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글로벌 가상인간 시장규모 13조 원→2030년 690조 원 전망
가상인간, IT 발전+메타버스 확장 등 새 생태계 창출 가능성↑
LF는 ‘나온’, 무신사는 ‘무아인’ 등 가상인간 내세워∙∙∙MZ세대 공략

나온(사진=LF)
나온(사진=LF)

[스타트업투데이] 게임 및 콘텐츠업계에 이어 패션업계에도 ‘가상인간’이 등장하고 있다. 산업계 전반에 일어나는 디지털 전환(DX)에 따라 패션업계 역시 가상인간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MZ세대를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가상인간’은 디지털 세계에 존재하는 3차원(3D) 인물이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 빅데이터 분석, 자연어 처리 등의 기술을 3D 인간 형상에 입혀 여행을 다니는 등 실제 사람처럼 행동한다. 

특히 가상인간만이 지닌 독특한 세계관을 무한으로 확장해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마케팅 활용 사례도 있다. 

미국 시장조시기관 이머전시 리서치(Emergency Research)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가상인간 관련 시장규모가 100억 달러(약 13조 원)에서 2030년 5,300억 달러(약 690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노창희 연구위원은 “가상인간은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라면서 “IT 기술의 발전과 메타버스의 확장 등의 결합으로 새로운 생태계 창출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LF, 패션 콘텐츠 특화 모델 ‘나온’ 개발 

LF 버추얼 패션모델 ‘나온’(사진=LF)
LF 버추얼 패션모델 ‘나온’(사진=LF)

생활문화기업 LF는 MZ세대 소비자를 겨냥한 가상 인플루언서를 내세우고 있다. LF는 지난 11일 가상 패션모델 ‘나온’(NAON)을 개발해 MZ세대 및 패션 고관여자 겨냥 콘텐츠에 대해 본격적이 강화에 나섰다. 

나온은 LF가 신규 프로젝트로 기획∙육성하는 가상인간이다.  ‘세상의 중심은 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LF의 패션 모티브를 담은 ‘패션 콘텐츠 특화 모델’로 기획됐다. 

LF는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AI 기술로 실제 독립된 인격체와 같은 사실적인 모습을 구현했다. 또 정교화된 작업으로 동양미와 현대적인 매력의 조화가 돋보이는 스타일을 구축했다. 특히 기존 가상인간과 차별화하면서도 개성 있는 마크스의 캐릭터 구축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 

나온은 최근 패션 매거진 <더블유코리아>와의 첫 화보를 공개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향후 나온은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전반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버추얼 정체성이 반영된 가상과 현실 세계를 넘나드는 비주얼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도 버추얼 모델로서의 일상을 SNS 상에서 친밀하게 공유하며 소통할 예정이다. 

LF 컨텐츠본부 지호신 본부장은 “나온은 한계가 없는 영역인 ‘패션’ 카테고리의 가치를 보다 자유롭게 보여줄 수 있는 버추얼 모델”이라고 소개하며 “국내 패션 기업 중 자체적으로 여성 버추얼 모델을 선보인 기획한 최초의 사례”라고 밝혔다. 

 

헤지스는 가상 캐릭터 서해수와 그의 친구가 1년간 보여준 다양한 모습을 총 365개의 NFT로 선보였다(사진=LF)
헤지스는 가상 캐릭터 서해수와 그의 친구가 1년간 보여준 다양한 모습을 총 365개의 NFT로 선보였다(사진=LF)

사실 LF는 일찌감치 가상 캐릭터를 내세워 디지털 세대를 공략해 왔다. 앞서 LF의 의류브랜드 헤지스(HAZZYS)는 지난 2021년 인스타그램을 통해 가상 캐릭터 ‘서해수’를 공개하고 부캐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서해수는 헤지스 브랜드 전용몰 ‘헤지스닷컴’의 마케터로 일하는 20대 후반의 직장 여성이다. 처음 공개된 후부터 1년간 헤지스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콘텐츠로 소개하는 ‘부캐’이자 스토리텔러로서 활약했다. 

지난해 5월에는 서해수를 활용한 대체불가토큰 ‘해수 NFT’가 관련 업계로부터 관심을 끌기도 했다. 당시 헤지스는 서해수와 그의 친구가 1년간 보여준 다양한 모습을 총 365개의 NFT로 선보였다. 서해수의 유년기는 물론 커리어우먼으로 성장해 첫사랑과 재회하기까지의 상징적인 순간, 반려견 ‘라떼’ 등 서해수의 주요 활동을 담아냈다. 이중 5개의 이미지는 단 1개씩만 발행되어 소장가치를 더했다. 

LF 관계자는 “서해수라는 가상 캐릭터로 디지털 세대와 쌍방향 소통을 잇는 등 젊은 감성의 브랜드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노출했다”며 “앞으로 서해수 캐릭터를 다시 이어갈지 아니면 다른 3D 캐릭터를 선보일지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가상인간 통한 마케팅 사례↑∙∙∙이유는? 

무아인(사진=무신사)
무아인(사진=무신사)

온라인 패션 스토어 무신사도 가상인간을 내세운 전략을 펼치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해 6월 가상인간 ‘무아인’을 공개했다. 무신사가 실제 사람이 아닌 가상인간을 모델로 내세운 것은 무아인이 처음이다. 

당시 무신사는 ‘무신사X무아인’ 캠페인 티저 영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브랜드 홍보에 나섰다. 해당 캠페인에서 무아인은 가상인간만의 특징을 살려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이 취향과 스타일에 따라 다양하게 변신하는 멀티 페르소나를 선보이기도 했다. 스포츠(플레이어), 럭셔리(부티크), 뷰티, 골프, 키즈, 아울렛 등 패션 카테고리별 특성에 맞춰 변신하는 무아인의 다채로운 모습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갔다. 

같은 해 코오롱FnC의 골프웨어 브랜드 왁(WAAC)도 가상인간 ‘수아’를 홍보대사로 발탁해 차별화된 스토리텔링 콘텐츠 전략을 펼쳤다. 

한편 앞으로 패션을 포함한 전 산업계에 가상인간을 통한 마케팅 사례가 늘 것으로 보인다. 가상인간은 시∙공간 제약 없이 언제든지 활동이 가능한 데다 연예인과 달리 사생활 등과 관련된 위험요소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학교폭력이나 음주운전, 마약 등 전속모델이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이미지에 타격입은 기업이 적지 않았다”며 “가상인간은 활동하는 데 시∙공간 제약이 없는 만큼, 광고 단가가 저렴하고 특정한 이슈로 광고가 중단될 일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상세계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도 원인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메타버스, 세계관, 부캐 등의 문화를 경험하고 즐기면서 가상인간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메타버스 안에서의 세계관, 스토리와 연계해 적극적인 협업에 따른 시너지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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