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400억 원 규모 왓챠 신주 인수로 최대주주 오르는 방안 검토
VC 등 기존 재무적 투자자 반대 부딪혀 없던 일로
LG유플러스의 미디어 등 플랫폼 사업 추진 움직임 주목
“내년 신사업 분야 사업 경쟁력 키울 기업 투자 고려할 것”

사진=왓챠
사진=왓챠

[스타트업투데이] LG유플러스가 왓챠 인수를 포기했다. LG유플러스는 미디어 등 플랫폼 신사업 추진을 위해 왓챠를 인수하려 했지만, 이번 인수건을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전언이다. 

20일 투자은행(IB) 및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400억 원 규모의 왓차 신주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르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결국 중단했다. 벤처캐피탈(VC) 등 기존 재무적 투자자(FI)의 반대로 없던 일이 된 셈이다. 

왓챠 박태훈 대표 역시 이번 인수설과 관련해 “다방면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며 “당장 확답하기는 어렵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1일 LG유플러스가 OTT 서비스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왓챠 인수를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IB 및 OTT 업계를 중심으로 흘러나왔다. LG유플러스와 함께 국내 3대 통신사로 꼽히는 SK텔레콤은 웨이브(Wavve)를, KT는 티빙(Tving)을 필두로 OTT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만큼, LG유플러스가 왓챠를 품에 안고 OTT 시장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왓챠가 현재로서는 M&A 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라는 게 IB 업계의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가 아니더라도 M&A 시장에서 왓챠를 인수하려는 기업이 등장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왓챠는 2011년 영화 리뷰 및 추천 서비스 시작한 OTT 플랫폼이다. 서울과학고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 박태훈 대표가 원지현 최고운영책임자(COO), 이태현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의기투합해 설립한 회사다. 

2012년에는 카카오벤처스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VC 등 FI들로부터 받은 누적 투자금은 1,072억 원이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 여파로 OTT 플랫폼의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왓챠는 이렇다할 주목을 받진 못했다. 2021년 기준 왓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왓챠는 2년 연속 자본잠식 상태로 영업적자도 계속 늘어나며 수익성면에서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속적인 적자로 누적 결손금은 이미 2,0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기준 왓챠의 결손금도 2,017억 원에 이른다. 자본총계도 마이너스(-) 325억 원을 기록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왓차는 지난해 말 49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몸값만 3,380억 원을 인정받았다”며 “당시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VC 인라이트벤처스 등이 자금을 댔지만, 일반적으로 CB 보유사는 대주주가 바뀌면 상환 요청에 나서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왓챠가 LG유플러스의 투자를 받는다고 해도 CB 상환에 상당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LG유플러스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인수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IB 업계는 LG유플러스가 미디어 등 플랫폼 사업 추진을 위한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가 OTT 사업을 지속 확장하려는 움직임에 왓챠 인수를 계기로 OTT 시장의 신(新)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9월 비통신 사업 매출을 2027년 40%까지, OTT 서비스 가입자를 100만 명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했고 지난달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 기반 키즈 서비스 ‘아이들나라’를 OTT로 전환했다. 이밖에도 째깍악어,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 에누마, 호두랩스 등 콘텐츠 스타트업 6곳에 투자하며 OTT를 중심으로 한 비통신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상륙한 글로벌 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디즈니+)를 자사 IPTV 서비스 U+tv를 통해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이보다 앞선 8월에는 자회사 미디어로그가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의 디즈니채널을 인수했다. 이로써 LG유플러스는 OTT 시장에서의 경쟁력 굳히기에 들어갔다. 

IB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현재 운영 중인 플랫폼만으로는 콘텐츠 경쟁이 어려워 왓챠를 도약의 발판으로 고려했을 것”이라면서도 “왓챠가 아니더라도 내년에도 신사업 분야의 사업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다른 기업에 투자를 고려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트업투데이(STARTUP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