았다면, 2세대 기업은 코스닥 시장 통해 자금을 확보했다. 다양한 기술을 접목한 벤처기업들이 등장한 최근, 기업의 경우 대부분 벤처투자 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받는다. 그 결과, 벤처투자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조 2,800억 원을 기록, 처음으로 4조 원을 돌파하면서 급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8월 중기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혁신 벤처 및 스타트업의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7.3% 감소한 1조 6,495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월 이후부터 감소세가 이어졌으며, 업종별로는 정보통신기술(ICT) 제조, 전기·기계·장비, 화학·소재 부문에 대한 투자가 증가한 반면, 바이오·의료, 유통·서비스, 영상·공연·음반 부문에서의 투자는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벤처펀드 결성은 전년 동기 약 16.4% 감소한 1조 1,388억 원으로 집계됐다. 정책 금융이 전년 동기 대비 32.4% 증가한 3,959억 원, 민간 출자의 경우 30.2% 감소한 7,429억 원으로 확인됐다. 민간 부문에서는 개인 출자와 금융기관 출자가 대폭 줄어든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업계에서는 올해 2분기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투자 대상기업 발굴을 위한 활동이 재개되고 있으며, 벤처투자법, 벤처투자 인센티브 제도 등을 통해 투자 심리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벤처투자 인센티브 제도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위축된 투자 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올 한 해 동안 한시 적용된다. 벤처투자법은 펀드후속투자가 가능하도록 기존 거래 제한 및 범위를 완화함으로써 민간 자금을 벤처 업계로 끌어들이는 촉진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2 벤처붐 조짐 ‘모락모락’

앞으로 벤처투자 시장에서 액셀러레이터의 역할과 중요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그간의 상장 시장 중심에서 벗어나 30년 만에 벤처투자 가치를 다시 판단해 나온 것이 벤처투자법이다. 벤처투자 시장 내 중소기업 창업지원법(1985년), 벤처기업육성(1997년)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있었으나, 정책자(공급) 위주의 정책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많은 규제로 인해 새로운 투자 방식 도입이 어려웠던 만큼 새로운 규제를 푸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후 2018년 1월 중기부가 민간 중심 벤처생태계 혁신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벤처기업의 확인을 정부나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에서 하는 것과 ▲벤처투자법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벤처투자 진입 장벽을 완화해 민간 중심으로 한 투자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 셈이다. 즉, 정부가 벤처펀드의 자율성을 보장해 민간자금 유입을 촉진함은 물론, 창업 초기 중소벤처기업 투자유치 기회 확대, 투자제도의 일원화로 수요자 중심의 조합을 제시하고자 한 것이다.

이로써 산발적이던 법 규정을 일원화해, 보다 쉽게 알아볼 수 있어 그동안 등록요건 및 의무가 달라 야기된 시장 내 혼란을 잠재울 수 있게 됐다. 또한, 벤처투자 대상과 방식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대규모 펀드 조성이 가능해진 측면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번 벤처투자법을 통해 투자 규제 등이 완화돼 다양한 민간 자본이 벤처투자 영역으로 들어올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투자자 자율성 확보와 함께 제2 벤처붐 확산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유망 스타트업 성공 이끌 신규 액셀러레이터 ‘줄줄’

최근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대웅제약, 한국사회투자, 한국표준협회 등 다양한 곳들이 창업기획자로 등록됐다. 초기기업 전문 투자 기업뿐만 아니라 기업, 재단, 협회 등의 등록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6월 중기부 창업기획자로 최종 등록을 마친 대웅제약은 신약개발 경쟁력 향상을 목적으로 ‘오픈 콜라보네이션(개방형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경영 방침이자 연구개발(R&D) 핵심이기도 한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현지화 및 기술 기반 합자 법인 설립, 인수합병(M&A)을 통한 상호 성장, 스핀아웃·가상신약개발연구(Virtual Research Development Only·VRDO) 등을 실시해왔다.

대웅제약은 오픈 콜라보레이션에서 액셀러레이터 영역으로 전략을 확장해 제약 바이오 벤처기업을 직접 발굴,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창업기획자 활동, 벤처기업 또는 창업자에 대한 투자 또는 조합 출자 등 사업 목적을 추가하기도 했다.

또 한국표준협회는 스타트업 육성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스마트공장, 블록체인 분야 예비창업자를 육성, 지원하는 예비창업패키지를 주관하고 있으며, 블루포인트파트너스, 플랜에이치벤처스, 드레이퍼아테나 등의 국내외 투자기관과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지난 2월에는 호반건설이 2019년 출범한 액셀러레이터 ‘플랜에이치벤처스’와 스타트업 육성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향후 신규 창업기획자들이 탄탄한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기술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 및 보육을 통해 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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