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제품 구조 기반
사용자에 확장성 부여
제품 매개로 고객과 소통
"10년 후도 바른 가치 전하고파"

[스타트업투데이]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가치로 ‘지속가능성’이 주목받는 시대, 직관적인 제품명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스타트업이 있다. 아예 ‘지속가능한 쇼핑백’을 제품명으로 선택한 DSLSM(디자인 스튜디오 임성묵)이 그 주인공이다. 군더더기 없는 작명센스처럼 DSLSM의 제품은 단순한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접착제도 사용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종이접기’를 활용한 컷팅 방식이 적용됐다. 최소한의 소재를 가장 단순한 가공방법을 통해 완성한 것은 그것이 DSLSM의 철학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10년 후에도 우리에게 바른 가치’라는 디자인 철학이 오롯이 녹아있는 셈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사용자에게 확장성을 부여한다는 사실이다.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제품이 가지각색으로 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비밀은 단순한 구조에 있다. ‘지속가능한 쇼핑백’은 그물 형태로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그 모양이 자연스레 변하게 설계되었다.

제품을 매개체로 사용자와 끊임없이 소통하길 바라는 DSLSM의 디렉터 임성묵과 이야기를 나눴다.

DSLSM의 '지속가능한 쇼핑백' 그물 구조로 고안되어 내용물에 따라 모양이 자연스럽게 변한다. (사진=DSLSM 제공)
DSLSM의 '지속가능한 쇼핑백' 그물 구조로 고안되어 내용물에 따라 모양이 자연스럽게 변한다. (사진=DSLSM 제공)
DSLSM의 '지속가능한 쇼핑백' 그물 구조로 고안되어 내용물에 따라 모양이 자연스럽게 변한다. (사진=DSLSM 제공)
DSLSM의 '지속가능한 쇼핑백' 그물 구조로 고안되어 내용물에 따라 모양이 자연스럽게 변한다. (사진=DSLSM 제공)

 

▲ 친환경 신소재 원단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쇼핑백’이 인상적입니다. 소재뿐 아니라 가공하는 방식에서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요.

- 고가의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기 위해서, 그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접착제가 필요없는 컷팅 방식으로 가방(쇼핑백)을 만드는 방법을 고안하여, 최소한의 소재를 사용하고 단순한 가공을 통해 임가공 가격을 줄였습니다.

그리고 제작 방법의 특징인 그물 구조에 그래픽 패턴을 더하여, 담겨진 내용물을 더욱 돋보이는 장식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최대 약 7kg 무게를 지탱하지만, 일상적인 생활에서 안전을 위해 4kg 이내 내용물 사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DSLSM의 '지속가능한 쇼핑백' 그물 구조로 고안되어 내용물에 따라 모양이 자연스럽게 변한다. (사진=DSLSM 제공)
DSLSM의 '지속가능한 쇼핑백' 그물 구조로 고안되어 내용물에 따라 모양이 자연스럽게 변한다. (사진=DSLSM 제공)

▲ 그물 구조의 디자인은 종이접기에서 착안했다고요.

- 종이 접기에서 장식 용도로 사용되는 이 그물 구조는 컷팅 패턴만으로 평면에서 입체로 만들어져, 다양한 소재와 제품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 기법을 바탕으로, 무게를 최대한 분산시킬 수 있는 패턴 알고리즘을 고안하고 인장강도가 뛰어난 친환경 원단에 적용하여, 일회용품을 대체하기 위한 ‘다회용 쇼핑백’에 적용하였습니다.

DSLSM의 '지속가능한 쇼핑백' 그물 구조로 고안되어 내용물에 따라 모양이 자연스럽게 변한다. (사진=DSLSM 제공)
DSLSM의 '지속가능한 쇼핑백' 그물 구조로 고안되어 내용물에 따라 모양이 자연스럽게 변한다. (사진=DSLSM 제공)

▲ 지속가능한 쇼핑백이 출시되기까지 한참이 걸렸다고 들었어요.

