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니콘 기업 20여 개 등장
인수합병(M&A)으로 기업가치 극대화
1분기 3조 넘어 지난해 3배 육박
올해 투자유치 최고기록 경신 전망…1,000억대 유치 벌써 10곳

[스타트업투데이] 지난 10년간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독자적인 신기술을 바탕으로 두각을 드러낸 스타트업들의 등장은 국내 경제 판도를 바꿔놓을 만큼 강력했다. 지금도 이들은 새로운 영역으로 소비자 경험을 확장하며 다양한 분야의 게임체인저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재를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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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타트업 투자유치 규모 최고 기록 전망돼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나라 스타트업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스타트업)도 20여 개 가까이 등장했고, 투자금 규모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그만큼 스타트업 생태계 또한 눈부시게 성장했다. 스타트업은 막강한 투자 자금력 기반으로 고도 성장을 하며 산업 생태계와 고용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1년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기업 총 매출액은 206조 9,00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벤처기업당 영업이익은 39.2%, 당기순이익은 237.5%로 올랐다. 국내 유니콘 기업은 18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새롭게 탄생한 국내 유니콘 기업은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 종합 인테리어 플랫폼) △두나무(업비트, 가상자산거래소) △직방(부동산중개) △컬리(마켓컬리, 신선식품 배송) △빗썸코리아(빗썸, 가상자산거래소) △당근마켓(중고 거래 플랫폼) △리디(리디북스, 콘텐츠 플랫폼) 등이다.

국내 유니콘 수는 지난해  18개로 집계됐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
국내 유니콘 수는 지난해 18개로 집계됐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

 

스타트업들은 지금도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신사업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시장도 여전히 뜨겁다. 하루가 멀다고 스타트업들의 투자 유치 소식이 들린다. 2곳에 불과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1분기 1,000억 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은 10곳에 달한다. 업계는 올해 투자유치 규모 최고치를 전망하고 있다.

스타트업 네트워크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전체 투자금액은 3조 1,42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1조 3,110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었고, 투자건수도 231건에서 355건으로 증가했다.

올해 투자대상은 지난해와 달리 커머스가 아닌 핀테크, 스마트팜, 반도체, 전자책, 모바일 게임 등으로 다양해졌다.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1,700억 원) △그린랩스(1.700억 원) △두나무(1,500억 원) △세미파이브(1,300억 원) △리디(1,200억 원) △해긴(1,000억 원) △파킹클라우드(1,000억 원) △클릭브랜드(1,200억 원) △베어로보틱스(1,000억 원) △브이에이코퍼레이션(1,000억 원)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다양한 분야에 투자가 이루지고 있다는 점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유니콘 기업들은 기존 기업들을 인수합병(M&A)하는 공격적인 투자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유니콘 기업들은 기존 기업들을 인수합병(M&A)하는 공격적인 투자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M&A로 몸집 불리는 유니콘 기업들…기업가치↑

1조 원을 넘는 가치로 평가받는 유니콘 기업들은 기존 기업들을 인수합병(M&A)하는 공격적인 투자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2021년 7월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로부터 2조 원을 투자 받은 숙박·여행 플랫폼 야놀자는 2016년 호텔나우, 2019년 데일리호텔과 호텔 관리시스템인 이지테크 노시스 등에 이어 지난해 인터파크를 2,940억 원에 인수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은 2020년 호텔리브, 호갱노노, 2021년 카카오페이의 자회사인 모빌을 인수한 데 이어 IT 솔루션 기업인 삼성SDS의 IoT사업부문을 올해 초 인수 계약 체결했다.

금융 플랫폼 토스의 운영사인 비바리퍼플리카는 타다를 지난해 10월 인수했다. 2018년 유니콘 기업 성장 이후 2021년 데카콘(100억 달러 기업가치 평가)으로 진입하면서 2020년 LG유플러스의 전자결제 사업부를 3,65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의 온라인 가구판매 업체인 힙밴을 인수해 해외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대부분 유니콘 기업의 평균 연봉은 국내 대기업 연봉 수준을 육박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대부분 유니콘 기업의 평균 연봉은 국내 대기업 연봉 수준을 육박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대기업 못지 않은 채용 규모와 연봉…스타트업으로 향하는 MZ세대

스타트업의 채용 규모는 국내 산업 생태계에 대기업 못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공격적 사업 행보를 위해 채용도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크래프톤과 무신사 등의 국내 유니콘 기업 8개사가 1년 사이 평균적으로 256명의 채용을 했다. 마켓컬리는 1년 사이 1,000명을 채용할 정도로 국내 채용 시장에 주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버킷커머스가 운영하는 오늘의집은 1년여 만에 직원 수가 배로 불어 현재 500명에 육박한다.

최근 국내 대기업이나 해외 유수의 기업에서 활약한 MZ세대 핵심 인재들이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수직적이고 보수적인 문화가 MZ세대들의 외면을 받는 것이란 분석이다.

또 더 나은 복리후생, 높은 연봉, 파격적인 근무조건 등이 이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들의 자율근무제를 통해 수평적인 기업문화와 유연하게 일하는 방식 등은 전통 기업들의 일하는 문화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대부분 유니콘 기업의 평균 연봉은 국내 직장인 평균보다 높았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직장인 1인당 평균 연간 급여는 3,828만 원이었다. 배달 서비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8,341만 원), 핀테크 업체 뱅크샐러드(8,302만 원) 등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8,000만 원이 넘었다.

두나무, 야놀자, 비바리퍼블리카 등 국내 주요 스타트업의 평균 연봉은 국내 시가총액 상위 50개사의 평균 연봉인 9,400만 원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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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뜨거운 스타트업 투자시장 ‘해결 과제’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러 스타트업이 스케일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해야 할 점들도 많다. 지역과 수도권 창업 생태계의 불균형 문제가 대표적이다.

벤처·스타트업계 관계자는 “벤처 투자의 82%가 수도권 기업에 집중돼 있어 지역에 있는 스타트업 기업의 경우, 건실한 아이템과 재무 구조가 뒷받침돼도 스케일업 해나가는 데 어려움이 크다”며 “이제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지금까지의 스타트업 활성화 경험을 지역으로 확산시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에 기반을 둔 투자사들이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여러 주체가 지역별 실정에 맞는 특화 전략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임기 내 50개의 새로운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야심 찬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또 민간과 시장의 자율과 창의에 기반을 둔 혁신성장을 정부가 뒷받침하도록 여건 및 생태계 조성에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업계는 예비창업부터 유니콘까지 ‘완결형 스타트업 생태계’ 구현을 위해 차기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과 안정적인 정책 기조 유지를 기대하고 있다.

[스타트업투데이=김가람 기자] snowcat74@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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