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특이점에 도달하지 못한 ‘블록체인’
인공지능만큼 잠재력 커…규제, 악성 프로젝트 등 우선 해결해야
블록체인과 AI의 ‘접목’∙∙∙세상을 전부 바꿀지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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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블록체인은 아직 특이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세상을 전부 바꿀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주 놀라운 기술이다. 인공지능(AI)와 같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

챗GPT(Chat GPT) 개발사 오픈AI(Opan AI) 샘 알트먼(Sam Altman) CEO의 말이다. 

지난 10일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해시드 본사에서 진행된 ‘월드코인 밋업 서울’(World Coin Meet-up Seoul)에서 “블록체인은 아직 규제 정책적인 문제도 있고, 잘못된 일을 하는 프로젝트도 많아서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처럼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만큼이나 블록체인이 향후 더 성장할 수 있는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 

 

AI 만큼 잠재력 큰 ‘블록체인’∙∙∙한국에서 성장 가능성 커 

지난 8일 개최된 ‘NEAR x Hashed Night’ 행사(사진=니어 프로토콜)
지난 8일 개최된 ‘NEAR x Hashed Night’ 행사(사진=니어 프로토콜)

오픈AI 샘 알트먼 CEO는 “AI가 등장하면서 많은 일들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곳도 많고 사람들을 ‘해야할 일’에서 해방시키고 좀더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게 하면 업무적 유연성과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AI가 일자리를 없애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트먼 CEO는 “체스AI가 개발된 이후 체스의 운명이 끝날 것이라고 했지만 오히려 지금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AI가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AI끼리 체스하는 것은 아무도 보지 않는 것처럼 사람은 AI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기 때문에 그런 예상대로 흘러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기술 강국이고 가상자산에도 관심이 많아 정말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다”며 “지금은 가장 엄청난 기술적 붐이 일어나는 시대이기에 지금 시기를 사는 운이 매우 좋은 한국 청년들이 무엇이든 구축하고 시작하길 바란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니어 프로토콜(NEAR Protocol) 일리야 폴로수킨(Illia Polosukhin) 공동창립자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리야 폴로수킨 창립자는 “한국 같은 경우 톱티어 엔터테인먼트 회사, 게임회사, 미디어 회사가 있는 곳이다”며 “이들 회사들은 새로운 실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특히 웹3.0 구현을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소비자들도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데 두려움이 없고, 팬덤이 굉장히 두텁다. 팬들과 브랜드간 접점을 제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한국 게임사와 협업하는 이유는 톱티어 게임사들이 한국에 많이 모여있기 때문”이라며 “한국 게임사들은 굉장히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BM)을 제시해왔고 프리 투 플레이(F2P) 모델이 한국에서 유래된 것처럼 웹3.0 게임의 BM도 한국이 선도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AI와 컨버전스∙∙∙록체인, 인공지능과 시너지 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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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력 암호화폐 거래소들과 벤처투자회사(VC)들 사이에서 블록체인과 AI 간 연결고리를 강조하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는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 AI 열풍에 올라타기 위한 행보로 비춰진다. 

사실 기술적 측면에서 블록체인과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 등에 AI 직접 투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AI 모델을 온체인(On-Chain) 상에서 실행하는 데 큰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업계의 시각은 AI를 둘러싼 문제들을 블록체인을 활용해 풀 수 있다는 것에 초점을 둔다. 

실제로 미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탈중앙화 데이터 마켓플레이스는 AI 모델을 훈련시키기 위한 다양하고 검증된 데이터셋 수요를 맞추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또 토큰 기반 메커니즘을 활용하면 이들 마켓플레이스들이 제공하는 데이터 품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탈중앙화 네트워크를 통해 AI 모델 훈련에 필요한 그래픽 프로세서(GPU)를 공급하는 것도 AI와 블록체인이 만날 수 있는 지점으로 거론됐다. 이외에도 보고서는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은 알고리즘적인 편향과 디지털 신원증명 같은 문제들도 해결할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리야 창립자는 “블록체인과 AI는 시너지 낼 수 있다”고 블록체인과 AI의 결합에 대해서도 전망했다. 이어 “웹3.0은 신뢰, 오픈 마켓, 커뮤니티에 중점을 둔 기술로 AI에 블록체인을 적용시킨다면, AI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 거버넌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블록체인 기술로 데이터의 출처를 검증해 저작권을 지키고, 거버넌스 기능을 통해 AI를 관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끝으로 일리야 창립자는 “최근 니어 프로토콜이 출시한 ‘블록체인 오퍼레이팅 시스템’(BOS)가 좋은 예며 “어떤 콘텐츠가 올라오든 크립토로 증빙을 해놨기 때문에 관리가 가능하고, 커뮤니티 관리, 탈중앙화자율조직(DAO) 등도 있어 안전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후 니어 태스크라는 데이터 소싱 플랫폼도 출시할 예정”이라며 “AI와 블록체인이 교차하는 모든 과정에 관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AI가 블록체인 판에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VC와 거래소들이 앞장서서 AI 세계에서 블록체인의 잠재력을 부각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와 관련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들과 스타트업들은 한동안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트업투데이=권아영 기자] news@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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