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남미 6개국에서 제공

스페인의 글로벌 통신사업자 텔레포니카(Telefonica)가 지난 해 2월 MWC 2017에서 발표했었던 음성인식 기반의 인공지능(AI) 개인비서 ‘오라(Aura)’를 유럽과 남미 일부 국가에서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2월 25일 MWC 2018 행사장에서 공식 발표했다. 

 

텔레포니카의 AI 개인비서 ‘오라’ 발표 장면 (출처: 텔레포니카 유투브 채널)
텔레포니카의 AI 개인비서 ‘오라’ 발표 장면 (출처: 텔레포니카 유투브 채널)

 

텔레포니카는 유럽과 남미를 중심으로 전세계 17개 국가에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오라가 제공되는 지역은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독일, 스페인, 그리고 영국 등 6개국이다. 로이터誌에 따르면 최근 유럽의 이통사들은 로밍 요금 철폐, 데이터 이용료 하락, 경쟁심화에 따른 합병 등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으며,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 업체들로 인해 서비스 영역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텔레포니카의 호세 마리아 알바레스-팔레트(Jose Maria Alvarez-Pallete) 회장은 오라를 발표하면서 디지털化가 자사 사업의 핵심이며, 지난 8년간 진행한 내부 변혁을 통해 스마트 플랫폼 업체로서 거듭났다고 강조했다.

 

한편, 텔레포니카는 오라가 아마존과 구글의 AI 비서인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와 같은 IT업체들의 서비스와 경쟁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오라는 독립형 앱으로도 제공되지만, 구글 어시스턴트, 페이스북 메신저,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 등과 통합되어 제공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라 발표회에는 구글 어시스턴트 부문 엔지니어링 부사장인 스콧 호프만(Scott Huffman)이 참여해 오라와의 통합장면을 시연했다. 또한 오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봇프레임웍(Bot Framework)와 자연어처리기술인 LUIS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텔레포니카에 따르면 구글 어시스턴트 및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 등과의 통합 작업은 2019년에 완료된다. 이 경우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서 음성으로 텔레포니카 이동통신 서비스의 전화 요금이나 데이터 사용량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오라는 홈엔터테인먼트 및 스마트홈 기능을 지원하는데, 스페인에서는 텔레포니카의 유료TV 서비스인 ‘모비스타(Movistar)’ 앱을 통해서도 제공된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AI 개인비서는 ICT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SK텔레콤과 KT가 각각 ‘누구’와 ‘기가지니’를 제공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의 경우 통신사업자가 AI 개인비서를 제공하는 사례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 점에서 텔레포니카의 시도는 주목할 만한데, ICT 업체들과의 직접적인 경쟁이 아니라 이들의 서비스에 편승해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려는 시도로서도 의미를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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