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회계 등 B2B 기반 디지털화∙전산화 이뤄져
증권 관리 영역, 99% 엑셀∙워드로 업무 진행∙∙∙SW 업무로 진화 예상
최동현 대표, “온라인 증권 관리 서비스, 블루오션∙∙∙스타트업∙투자사에 좋은 기회”

쿼타랩 최동현 대표(사진=쿼타랩)
쿼타랩 최동현 대표(사진=쿼타랩)

[스타트업투데이] 주식이나 채권 등 재산상 가치가 있는 문서를 ‘증권’(證券)이라고 한다. 증권의 유동성이 높아지면 새로운 증권을 발행하는 게 쉬워지고, 증권발행시장의 발달도 촉진시킨다. 

그러나 금융시장에는 재무, 회계, 세무, 인사 등 많은 기업 간 거래(B2B)를 기반으로 디지털화∙전산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증권 관리 영역에서는 99%가 엑셀이나 워드로 업무가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10년 후에도 엑셀이나 워드로 증권을 관리하고 있을까. 현재 대부분 업무나 행정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추세인 데다 오프라인 행정에 드는 시간이나 비용을 고려한다면 증권 관리 영역 역시 소프트웨어(SW)로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쿼타랩은 온라인 기반의 증권 관리에 집중했다. 스타트업과 투자사의 증권 관리는 세세한 전문 지식이 필요하지만, 현금이나 상장 주식 재산을 수기로 관리하는 번거로움은 여전하다. 특히 최동현 대표는 과거 벤처캐피탈(VC)에서 투자 심사역으로 근무하면서 만난 수많은 스타트업이 증권 관리나 의결, 영업보고 등 관련 업무가 매번 엑셀 시트나 워드 파일 등 번거로운 과정을 거쳤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미국 핀테크 유니콘 카르타(Carta)를 통해 스타트업과 투자자 모두 증권 이력과 주요 증서를 온라인으로 편한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확신했다고 한다. 

최동현 대표는 “당시 온라인 증권 관리 서비스가 블루오션 시장인 동시에 스타트업과 투자사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며 “증권은 비상장 시장의 ‘뿌리이자 척추’라고 생각했고 증권 관리와 관련된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동현 대표가 전하는 증권 관리 시장의 온라인화 계획은 무엇일까. 

 

비상장 증권 시정에서 임팩트 있는 서비스 개발 목표 

쿼타북(사진=쿼타랩)
쿼타북(사진=쿼타랩)

‘쿼타랩’(Quota Lab)은 ‘비상장 금융에 대한 인프라를 만들자’를 모토로 2019년 설립됐다. 비상장 증권 시장에서 임팩트 있는 서비스를 계속해 만들어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쿼타랩의 주요 서비스인 ‘쿼타북’(Quotabook)은 증권 관리 솔루션으로 주주명부처럼 비상장 증권과 관련된 이해관계자와 그들의 정보를 관리한다. 특히 스타트업의 증권과 VC 등 투자사의 펀드의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쿼타북이 관리하는 것은 우선주, 컨버터블 노크(우선 투자하고 향후 성과가 나왔을 때 전환가격을 결정하는 오픈형 전환사채, Convertible Note), 신주인수권부사채(BW), 조건부 지분인수계약(SAFE),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Stock Option),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등 주식 및 주식형 보상이다. 

이런 증권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타트업은 주주총회나 동의권∙협의권 등 증권 및 경영 관련 제반 사항을 온라인으로 쉬운 관리가, 투자자는 실시간으로 펀드와 투자 운용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최동현 대표는 “많은 고객사로부터 증권 관리와 관련된 업무의 시간과 비용이 현저하게 줄었다는 피드백을 받고 있다”며 “쿼타북이 점차 업계의 표준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지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해부터는 펀드 운용에 특화된 서비스 출시로 대형 투자자로부터 큰 관심을 얻었다”며 “기존 업무 방식이 번거로웠는데 ‘이렇게 바뀌면 좋겠다’는 등 아이디어도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쿼타북을 이용하는 고객사는 토스(Toss), 오늘의집, 클래스101 등 국내 유명 스타트업이다. 또 운영자산(AUM) 1조 원 이상의 대형 투자자도 쿼타북을 이용 중이다. 

최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 및 투자사의 40% 이상이 쿼타북을 이용하고 있다”며 “쿼타북에서 고객사가 관리하고 있는 자산 규모는 40조 원 수준으로 코스닥 시총합의 10%에 이른다”고 밝혔다. 

 

쿼타스페이스 출시∙∙∙스타트업∙투자자 커뮤니케이션 해결 

쿼타스페이스(사진=쿼타랩)
쿼타스페이스(사진=쿼타랩)

쿼트북 외에도 쿼타랩은 지난해 10월 ‘쿼타스페이스’(QuotaSpace)를 개발해 운영 중이다. 쿼타스페이스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보육 활동 중인 기관에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효율적으로 해결하도록 돕는 올인원 플랫폼이다. 기관과 관계 스타트업은 하나의 서비스로 소통에 필요한 대부분의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 또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데이터가 한 곳에 기록돼 있어 언제든지 다시 찾아볼 수 있다는 점도 가장 큰 차별점이다. 

최 대표는 “투자사와 보육 기관은 스타트업이 운영되고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파트너”라면서도 “이들 간 커뮤니케이션은 메일, 카카오톡, 슬랙, 노션 등 다수의 툴로 이뤄지지만, 파편적이고 일회성이 강하다는 점에서 투자∙보육기관과 스타트업 모두 정보 관리와 공유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고 말했다. 또 이런 불편함을 쿼타스페이스로 해결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쿼타북과 쿼타스페이스 모두 B2B 플랫폼의 성격이 강하면서 여러 관계기업 및 이해관계자 모두 연결돼 함께 사용하는 방식, 즉, 독립형(stand-alone) 아닌 ‘연결’이 전제한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쿼타북이 증권과 경영 제반 사항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쿼타스페이스는 그 외 투자사, 보육 기관, 스타트업 간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정보 교류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쿼타북이 담지 못하는 커뮤니케이션 영역을 쿼타스페이스를 통해 풀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내 넘어 동남아∙중동 등 해외시장 진출 계획” 

사진=쿼타랩
사진=쿼타랩

한편 쿼타북과 쿼타스페이스로 증권 관리의 디지털화, 스타트업 육성 등에 힘쓴 결과, 쿼타랩은 설립된 지 약 3년 만에 누적 42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투자자 역시 세계 최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를 비롯해 전 세계 5개국에 포진돼 있다. 

그뿐만 아니라 중소벤처기업부의 아기유니콘,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컴업(COMEUP) 2022 최우수 기업 등에 선정되면서 쿼타랩의 경쟁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앞으로 쿼타랩의 목표는 쿼타북과 쿼타스페이스가 완벽하게 다루지 못하는 영역까지 계속해서 전산화∙표준화를 진행해 ‘비상장 금융 인프라’를 더욱 확장하는 것이다. 또 국내를 넘어 동남아, 중동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에 더 많은 고객이 증권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한국은 OECD 국가 중 마지막에서 세 번째로 전자증권제도를 도입했을 정도로 증권 사무업의 전산화가 느린편”이라며 “기업의 척추와도 같은 주요 증권 정보를 비효율적으로 수기로 관리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본업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쿼타북을 시작으로 한국에서도 증권 사무업의 전산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단계”라며 “기업의 규모와 데이터양이 아직 많지 않을 때 선제적으로 전산화∙효율화를 마련하고 동일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해관계자를 연결해 효율적인 정보 관리∙공유를 이루고 싶다”고 밝혔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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