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2배 가량 늘어난 유니콘
올해 들어 매일 1개꼴로 등장
팬데믹 이후 SW 판매량 늘며 집중수혜

[스타트업투데이] 허상 속 ‘유니콘’은 옛말이 됐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해 세상을 휘젓는 유니콘에, 이제는 몸값 1조 원의 ‘데카콘’까지 생겨났다.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이들의 기업가치가 급성장하고 있다. 

유니콘은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뜻하는 용어다. 억 단위 기업가치를 넘는 일이 드물어 상상 속의 동물인 유니콘에 비유해 지어졌다. 이제는 더 이상 허상이 아닌 성공한 스타트업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됐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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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유니콘 수 1,000개 넘어∙∙∙혁신 비즈니스 모델 속속 등장

지난해 세계 유니콘(unicorn) 기업 수가 1,000개를 돌파했다고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가 지난 9일 보도했다. 2020년 569개 대비 69% 증가한 수치로, 지난 2013년 유니콘이란 용어가 등장한 이후 처음이다. 1주일 사이 무려 6개 기업이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다.

글로벌 유니콘 기업 1,000개의 총 가치액은 3조 3,000억 달러(약 3,960조 원)에 달한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인 2,100조 원 수준을 크게 웃돈다. 

지난달에는 42개의 스타트업이 유니콘이 됐고, 4개의 유니콘이 기업가치 100억 달러(약 12조 원) 이상인 ‘데카콘’(decacorn)으로 성장했다.

유니콘을 가장 많이 배출한 업종은 핀테크(191개)로, 전체 유니콘의 20.4%를 차지했다. 인터넷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17.8%), 전자 상거래(10.9%), 인공지능(7.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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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은 가치로 인정받는 기업은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 AI업체 바이트댄스다. 기업가치가 1,400억 달러(약 168조 원)다. 데카콘을 넘어 1,00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헥토콘’(hectocorn)이 됐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증시에 상장하지 않은 비상장 기업의 가치는 외부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평가를 거쳐 산정된다. 유니콘이나 데카콘에 진입했다는 것은 그간의 성과와 미래 가능성을 세계 유수의 투자사들에게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2003년 이후 창업한 스타트업 중 기업가치 10억 달러를 넘은 기업은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페이스북, 링크트인, 트위터, 우버, 유튜브 등 39개가 있다. 특히 트위터의 기업가치는 100억 달러 이상으로 인정받았다. 

유니콘이 급증하기 시작한 것은 2020년대 들어서부터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기술 고도화로 혁신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면서 유니콘 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코로나19 사태 이후 저금리에 힘입어 풍부해진 벤처투자 자금,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생겨난 것도 폭발적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사상 처음 국내 스타트업 투자액 11조원 돌파 기록∙∙∙급성장 기조 이어갈까?

‘제2벤처붐’이 불며 지난해 국내 유니콘 기업이 지난해 말 기준 18개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유니콘 기업이 지난해만 7개 늘어나 총 18개사가 됐다고 15일 발표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유니콘 기업은 모바일(옐로모바일), 화장품(엘앤피코스메틱, 지피클럽), 핀테크(두나무, 비바리퍼블리카, 빗썸코리아), O2O서비스(야놀자), 전자상거래(위메프, 무신사, 당근마켓, 버킷플레이스), 바이오(에이프로젠), 카셰어링(쏘카), 온라인 신선식품 배송(컬리), 도소매업(A사, 기업명 비공개), 소셜커머스(티몬), 부동산중개(직방), 콘텐츠플랫폼(리디) 등이다. 

이 중 두나무, 직방, 컬리, 빗썸코리아, 버킷플레이스, 당근마켓, 리디 등 총 7개 기업은 지난해 새롭게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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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유니콘 기업 수만큼, 투자유치도 활발하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스타트업 투자액이 11조 원을 돌파한 가운데, 지난달에만 1조 원 이상 투자가 유치되는 등 올해도 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액은 1조 2,552억 원이다. 전년 동기 5,277억 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투자 규모별 건수는 10억 원 이상 2배, 100억 원 이상 3배, 300억 원 이상은 5배 급증했다. 

유니콘 기업의 수는 스타트업∙벤처 생태계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유니콘 기업이 많이 등장할 수록 스타트업∙벤처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더 많은 벤처∙창업기업이 새로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벤처 생태계에 조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중기부 박용순 벤처혁신정책관은 “최근 벤처 투자와 펀드의 증가세, 유니콘 기업의 증가 등 벤처∙스타트업이 우리 경제의 중심축이 되어가고 있는 만큼, 긍정적 변화가 확대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보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벤처 붐’이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서비스경제와 경험경제가 주도하는 시대”라며 “IT 플랫폼 스타트업들을 필두로 신에너지, 자율주행 및 전기·수소 자동차, 인공지능, 콘텐츠∙소셜, 헬스케어, 에듀테크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타트업투데이=김가람 기자] snowcat74@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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