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가치 극대화된 푸드 업사이클링 제품 수요 증가
보리 부산물로 ‘리너지 가루’ 제작∙∙∙다양한 영양소 함유
업사이클 제품 제조 역량과 기술력 보유
대체 유제품으로 사업 영역 확장 계획

리하베스트 민명준 대표(사진=리하베스트)
리하베스트 민명준 대표(사진=리하베스트)

[스타트업투데이] 지속 가능한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버려지는 식량 부산물에 가치를 더하는 ‘푸드 업사이클’(Upcycle)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퓨쳐 마켓 인사이트(FMI)에 의하면 전 세계 푸드 업사이클 산업 규모는 올해 기준 약 530억 달러(약 71조 6,560억 원)로 나타났다. FMI는 이 규모가 매년 4.6%씩 성장해 2032년에는 약 830억 달러(약 112조 2,16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IMI)는 지난 5년간 업사이클 재료를 사용한 식음료 제품 출시가 연평균 122%씩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IMI 루 앤 윌리엄스 대표는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의 35%가 푸드 업사이클링 제품을 기존 제품보다 긍정적으로 느끼고 있었다”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응답자의 40%가 푸드 업사이클링 제품을 더 선호했다”고 전했다.

리하베스트(Reharvest)는 국내 최초의 푸드 업사이클링 전문 기업이다. 사명에는 ‘다시’를 뜻하는 리(Re)와 ‘수확’을 뜻하는 하베스트(Harvest)를 붙여 ‘재수확’의 의미를 담았다. ‘수확한 모든 것들을 존중하자’(Respect the Harvest)는 뜻도 담겨있다.

민영준 대표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저평가되는 식품 부산물에 주목하다

리너지 가루(사진=리하베스트)
리너지 가루(사진=리하베스트)

민 대표는 한상현 이사, 김대현 이사와 함께 2019년 8월 리하베스트를 공동 설립했다.

민 대표는 창업 전 미국 페퍼다인(Pepperdine) 대학교에서 회계학을 전공했다.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G-MBA를 취득했으며 공인부정조사사(CFE)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2011년부터 2019년 초까지 삼일회계법인PwC에서 F&B 전략 컨설팅 업무를 진행했다. 이후 미국에서 3개의 식당 프랜차이즈를 창업하고 엑시트(Exit)한 경험이 있다.

민 대표는 F&B 분야에서의 여러 경험을 통해 많은 양의 식량 부산물이 폐기되거나 저부가 가치로 활용되고 있다는 문제점을 인식했다. 이에 업사이클을 통해 새로운 원료를 만들고 F&B 산업에 새로운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

그는 “대부분의 소비자가 대체식품을 소비하는 이유는 비건(Vegan)이기 때문이 아니라, 친환경에 대한 니즈 때문”이라며 “친환경 가치가 극대화된 푸드 업사이클링 제품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이사는 민 대표와 함께 삼일회계법인PwC에서 다년간 F&B 대기업을 대상으로 전략 컨설팅을 수행했다. 김 이사는 F&B 산업에서 영업부터 운영까지 다양한 업무를 진행한 바 있다.

맥주∙식혜 부산물 활용한 ‘대체 제분 가루’로 B2B 사업 전개

(왼쪽부터)리너지 가루를 활용한 리너지바, 그래놀라(사진=리하베스트)
(왼쪽부터)리너지 가루를 활용한 리너지바, 그래놀라(사진=리하베스트)

리하베스트는 기존에 저부가 가치로 활용되던 맥주∙식혜 부산물을 업사이클해 대체 제분 가루 ‘리너지 가루’(Renergy Flour)로 만든다. 맥주박, 식혜박 등 보리 부산물에는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돼 있다. 하지만 국내 식품 업계에서는 이를 사료나 퇴비로 사용하거나 돈을 주고 폐기∙처분하고 있다.  2019년 기준 국내 맥주∙식혜 부산물은 총 42만 톤에 근접했다. 이를 음식물 쓰레기로 매립 시 11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리하베스트는 이를 활용해 ‘자원-채취-대량생산-폐기’ 단계로 소모되는 기존의 시장 구조를 혁신하고자 한다. 맥아를 짜고 난 후의 보리 부산물을 당일에 수거해 살균, 건조, 분쇄의 과정을 거쳐 리너지 가루를 만든다. 리너지 가루는 일반 밀가루보다 평균 2.4배 이상의 단백질, 20배 이상의 식이섬유를 갖고 있다.

리하베스트는 식품 제조사에 리너지 가루를 납품하고 식품회사가 제품을 출시하는 B2B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다. 뚜레쥬르, 미스터피자, 오비맥주, 비건 베이커리 ‘더브레드블루’ 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진행하며 리너지 가루를 제공하고 있다.

 

리너지 가루 활용 제품 오비맥주 행사(사진=리하베스트)
리너지 가루 활용 제품 오비맥주 행사(사진=리하베스트)

민 대표는 “최근 친환경 규제로 다양한 산업계에 탄소 저감이라는 목표가 생겼다”며 “하지만 식품 업계는 원가에 민감한 산업인만큼,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탄소를 모니터링하고 저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친환경 원료가 주목받고 있다”며 “친환경적인 가치를 가지면서 기존 밀가루 대비 뛰어난 영양성분으로 제조사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하베스트는 이와 별개로 리너지 가루를 활용한 제품을 B2C로도 판매한다. 이는 콜라보레이션 또는 마케팅용 제품으로 출시하고 있다.

부산물 종류 확장 계획∙∙∙“진정한 의미의 업사이클 실현할 것”

리하베스트는 아시아 최초로 업사이클 푸드 협회(UFA)에 등재됐다. ’푸드 업사이클’ 로고와 사용에 대해서도 최초로 상표권을 등록하고 운영하고 있다.

민 대표는 사업을 진행할 때 정부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리하베스트는 팁스(TIPS), 신용보증기금 ‘퍼스트펭귄’ 등에 선정되면서 자금과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기술 강화 등에 도움을 얻었다.

그는 “리하베스트의 강점은 제조 역량과 기술력”이라며 “경기도 화성에 있는 업사이클 공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업사이클 공장으로, 국내∙외 시장에 업사이클 원료로 B2B 사업을 전개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사진=리하베스트
사진=리하베스트

리하베스트는 이런 경쟁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말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이를 통해 누적 53억 원의 투자액을 달성했다. 오는 2023년 2분기에는 시리즈 B 유치를 목표로 삼고 있다.

리하베스트는 향후 업사이클할 수 있는 부산물의 종류를 홍삼, 두부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리너지 가루 뿐만 아니라 대체 유제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리하베스트는 이달 완공 예정인 업사이클 원료 생산 공장을 토대로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생산능력(CAPA) 증설 및 대체 우유 제조를 위해 투자할 예정이다.

민 대표는 “최근 여러 기업에서 마케팅의 일환으로 업사이클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지 않은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단순히 원료를 재활용한 다음 업사이클이라고 홍보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리하베스트는 국내 1호 푸드 업사이클 기업으로서 새로운 산업을 개척하면서 좋은 사례가 되고자 한다”며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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