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시니어 케어 스타트업

 ‘로하’ 김경문 대표
 ‘로하’ 김경문 대표

인구 고령화로 인한 기대수명 및 노인 인구 증가, 저출산 문제 등이 대두되면서 노후 준비의 중요성은 날로 커져 가고 있다. ‘로하’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기술을 통해 시니어들이 편안한 여생을 보내고, 더 나은 노후를 맞이할 수 있도록 활발한 사업을 하고 있다. 사람들이 행복한 ‘노’후를 ‘하’하하 웃으며 보내길 바란다는 ‘로하’의 김경문 대표가 생각하는 행복한 노후란 무엇일까.

 

인생 2막 설계를 돕다

어떻게 창업에 뛰어들게 됐나?

현장에서 많은 시니어를 만나고 직접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면서 시니어들 역시 젊은 세대와 비슷한 열정을 가지고 있지만, 주어진 환경과 상황이 그들을 ‘늙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이들이 최대한 오랫동안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행복하게 멋진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내고 싶었다.

 

‘로하’가 첫 창업이 아니라고 들었다. 이전의 창업을 통해 무엇을 배웠나?
디지털로 유산 관리를 하는 시니어 관련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했었는데, 시니어와 함께 쓰는 메신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그들의 니즈를 직접적으로 알게 됐다. 또 시니어 내부의 다양한 집단과 계층들의 파편화된 니즈에 대해 깊이 연구하면서 사업 방향을 정립할 수 있었다.

단일 서비스의 스타트업보다는 기술을 통한 시니어 문제 해결이라는 도메인으로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연구소’처럼 성장하게 된 것이다. 특히 활동적인 인생을 이어가는 노년층을 뜻하는 ‘오팔(Old People with Active Life·OPAL) 세대’를 보면서 세분화된 사업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단순히 개념적인 파악을 넘어 이 세대가 어떤 라이프 스타일과 니즈를 가지고, 무엇을 지향하는지 철저히 분석해야 사업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방에 위치해 있어 아쉬운 점이 있다면?
투자사들이 대부분 서울에 있다는 것이 가장 아쉽다. 투자자들과의 네트워킹 측면에서 접근성이 다소 부족하다. 그러나 ‘로하’가 위치해 있는 부산은 현재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니어·실버 관련 사업을 하기에는 굉장히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로하 사무실 내부. 출처 로하)
로하 사무실 내부. 출처 로하)

시니어 원격 돌봄 기기를 선보이다

‘로하’에서는 행복한 노후를 위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나?
처음에는 시니어와 함께 쓰는 음성 메신저인 ‘캣차(Catcha)’를 개발했다. 그런데 어르신들이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캣차’를 사물인터넷(IoT) 형태로 구성해 시니어 원격 돌봄 기기인 ‘소통박스(Sotong Box)’를 제공하게 됐다.

‘소통박스’는 노인 전문상담사의 원격 상담과 기기 센서, 콘텐츠를 결합해 홀몸 노인, 실버타운 및 커뮤니티의 노인,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노인의 건강 상태를 전문상담사에게 전달하는 연결 플랫폼이다.

전문상담사는 ‘로하’의 노인 전문상담사 커리큘럼과 시스템 매뉴얼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이 외에도 노인들의 프로파일링과 안부 리포트, 그리고 상담 데이터를 관리하는 플랫폼 ‘로하케어(Rohacare)’도 제공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는 비대면 시니어 케어 측면에서 큰 시장이 열리게 된 계기가 됐다. 어르신들은 평소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로당 같은 시설이 폐쇄됨에 따라 일반인보다 더 큰 ‘코로나 블루(우울증)’를 겪고 있다.

또 어르신들은 접촉과 전염에 대한 두려움이 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효율적인 시니어 케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20 소통박스. (출처 로하)
2020 소통박스. (출처 로하)

맞춤 ‘상담사’와 빠른 소통 가능해

로하’만의 차별화된 강점이 있다면?

첫 번째는 전문 상담사가 직접 시니어와 대화한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시니어들의 언어를 자연어 처리하는 기술을 구현하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로하’의 서비스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고 본다.

두 번째는 시니어들에 특화된 사용자 경험과 콘텐츠 구성이다. 최대한 단순한 버튼을 사용Pick했으며, 실제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핵심 콘텐츠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마지막은 바로 도입 가능한 실증 사이트 3곳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설치, 운영되고 있는 ‘소통박스’의 원격 업데이트 및 제어를 통해 사업 방향을 정립하고,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다. 즉각적인 피드백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사업 시작 후 이룬 성과는?

2018년 약 4,780만 원, 2019년 5억 5,375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0배 가까이 매출이 올랐으며 2019년 영업이익 역시 2018년 대비 증가하며 성장했다. 현재 1,000가구의 어르신들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또 부산에서 시작한 롯데액셀러레이터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엘 캠프(L-camp)’ 1기로 선정됐는데, 이를 통해 투자 유치 등에서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또한,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의 임팩트펀드 투자가 성장의 발판이 되고 있다.


올해 안에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올해 제주도에 도입되는 스마트빌리지사업과 부산시 영도구의 스마트돌봄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두 곳에서 각각 헬스케어의 연동 원격케어, 컨시어지 연계 원격케어 형태로 도입될 예정이다. 두 사업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더 나은 기술을 기반으로 노인 돌봄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창업에 성공한 선배로서, 예비 창업자들에게 조언하자면?
창업 여부와 상관없이 마음이 원하는 대로 따라가길 바란다. 창업이 통장의 자산이 된다는 약속을 하진 못하겠지만, 인생의 자산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 해도 다시 창업을 선택할 것 같다. 직업 방식으로서의 창업이 아닌 ‘삶의 방식으로의 창업’을 꿈꾸는 이에겐 창업이 행복한 여정이 될 것이다.

 


김경문 대표는…
20대 때 석·박사 유학 후 교수를 꿈꿨던 그는 창업지원사업을 통해 고인의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자산화하는 ‘디지털 유산관리’ 아이템을 선보였다. 이를 시작으로 시니어 업계에서 창업동아리 개설, 회사 설립, 투자 유치 활동, 피버팅, 시장 진출 등을 하며 2014년 ‘로하’를 설립했다.

[스타트업투데이=박세아 기자] news@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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