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정국으로 치닫고 있는 현 정국에서 사드(THAAD)배치가 가장 “뜨거은 감자(hot potato)”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여야 대선주자간에도 사드배치에 대한 찬반양론으로 대립하고 있음은 물론 중국의 반발과 보복조치로 인해 국론이 심각하게 분열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드배치문제에 대한 논란이 지난 2014년 6월 커티스 스캐패로티 주한 미군사령관에 의해 처음 제기된 이래 3년 가까이나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 박근혜정부가 3NO정책(no request, no discussion, no decision)을 고수하면서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이라는 미명하에 공론화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도 빼 놓을 수 없는 중요 요인중의 하나이다.

 

매티  미 국방 사드 연내 배치 재확인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3일 트럼프 신 행정부출범이후 처음으로 방한한 매티스 국방장관이 한미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사드배치문제를 기정사실화하면서 금년내 배치를 재확인하였다. 또한 미 의회는 2월 7일 북한의 ICBM개발을 규탄하고 사드배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전격 발의함으로써 미 행정부의 사드배치전략에 대해 초당적 지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 사드배치는 명실공히 한미동맹의 결속력을 테스트하는 상징적 이슈가 되어버렸다. 더욱이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이 오는 3월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 연습에서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경북 롯데 성주 골프장 배치를 가정한 시스템 운용 및 미사일 탐지 요격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미가 사드 포대 위치를 성주 골프장으로 설정해 구체적인 시스템 운용 개념을 적용해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북한 미사일 탐지 요격 훈련 실시는 사드 주한미군 배치를 기정사실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로서 사드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발과 국내 찬반논쟁을 종결시키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키리졸브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한 지휘소 연습(CPX)을 통해 증원 전력 전개와 적의 격퇴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점검하는 만큼 사드 시스템 운용에도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키리졸브 연습에서 한·미는 사드 포대의 X-밴드 레이더(AN/TPY-2)를 통해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탐지하고, 한·미 작전통제소(AMD-CELL) 간 실시간 정보 공유를 통해 이를 요격하는 과정을 숙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드 포대 레이더가 가상의 북한 탄도미사일을 탐지하면 1차로 사드 요격미사일로 격추하고, 2차로 인근 방공포대의 패트리엇(PAC)-2 또는 PAC-3 부대가 방어하는 형식이다. 한·미는 이번 키리졸브 연습에서 미국 조기경보위성(DSP)과 이지스 구축함에 있는 이지스레이더(AN/SPY-1D)나 우리 군이 운용하는 그린파인 레이더를 통해 탐지한 북한의 단·중·장거리 미사일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성주의 사드나 이지스함의 ‘바다의 사드’ SM-3 미사일로 요격하는 훈련을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훈련을 계기로 한미군당국간 사드에 관한 충분한 고급정보교환을 통해 “사드의 기술적 효용성”을 점검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북핵 위협 심각 당장 대응할 수단 있어야

우리정부는 2016년 7월 사드배치결정을 전격적으로 발표하면서, 이는 순수하게 북한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제 3국( 중국)을 겨냥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였다. 이처럼 사드배치는 기본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과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성격의 조치가 분명하다. 현재 북한은 10여기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소형화와 경량화를 완성하여 실전배치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정은은 금년 신년사에서 미국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ICBM) 발사 시험준비가 완료되었다고 주장하면서, 대미위협을 노골화 하고 있다. 북한은 트럼프행정부 출범이후 대두되고 있는 대북강경론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2월 12일 개량형 무수단 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중거리 미사일(IRBM)을 전격 시험발사하는 등 무력시위에 나섰다.
이와 관련, 최근 방한한 조지프 디트라니 미국 국가정보국 비확산센터 소장은 국내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ICBM 위협은 엄포용이 아니라 실제위협이며, 올해 안에 시험발사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존 맥로린 전 미국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은 지난 2월 1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향후 5년내 북한의 핵무기가 100개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북한이 향후 2년 이내에 ICBM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미국 전직 정보요원들의 발언은 북한의 핵안보 위협이 그 어느 때보다도 급속히 가중되고 있다는 심각성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보아, 가까운 장래에 북한은 우리 한국은 물론 미국까지도 핵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핵위협 수단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우리가 개발중인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는 2020년대 중반이 되어야 실전배치가 가능할 전망이다. 따라서 현재 더 이상 가상적 위협이 아닌 실존적인 북핵 위협에 “당장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드와 같은 요격용 첨단장비는 물론 공격용 재래식 무기의 확충도 불가피하다. 특히 트럼프는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 미사일 방어망(MD)을 신규 개발할 계획임을 취임과 동시에 밝히고 있는 점도 향후 우리의 안보정책방향에 중대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원칙적으로 한미연합전력과 대북억제확장력을 강화시키는데 집중하는 대미전략의 일관성을 유지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의 사드배치 반대는 단순한 외교적 항의 수준을 넘어 내정간섭적 성격으로까지 비화되어 우리 안보주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미일 대 북중러의 냉전형 삼각대립체계가 한반도에서 재현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외교의 기본원칙을 준수하여 우리 안보이익이 준수되도록 다양한 노력을 하여야 한다.

 

현재 더 이상 가상적 위협이 아닌 실존적인 북핵 위협에 “당장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드와 같은 요격용 첨단장비는 물론 공격용 재래식 무기의 확충도 불가피하다.

 

동맹우선 전략으로 안보이익 지켜야

안보위기가 심화될수록 국제정치상 보편화된 동맹우선원칙을 강화시키는 전략으로 나가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 2월 3일 트럼프대통령의 측근인 존 헌츠만(Jon Huntsman) 아틀란틱 카운슬(Atlantic Council) 이사장을 만나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외교의 기본축이며, 이를 기반으로 한미관계가 더욱 굳건히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한 점은 미국에 대한 상당한 의미의 “신호외교( signal diplomacy)”로 평가받을 만 하다. 또한, 최근 민주당이 주한 미 대사관측과 “한미정책포럼”을 발족하고 정례회동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앞으로 사드배치 문제와 같은 안보문제에 대해 초당적인 입장을 정립하여 국론을 결집해 나가는 소통채널로서 시의적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 국토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안보전략의 근간(fundamental)이 다져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우리 국민과 정치권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한미동맹의 대북 확장억제능력의 실효성을 제고하여 북한에 의한 평화파괴 위험을 사전예방해 나가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이처럼 응집된 힘이 곧 우리의 국익과 안전보장에 가장 중요한 전략자원(strategic resourc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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