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2030년 글로벌 토큰증권 산업 규모 6,500조 원 전망
토큰증권, 4차 산업혁명 이끌 성장 인프라로 주목
NH농협은행 등 최초 컨소시엄 결성∙∙∙국경 없는 금융 투자 생태계 기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스타트업투데이] 토큰증권 시대가 열렸다. 

‘토큰증권’(Security Token)은 분산원장기술(DLT)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자산이다. 기존 미술품, 부동산, 음악 저작권 등 쪼개서 거래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실물자산을 디지털화해 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하다. 

앞서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 이하 금융위)는 지난 2월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한 국정과제로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발표하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내에서 토큰증권 발행(STO)을 허용했다. 

미국 씨티은행은 지난 3월 보고한 ‘머니, 토큰, 그리고 게임’(Money, Tokens, and Games)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토큰증권 산업 규모는 4~5조 달러(약 5,200~6,50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토큰증권 산업을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성장 인프라로 주목하고 있으며 산업 간 경제를 허무는 빅 블러(Big Blur) 시대의 메기효과(막강한 경쟁자의 존재가 다른 경쟁자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효과, Catfish Effect)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토큰증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금융권이 움직이고 있다. 지난 4월 NH농협은행, Sh수협은행, 전북은행 등을 중심으로 최초의 컨소시엄(협력체)이 결성됐고 서울옥션블루, 테사(TESSA), 갤럭시아머니트리, 스탁키퍼, 서울거래, JB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대표 6개 조각투자기업이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했다. 

국내 시중은행 역시 미래 디지털 금융을 선도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토큰증권 컨소시엄 구성∙∙∙본격 생태계 확장 

하나금융그룹은 미래에셋증권과 토큰증권 및 웹3.0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사진=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은 미래에셋증권과 토큰증권 및 웹3.0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사진=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회장 함영주, 이하 하나금융)은 지난 1일 미래에셋증권(회장 최현만, 이하 미래에셋)과 토큰증권 및 웹3.0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토큰증권 컨소시엄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니브’(Next Finance Initiative, 이하 NFI)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토큰증권 생태계 확장을 본격화하고 웹3.0 분야의 사업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해 미래 금융을 위한 혁신적인 금융 패러다임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앞서 미래에셋은 지난 3월 토큰증권 생태계 조성을 선도하기 위해 SK텔레콤과 NFI를 결성한 바 있다. 

하나금융과 미래에셋은 NFI를 통해 ▲양질의 토큰증권 발행 ▲블록체인의 올바른 활용을 통한 혁신 서비스 발굴 ▲투자자 보호 체계 마련 및 제도 수립에 관한 제언 등 전방위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하나은행은 규제 변화와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공동 대응 및 생태계 조성에, 하나증권은 토큰증권 발행∙유통∙조달 및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미래에셋과의 견고한 파트너십으로 변화의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 미래 디지털 금융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참신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사진=KB금융그룹)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사진=KB금융그룹)

KB금융그룹(회장 윤종규, 이하 KB금융)은 KB증권을 중심으로 토큰증권 선점에 나서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증권형 토큰(STO)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만들고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토큰증권 사업을 추진했다. TFT에는 업무 및 증권 구조 설계, 상품화 지원 등 유관 부서가 참여하고 있다. 11월에는 토큰증권 발행∙유통 시스템을 내부에 구축해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지난 3월에는 ‘소비자가 세상 모든 것을 소유(Own)할 수 있게 하겠다’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ST 오너스’(ST Owners)를 구성했다. 

ST 오너스에는 한우 조각투자 플랫폼 ‘스탁키퍼’,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서울옥션블루’, K-콘텐츠 투자 플랫폼 ‘펀더풀’, 실물자산 기반 STO 발행∙유통 플랫폼 ‘하이카이브’, 웹툰 기반 토큰증권 사업자 ‘웹툰올’, 개봉작 영화 온∙오프라인 콘텐츠 배급 및 IP관리 솔루션 ‘알엔알’ 등이 ST 오너스에 참여한다. SK C&C를 비롯해 블록체인 기술 개발 기업 ‘EQBR’, 분산암호기술 전문기업 ‘하이파이브랩’, 퀀트 기반의 디지털자산 전문기업 ’웨이브릿지’ 등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KB증권은 ‘KB 이노베이션 허브’와 토큰 증권 관련 제휴사 발굴, 그룹 사업 연계, 투자 연계 등 사업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토큰 증권은 발행부터 판매, 유통까지 전체 단계에 걸쳐 발행사, 계좌관리기관, 유통플랫폼, 기술회사 등 다양한 플레이어와의 협업이 필요한 사업”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체계적인 지원과 협업을 통해 양질의 고객 서비스 출시까지 이어져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토큰증권의 전망은? 

신한은행 전경(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 전경(사진=신한은행)

신한금융그룹(회장 진옥동, 이하 신한금융)은 신사업으로 STO 인프라 서비스 구축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해왔다. 특히 블록체인과 관련된 자산 시장에 대비하고자 그룹 내 디지털자산 전담반(TF)을 운영하고 있으며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블록체인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김명희 신한금융 최고데이터책임자(CDO)는 “블록체인 관련 사업의 제도 편입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라며 “STO의 경우 자본시장법에 근거해 상품 서비스에 대한 규율이 운영되고 관련 법 제도가 발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우선순위에 두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고석현 전략∙지속가능경영부문장(CSSO)은 “신한금융은 원칙적으로 일부 투자나 제휴의 가능성은 전혀 배제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우선순위는 신한금융의 디지털과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토큰증권을 활용하면 해외 유망 자산에 대한 투자 기회를 국내 투자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국내 발행자는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 자금을 손쉽게 조달할 수 있다. 이로써 국경 없는 금융 투자 생태계 구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토큰증권의 제도 완비와 시장 활성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단기적으로는 샌드박스 서비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신석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이 발표됐지만, 아직 세부법안과 기술표준 등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개인과 기업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토큰증권 인프라와 생태계 구축을 위해 기업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토큰증권 시대의 도래는 우리 일상에서 발굴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가치가 수면 위로 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트업투데이(STARTUP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