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애그테크 시장가치 28조 원 성장 전망
IT+농업, 체계적인 융합 기술 선보여∙∙∙새로운 경쟁력∙문화 갖춘 스타트업 설립
아기유니콘 200 육성사업 선정∙∙∙“실용성∙가능성 증명했다” 평가

아이오크롭스 조진형 대표(사진=아이오크롭스)
아이오크롭스 조진형 대표(사진=아이오크롭스)

[스타트업투데이] ‘애그테크’(AgTech)는 ‘농업’을 의미하는 애그리컬처(agriculture)와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머신러닝, 드론, 로봇 등 첨단기술을 농산물 파종부터 수확까지의 전 과정에 적용하는 것이다. 

기후변화와 물 부족, 급속한 도시화에 따른 경작지 감소, 인구 고령화 등 식량수급에 대한 어려움이 예측되면서 농촌∙농업 문제 해결 방안 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는 2021년 전 세계 애그테크 시장 가치를 105억 달러(약 13조 원)로 추산했다. 이후 연평균성장률 19.92%를 기록하며 2025년에는 225억 7,000만 달러(약 28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보았다. 

아이오크롭스는 애그테크 시장이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았고 애그테크 중 하나인 스마트팜에 집중했다. 기술 개발을 위한 규모의 투자, 실제 농업 현장의 단계적 변화를 높인 깊이 있는 시도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조진형 대표는 “스마트팜은 첨단기술을 활용해 최소 면적에서 최대 생산량을 얻는 것이 목적”이라면서도 “실제로 농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다르게 체감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팜’이라는 단어가 주는 인상에 걸맞지 않게 농장에서는 사람의 손이 아직 많이 필요하다”며 “IT와 농업을 체계적으로 융합한 기술을 선보여 새로운 경쟁력과 문화를 갖춘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아이오팜이 작동 중인 모습(사진=아이오크롭스)
아이오팜이 작동 중인 모습(사진=아이오크롭스)

 

직접 스마트팜 운영∙∙∙“생산성 개선, 농장 확대 등 이끌어” 

‘스마트팜’(Smart Farm)은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인 AI와 IoT,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ICT)과 로봇과학 기술을 농업분야에 융∙복합한 농업 시스템이다. 작물생육정보와 환경정보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생육환경을 조정할 수 있다. PC와 스마트폰으로 원격제어도 가능하다. 

2018년 설립된 애그테크 스타트업 ‘아이오크롭스’(ioCrops)는 직접 스마트팜을 운영하며 생산성 개선 및 농장 확대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아이오크롭스 구성원은 ‘기술’과 ‘경험’이라는 두 가지 축에 균형을 맞춰 스마트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조진형 대표는 포스텍(POSTECH) 기계공학과에서 학부와 석사를, 대학원 연구실에서 로봇공학을 공부했다. 농업에 매료돼 충남 천안에 있는 토마토 농장에 내려가 재배 연수를 받았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스마트팜솔루션(SFS)융합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스마트팜 현장 경험을 쌓기도 했다. 아이오크롭스의 개발자 역시 직접 농장을 살펴보면서 현장을 경험하고 있으며 농업전문가도 본인이 사용하는 기술의 원리 파악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조진형 대표는 “만 년의 역사를 지닌 농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경험과 기술을 아이오크롭스의 문화이자 경쟁력으로 삼고, 느리지만 거대한 변화를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AI 생육 정보 비전 촬영 중(사진=아이오크롭스)
AI 생육 정보 비전 촬영 중(사진=아이오크롭스)

 

아이오팜, 숙련된 재배자 없이 무한한 농장 확장 기대 

아이오크롭스는 AI 기반 스마트팜 통합 운영 솔루션 ‘아이오팜’(ioFarm)을 개발했다. 농장에서 직접 농사를 지으며 얻은 현장 경험, 서울 본사와 전국 농장을 잇는 원격 운영 프로세스, 작물의 생육상태와 온실 전반을 모니터링하는 예찰 로봇 등 다양한 기술 요소가 결합된 플랫폼이다. 

아이오팜의 초기 모델은 데이터 분석 플랫폼이다.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농장 대부분은 환경제어기와 스마트팜 센서를 사용하는데 플랫폼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진단-예측-처방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조 대표는 “2019년 데이터를 모아 분석할 플랫폼이 필요해 아이오팜을 출시했다”며 “4년간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현장 경험이 쌓이면서 아이오팜도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아이오팜을 자율주행차와 비교해 설명했다. 자율주행차 발전 과정이 1단계부터 5단계까지 있는 것처럼 아이오팜도 작기(作期, 하나의 작물의 생육기간)마다 과학적인 시각을 데이터 기반 상위 전략을 수립한다. 언제 작물을 심고 수확을 시작할지, 작년과 올해의 날씨 차이를 고려해 가지마다 몇 개의 과실을 생산할지, 구체적인 작업 일정을 어떻게 잡을지 등을 정하는 것이다. 

조 대표는 “운전자가 운전하지 않아도 자율주행차가 운행되는 것처럼 아이오팜은 재배 온실에서 무인으로 재배되는 단계를 지향한다”며 “아이오팜이 의사결정자에게 재배 전략에 대한 가이드를 해주면 숙련된 재배사 없이도 농장을 무한히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밀양 온실에서 작업 중인 모습(사진=아이오크롭스)
밀양 온실에서 작업 중인 모습(사진=아이오크롭스)

 

기술 실용성, 농장 도입 가능성 등 증명 

‘아이오크롭스가 실제로 농장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만드는 것 같다’는 등 소비자 반응은 긍정적이다. 성과도 주목할만하다. 아이오크롭스는 지난해 11월 중소벤처기업부의 ‘아기유니콘 200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아이오크롭스가 국내 애그테크 시장에 ‘기술의 실용성과 실제 농장 도입 가능성을 증명한 결과’라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조 대표는 “그동안 글로벌 스마트팜 운영에 필요한 핵심 기술 요소를 구축하고자 노력했다”며 “3,000평 규모의 농장 운영으로 생산성 30%, 품질 20% 증대를 달성했고 1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에 1만 2,000평 농장을 확보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직접 스마트팜 운영으로 아이오크롭스의 기술이 실제 농장에 적용돼 구체적인 성과를 개선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TIPS) 프로그램 선정을 비롯해 2020년 네덜란드 세계농업인공지능대회(Autonomous Greenhouse Challenge, AGC) 3위 수상, 2021년 네덜란드 바헤닝언대학교(Wageningen University)가 주관한 민관협력사업 실증연구 프로젝트 선정 등 기술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 아이오크롭스는 농장에 필요한 실용적인 기술을 개발하면서도 스마트팜 농장도 계속 확대해 나아갈 계획이다. 생산과 유통 영역에서도 농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솔루션 개발도 착수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농장에 있어 유통은 어려운 일이면서도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생산과 유통 부문을 분리해 생산은 생산대로, 유통은 유통대로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 대표는 애그테크 업계의 인재 양성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자율주행이나 로봇, AI 분야에는 우수한 인재가 매우 많지만, 농업에는 테크 인력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면서도 “아이오크롭스가 성장할수록 그에 따라 더 많은 인재가 애그테크에 유입되고 농업 분야의 기술 가속화도 더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이오크롭스의 미션은 ‘현대 농업의 첨단산업화’, 비전은 ‘압도적 생산 기술을 갖춘 ‘자율로 제어되는 첨단온실(Autonomous Greenhouse) 실현’”이라며 “앞으로 갈 길이 먼 만큼, 더 많은 인재와 함께하고 싶다”고 전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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