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법률 책임자, “암호화폐 겨울 해빙 시작됐다”
타국가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암호화폐 산업 받아들여야
법인∙기관 투자 허용시 암호화폐 산업 안정성↑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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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기한 소송에서 리플(XRP)이 일부 승소를 거둔 후, 암호화폐 시장이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암호화폐 겨울의 종료’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근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 최고법률책임자 폴 그로월은 “암호화폐 산업이 법적 문제를 뒤로 하고 혁신에 집중할 준비가 돼있다”며 “암호화폐의 겨울에 해빙이 시작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법원 판결 후 리플의 암호화폐 XRP의 거래를 중단했던 거래소들의 XRP 재상장이 이어지고 있으며, 코인베이스도 XRP의 거래 재개를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제 암호화폐 산업이 법원 판사, 변호사를 상대할 것이 아니라, 혁신,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에 초점을 맞추게 되기를 열망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암호화폐 산업 받아들이는 세계 추세 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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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바이낸스 등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를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암호화폐 분석 기업 ‘K33’의 보고서가 발표됐다. 해당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암호화폐 산업은 1,800억 달러(약 233조 원)으로 평가되며, 관련된 직원은 19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의 암호화폐 허브인 싱가포르와 홍콩 두 국가는 전체 암호화폐 산업 인력의 35%에 해당하는 총 6만 5,9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3,400명의 인력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고용주로 꼽힌다. 그 뒤를 이어 오케이엑스 거래소가 3,000명, 크립토닷컴이 1,900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는 아시아 암호화폐 직원의 20%가 거주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중국은 암호화폐 산업에 적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함호화폐 노동력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암호화폐 산업의 선두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세계 산업 인력의 29%만이 미국 내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혀졌다. 북미에는 약 6만 700명, 남미에는 8,400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서클(Circle) CEO 제레미 알레어는 “미국 정부가 몇 년 동안 다른 나라에 비해 디지털 자산 산업을 지지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쉽다”며, “미국이 다른 나라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규제 당국이 암호화폐 산업에 두 팔을 벌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인재를 해외로 내몰고 자본의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으로 보인다. 

이어 그는 “미국은 이러한 정책을 시행하는 데 있어 늦은 감이 있지만,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며 세계에서 가장 큰 기술 산업과 가장 큰 금융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며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규제를 시행하고 특정 정책을 시행하면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함께 드러냈다.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미국 SEC의 부적절 판단에도 다수의 주요 자산운용사가 다시 현물 ETF 서류를 제출한 것은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신뢰의 표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법인·기관 투자 허용하면 암호화폐 산업 안정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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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캐나다 하원 산업상임위원회가 블록체인 산업 육성에 나설 것을 권고하는 보고서를 발표해 화제다. 

‘블록체인 기술: 암호화폐와 그 너머’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정부가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잠재력을 인정하고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설 것을 권고한다”며 “블록체인 기술은 아직 개척하지 못한 경제 분야를 디지털화 하면서 전에 없던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FTX 사태라는 재앙적 사건에도 불구하고 캐나다 기업들은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았다”며 “이는 캐나다의 규제가 현재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하원 위원회는 암호화폐 분야에서 캐나다가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블록체인 전략을 수립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암호화폐 산업의 주요 부문은 이미 테라 사태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암호화폐 친화적인 규제 정책이 나오기까진 시간이 걸리겠지만, 개발자들과 트레이더들 모두가 과거에 머물러 있진 않은 상태다. 

업계 전문가들은 “빠르게 변하는 국내 트렌드에 맞춰 암호화폐 산업도 위기를 재빨리 극복하고 다음 대세와 국면으로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며, “심각한 사건이 발생하면 물론 그 충격과 피해가 크고 심한 비난이 있기도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몇 주만 지나면 다시 돌아온다”고 분석했다. 

이어 “2025년 암호화폐에 대한 과세를 시작하는 등 제도적으로 환경은 마련됐다”며 “미국 등 해외에선 개인과 법인의 암호화폐 투자에 차이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법적으로 법인의 암호화폐 투자를 제한하지 않지만, 국내 은행이 금융당국 지침에 따라 법인에 실명계좌를 내주지 않고 있다”며 “법인과 기관의 암호화폐 투자가 허용되면 오히려 암호화폐 시장의 안정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암호화폐 시장에 있어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로 손꼽힌다.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 코인힐스(Coinhills) 비트코인 거래 통화 1위가 미국 달러이고, 2위가 한국 원화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정보분석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 등록된 암호화폐 사용자는 700만 명에 달한다. 2022년 상반기 한국 디지털 자산 산업 전체 시장 규모는 약 180억 달러(약 23조 원)를 기록했으며,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 규모는 작년 하반기에 19조 원으로 감소했다. 

[스타트업투데이=권아영 기자] news@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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