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정보협회가 마이데이터 사업에 뛰어든 이유
데이터3법(개인정보 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 시행으로 개인과 기업의 정보 활용 폭이 넓어지면서 마이데이터(MyData·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성장의 문이 열렸다. 마이데이터란 개인이 정보의 주체가 돼 정보를 관리·통제하고 신용·자산관리 등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용정보협회에서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개인신용정보를 수집·처리하기 때문에 종사자의 전문성과 직업윤리 등에 대한 철저한 검증‧교육이 필요하다고 인식해 마이데이터관리사 자격 과정 운영에 뛰어들었다. 정통 ‘금융통’으로 불리는 신용정보협회 김근수 회장을 만나 4차 산업혁명 시대, 마이데이터 사업이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파헤쳐봤다.
신용정보협회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신용정보협회는 2000년 11월 신용정보회사 간의 업무질서 유지, 신용정보업 이용자의 권익 보호, 신용정보업의 건전한 발전 등을 위해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설립됐다. 현재 29개의 신용정보회사가 회원사로 가입돼 있다. 설립 초기에는 비상근 회장 체제로 운영되다가 2009년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 전면 개정되면서 법정협회가 됐고 이때부터 상근회장 체제로 전환했다.
협회 회원사에 대해 소개해달라.
회원사는 6개의 신용조회회사와 23개의 채권추심회사로 구성돼 있다. 신용조회회사는 개인 또는 기업의 신용정보를 수집해 대출, 입찰, 당좌거래 등을 위한 신용도를 점수로 평가하고 제공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채권추심회사는 주로 금융기관인 채권자로부터 의뢰를 받아 연체된 채무를 회수해 채권자의 자산관리를 지원한다.
2020년 8월 5일부터 시행된 개정 신용정보법에서는 신용조회업을 개인신용평가업, 개인사업자신용평가업, 기업신용조회업으로 세분화하고,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산업)을 신설했다. 금융위원회가 2021년 초 새로운 사업자에 대해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을 허가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회원사의 종류와 업무는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얼마 전 신용정보협회장 취임 2주년이었다. 지난 2년간 협회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었나?
최근 우리나라는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 핀테크 산업의 발전, 비대면 거래 확대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러한 변화로 신용정보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면서 마이데이터 사업, 비금융정보를 활용하는 전문개인신용평가업 등 새로운 업무영역이 신설됐다.
협회도 이러한 변화와 맥을 같이 하면서 협회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이전에는 신용조회, 채권추심으로 구분하던 업무를 다양하게 확대하고 있으며, 이에 맞춰 인력충원, 조직개편도 추진하고 있다.
재무부, 재정경제부, 기획재정부를 거친 ‘금융통’이다. 여신금융협회장도 지냈는데, 당시의 업무와 경험들이 현재 협회 업무에 어떻게 도움이 되고 있나?
신용정보회사는 신용정보를 체계적으로 이용해 금융기관이 소비자에게 자금 융통 여부를 결정하도록 도와주고 신용공여 이후에는 부실자산을 효율적으로 처리해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도록 하는 중요한 금융인프라의 기능을 하고 있다.
신용정보회사의 고객은 은행, 보험사, 카드사, 저축은행 등 굉장히 다양한데, 공직 시절부터 다양한 금융업무를 담당했던 경험이 현재의 업무 추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1995년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할 당시에 신용정보법 제정 업무를 담당했던 경험은 신용정보업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다가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협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비대면 경제활동 증가는 가속화될 것이고 이에 따라 데이터 기반의 혁식적인 금융서비스가 다양하게 나타나면서 신용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모든 국민이 자신의 신용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선진 신용사회가 실현될 수 있도록 회원사와 유기적으로 소통하면서 관련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정책제안, 제도연구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가져올 변화
협회에서 마이데이터관리사 자격제도를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마이데이터 사업의 주요 업무는 정보 주체의 권리행사에 따라 본인정보의 통합조회와 신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다. 고객정보를 보유한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신용정보를 제공받아 통합하고 이를 고객인 정보 주체 본인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그동안 정보 주체는 신용평가의 수동적인 대상이었지만, 마이데이터 사업이 도입되면서 능동적으로 자신의 신용정보를 관리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게 됐다. 이 점에서 향후 마이데이터 사업은 4차산업 혁명 시대를 맞고 있는 오늘날 매우 중요한 산업 분야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관리사는 어떤 일을 담당하게 되나?
마이데이터관리사는 정보 주체의 요청에 따라 고객정보를 보유한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신용정보를 전산상으로 제공받아 고객에게 본인신용정보 통합조회서비스를 제공하고, 개인 신용평가점수 개선, 금리 인하 요구 등을 위한 대리행사 등 정보관리 업무와 고객의 재무현황, 소비패턴 등의 데이터 분석 정보를 관리, 제공하는 업무를 하게 된다.
협회에서는 마이데이터관리사 자격증 과정 운영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2019년 12월 6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신규 민간자격(마이데이터 관리사) 등록을 신청했고, 올해 4월 17일 민간자격 등록을 마쳤다. 현재 교수 등 외부 전문가를 통해 교재를 준비하고 있으며 추후 국가공인 인증을 추진할 예정이다.
핀테크 유니콘 탄생하려면
국내에는 핀테크 유니콘이 ‘토스’ 한 곳 뿐이다. 국내에서 수많은 핀테크 유니콘이 나오기 위해 어떤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나?
우선 핀테크 업체들은 정보유출 등 보안침해의 우려에 철저히 대비해 국민과 정부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리고 정책당국은 신용정보의 보호와 이용,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겠지만 보호에 치중하기 보다는 핀테크 업체들이 정보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세계 데이터경제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뒤처지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
협회와 핀테크·빅데이터 스타트업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에는 어떤 것이 있다고 보나?
협회는 신용정보법 제44조에 따라 신용정보업, 본인신용정보관리업, 채권추심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 각 기업 사이의 업무질서를 유지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핀테크·빅테이터 스타트업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신용정보법의 적용을 받는 사항이 많을 것이므로 이 부분에 있어 협회와 협업할 일이 많다고 본다.
남은 임기 동안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벌써 취임 후 2년이 지났는데 남은 임기 동안 데이터 산업 육성·지원, 채권추심업의 발전 등 현안 과제들을 잘 마무리하고 국민 모두로부터 신뢰받는 신용정보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2021년 협회의 계획은?
빅데이터 활용은 올해 8월 5일 개정된 신용정보법이 시행되면서부터지만 실제로 개정된 법률에 따라 신규 사업자가 허가를 받고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게 되는 것은 2021년부터다. 새로운 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빅데이터 활용으로 국민들의 생활이 편리해질 수 있도록 협회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2021년 신용정보협회의 계획이다.
김근수 회장은···
제23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했으며, 재무부 금융국·증권국·국고국 사무관을 거쳐 재정경제부 정책조정국 규제혁신심의관을 지냈다. 국무총리 국무조정실 재경금융심의관, 기획재정부 국고국 국장, 제10대 여신금융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스타트업투데이=임효정 기자] hj@startuptoda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