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쉬업엔젤스 이택경 대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팀”

“창업이든 재창업이든 모두 고객을 가장 최우선에 둬야 합니다. 경진대회 우승 혹은 투자유치가 결코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스타트업에게는 고객이 가장 정확한 심사위원입니다.” 1995년 국내 대표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을 공동 창업하고 최고기술경영자(CTO), C&C 본부장을 역임한 매쉬업엔젤스(Mashup Angels) 이택경 대표는 스타트업 도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다음’을 퇴사한 후, 후배 벤처기업들을 돕기 위해 2010년 국내 최초 액셀러레이터인 ‘프라이머(Primer)’를 공동 설립했던 이 대표는 현재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매쉬업엔젤스 대표 파트너로서 스타트업 투자와 조력에 힘쓰고 있다. ‘파트너(조력자)-스타트업’, ‘스타트업-스타트업’ 간 교류에서 발생하는 협업 및 협력(Peer Learning)을 촉진해 서로 다양한 정보와 네트워킹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매쉬업엔젤스’의 이야기에 집중해보자.

매쉬업엔젤스 이택경 대표
매쉬업엔젤스 이택경 대표

‘다음’ 공동 창업자가 투자자로 나선 이유

2008년 여름, ‘다음’을 떠나기로 한 이 대표는 연쇄 창업자와 투자자 중에서 고민하다 결국 투자자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리는 데는 경험의 영향이 가장 컸다.

‘다음’ 창업 당시에는 현재처럼 창업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 않았었고, 특히 경영 자문을 해줄 수 있는 창업 경험자가 적어 ‘맨땅에 헤딩’하는 방식으로 생존했다. 즉, 지금은 모르는 사람이 없는 ‘다음’ 역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한 것이다.

이러한 시간을 거치며 이 대표는 고민을 나누고, 모르는 것을 편하게 물어볼 수 있는 선배 창업가, 전문가의 중요성을 크게 깨달았다. 깨달음을 현실로 옮긴 결과물이 바로 매쉬업엔젤스다.

매쉬업엔젤스는 2013년 문을 연 정보통신기술(ICT) 특화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다. 투자한 기업 중 98%가 설립 3년 미만인 기업으로, 패션&뷰티, 라이프스타일, 인공지능(AI), 솔루션, 콘텐츠, 헬스케어, 푸드테크, 핀테크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해 왔다.

매쉬업엔젤스는 투자 기업들이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루고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능동적인 동반자 역할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투자 이후 기업별 맞춤형 조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쉬업엔젤스 투자 성과. (출처: 매쉬업엔젤스)

충분한 경험 갖춘 파트너들과 ‘함께’

매쉬업엔젤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창업 및 다양한 실무 경험을 갖춘 정보기술(이하 IT) 벤처 전문가들과 파트너로 함께하고 있다. 패션 유통 회사인 ‘엠아이자카텍(현 에스아이리소스)’과 실제 코스닥 상장 프로세스를 진행한 경험이 있는 인상혁 파트너와 IT 회사인 ‘SDS’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이택훈 파트너는 매쉬업엔젤스 설립 전인 2009년부터 함께 엔젤투자를 해왔다.

IT, 커머스, 라이프스타일 분야 투자 검토를 하고 있으며 포트폴리오 팀 조력 및 재무, 관리적인 이슈를 총괄하고 있다. 스타트업 창업 경험이 있는 최윤경 파트너도 창업 시 자문으로 만난 것이 인연이 돼 매쉬업엔젤스의 투자 심사역을 거쳐 현재 파트너로 함께하고 있다. 본인의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초기팀이 겪는 문제를 이해하고 큰 공감을 하고 있다.

또한, 2018년 ‘매쉬업엔젤스 개인투자조합1호’ 결성과 함께 인터넷 및 모바일을 비롯한 전반적인 ICT 산업 영역뿐만 아니라 게임 분야로도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다음’ 부사장인 김현영 대표와 ‘컴투스’ 공동 창업자인 이영일 대표, 포트폴리오사의 자회사인 ‘캐시워크’의 공동 창업자 박정신 대표를 벤처 파트너로 영입해 초기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조력자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매쉬업엔젤스가 진행하는 매쉬업데이 행사. (출처: 매쉬업엔젤스)

100개 이상 스타트업 투자 성과 ‘톡톡’

현재까지 매쉬업엔젤스는 눔, 드라마앤컴퍼니(리멤버), 스타일쉐어,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 엔코드(디코드), 원더래빗(캐시워크), 스캐터랩(핑퐁), 옴니어스, 시프티, 튜터링 등 총 10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했다. 누적 투자 금액은 130억 원 이상이다.

포트폴리오사 중 72%가 후속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누적 후속 투자 유치 금액은 약 5,072억 원이다. 또 라인과 네이버에 인수된 드라마앤컴퍼니, NICE그룹에 인수된 짜이서울 등 총 6개 기업은 인수합병(M&A) 되기도 했다.

특히 매출, 성과가 보이는 기업들이 후속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경우가 더 눈에 띄었다. 이는 각 포트폴리오 팀들이 학습 능력이 뛰어나고 빠른 실행력으로 잘 성장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울러 매쉬업엔젤스가 기업별 맞춤형으로 조력하고 있는 점과 후속 투자자들만 초청해 진행하는 투자 설명회(IR) 데모데이(매쉬업데이), 투자자와의 1:1 소개를 통한 후속투자 네트워킹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매쉬업엔젤스 포트폴리오팀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출처: 매쉬업엔젤스)

투자 검토 핵심은 시장성과 팀 경쟁력

매쉬업엔젤스는 투자 검토 시 ‘팀’과 ‘시장성’ 이 두 가지에 큰 비중을 둔다. 특히 초기 기업에 투자를 검토할 경우 아직 의미 있는 지표가 없고 가설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팀’의 중요성이 크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팀이 우선이고, 넷째가 시장성인 것이다.

또 매쉬업엔젤스는 투자하려는 팀의 성장 가능성과 연결되는 창업 동기, 꿈의 크기와 의지를 고려해 학습능력과 실행력, 팀의 역량,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한다. 주로 검토하는 것이 대표 역량인데, 실전에서 익히는 학습능력,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스킬 같은 보편적인 부분을 많이 검토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입장이다.

‘시장성’ 측면에서는 고객의 강한 니즈(필요성)가 있는 시장인지 그리고 제품 경쟁력은 있는지 고려한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목표하는 시장의 크기가 너무 작아서는 안 된다. J커브를 그리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스타트업만이 후속 투자 유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매쉬업엔젤스는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가 고객의 진정한 고충(pain point)인가?, 그리고 그것을 제일 잘 해결할 팀인가?”를 가장 많이 고려하는 액셀러레이터라고 할 수 있다.

 


매쉬업엔젤스 이택경 대표는···

매쉬업엔젤스 설립자이자 대표파트너인 이 대표는 현재 연세대학교 컴퓨터과 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1995년 다음커뮤니케이션, 2010년 프라이머를 공동 설립하는 등 다수의 성공적인 창업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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