- 네, 맞아요. 다회용 친환경 쇼핑백 ‘지속가능한 쇼핑백’은 기획이 진작에 끝났지만 생산 방법과 가격이 해결되지 않아 1년 동안 출시를 못 하고 프로젝트가 폐기될 위기에 놓였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해외 매거진에 자료를 보낸 것이 기사화가 되며, 결국 협력 업체들을 설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용자가 직접 크기, 형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가방 ‘모디백’. 10가지 형태로 변화할 수 있다.  (사진=DSLSM 제공)
사용자가 직접 크기, 형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가방 ‘모디백’. 10가지 형태로 변화할 수 있다. (사진=DSLSM 제공)

 

▲ 내용물에 따라 형태가 변하는 게 인상적이에요. 사용자에게 확장성을 부여하는 디자인은 이전에 선보인 '모디백'에서부터 이어져 온 셈이네요?

- 네. 말씀하신 것처럼 '모디백'은 사용자가 직접 크기·형태·방식을 수정할 수 있는 가방인데요. 가이드북을 통해 10가지 형태를 따라서 만들 수 있으며, 레고처럼 새로운 형태로 만들 수 있게 고안되었습니다.

사용자가 직접 크기, 형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가방 ‘모디백’. 10가지 형태로 변화할 수 있다.  (사진=DSLSM 제공)
사용자가 직접 크기, 형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가방 ‘모디백’. 10가지 형태로 변화할 수 있다. (사진=DSLSM 제공)
사용자가 직접 크기, 형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가방 ‘모디백’. 10가지 형태로 변화할 수 있다.  (사진=DSLSM 제공)
사용자가 직접 크기, 형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가방 ‘모디백’. 10가지 형태로 변화할 수 있다. (사진=DSLSM 제공)

▲ '모디백'은 접이식 섬유제품이라는 특허 기술을 개발해 적용했는데요. 해당 기술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 종이접기 원리를 이용하여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모디백 디자인에서는 100개 이상 패턴을 접을 수 있도록 가공해야 했는데요.

접이식 섬유제품 기술은 섬유 원단을 종이처럼 정확한 패턴대로 접을 수 있도록 만드는 생산 기술입니다. 특히 불규칙하고 다양한 패턴을 접을 수 있도록 가공하는 것에 특화되어, 복잡한 여러개의 패턴을 접을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한지 원단을 사용한 '비나리 마스크' (사진=DSLSM 제공)
한지 원단을 사용한 '비나리 마스크' (사진=DSLSM 제공)
한지 원단을 사용한 '비나리 마스크' (사진=DSLSM 제공)
한지 원단을 사용한 '비나리 마스크' (사진=DSLSM 제공)
한지 원단을 사용한 '비나리 마스크' (사진=DSLSM 제공)
한지 원단을 사용한 '비나리 마스크' (사진=DSLSM 제공)

 

▲ '비나리 마스크' 역시 원단이 독특해요. 한지를 사용한 이유가 있을까요?

- 다회용 필터를 사용한 마스크를 기획하며, 일회용 마스크에서 겪은 불편하거나 걱정되는 요소들- 습기(김서림), 냄새, 세균번식, 피부 트러블 등을 최대한 해결하여 새로운 가치를 제안하고자 하였습니다.

한지 원단은 천연 소재인 닥섬유를 주성분으로 하여, 피부 트러블이 적고 습기와 냄새를 줄이며 항균기능이 있습니다. 이러한 소재의 기능적인 특징이 마스크라는 제품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다회용 나노필터를 사용한 한지 마스크 ‘비나리 마스크’를 기획 및 제작하였습니다.

 

▲ 하반기에 공개할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해 미리 귀띔해주세요. 

- 세 가지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친환경 소재 '타이벡'을 활용한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금속 공예가와 함께 고안한 ‘섬유패턴을 활용한 금속제품 생산 기술(특허 등록)’을 활용하여 금속제품 제작·생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리빙 브랜드 라익디스(likethix)와 콜라보레이션으로 진행한 인센스홀더 세트가 9월 출시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투데이=김나영 기자] mmm@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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