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최근 10년간 韓 경제성장 연평균 2.47%↑∙∙∙물가는 1.56%↑
경영계, “높은 최저임금 인상률 유지, 누적 수준 감당하기 어려워”
노동계, “최저임금 인상, 고용감소로 이어지지 않아”
최저임금위원회 10차 전원회의서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 수정안 제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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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2024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두고 경영계와 노동계 간 갈등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경영계는 기업생존과 일자리를 고려해달라고 호소하는 반면 노동계는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임금 저하와 저임금 근로자 생활 안정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는 4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리는 최저임금위원회 제10차 전원회의에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에 대한 수정안을 제출했다. 

 

“최근 10년간 최저임금 과도하게 인상됐다”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와 최저임금특별위원회가 2024년도 최저임금의 합리적 결정을 촉구하는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와 최저임금특별위원회가 2024년도 최저임금의 합리적 결정을 촉구하는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 이하 중기중앙회)가 지난달 공개한 ‘2024년 최저임금 결정 관련 중소기업계 의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인상 폭은 경제성장, 물가상승 등 경제상황을 크게 웃돈다. 최근 10년간 대한민국 경제성장은 연평균 2.47%, 물가는 연평균 1.56% 상승한 것에 비해 최저임금은 연평균 7.14%로 과도하게 인상됐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의견이다. 

특히 2018년과 2019년에는 급격한 인상으로 중소기업 현장은 매우 큰 충격을 받았으며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더라도 높은 최저임금 인상률이 유지되면 누적된 수준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중앙회 측은 “우리나라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이미 OECD 회원국 중 8위”라면서 “G7 국가 평균보다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중소기업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현 수준으로 유지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열악한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급능력, 기업 생존과 일자리 창출을 고려해 동결수준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종목 한국용접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주요 비용 증가요인으로 중소제조업의 경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물가상승은 근로자 생활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에도 큰 영향을 미쳐 지금의 최저임금 수준도 감당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송유경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 연합회장은 “수퍼마켓, 편의점, 주유소 등 서비스업은 높은 최저임금 부담으로 영업시간 조정 등 서비스 축소로 소비자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부담을 더욱 크게 하는 주휴수당을 감당하기 어려워 초단시간 근로자 활용이 늘고 기업은 인사관리 리스크, 근로자도 안정적 일자리를 구하는 게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민선홍 한국디지털출력복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업계에서는 인건비 급등으로 로봇팔과 같은 자동화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자동화, 무인매장 확대로 결국 고용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재광 중기중앙회 노동인력위원장은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이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고용을 축소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 “내년도 최저임금은 기업의 생존과 더 많은 일자리 창출되도록 동결 수준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대폭 인상해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1만 2,000원 수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1만 2,000원 수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반면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기업계의 주장처럼 고용감소로 이어지지 않은 데다 고용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더 많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 2018년 한국노동연구원이 공개한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최저임금 10% 이상은 전체 물가를 약 0.2~0.4% 상승시켰다. 다만, 강승복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해당 결과는 ‘최저임금의 변화로 인한 고용 또는 이윤 조정이 없다’고 가정한 것”이라며 “실제로는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이번 연구 분석 결과보다 작은 값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역시 “재계가 주장하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위기 운운은 괴담에 불과하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을 1만 2,000원 수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사단법인 직장갑질119가 전국 직장인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5.6%가 물가인상으로 임금이 삭감됐다고 했으며 40.5%가 내년도 최저임금은 1만 2,000원 이상이 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박희은 민주노동 부위원장은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된 2018-2019년에는 저임금노동자 비중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임금 불평등도 저임금계층의 임금을 상승시켜 축소시킨 것으로 분석된다”며 “가계소득과 소비를 증가시켜 장기적으로 경기회복과 일자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 관계자는 “최저임금제는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제도일 뿐 아니라 최저임금이 인상된다고 그만큼 물가가 오르는 것도 아니”라며 “최저임금 인상은 ‘선순환 경제’를 이루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자의 노동의욕을 올려줄 뿐만 아니라 단위 시간당 생산성을 높이도록 유도한다”며 “노동생산성 향상이라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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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내년 적용할 최저임금 수준을 논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 제10차 전원회의가 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다. 이날 회의에서 노동계와 경영계는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에 대한 수정안을 제출했다. 

앞서 지난 29일 열린 제9차 전원회의에서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책임 있게 논의해야 할 의제로 ▲플랫폼-프리랜서를 비롯한 노동자의 최저임금 적용방안 ▲산입범위 확대에 따른 문제 ▲성별영향평가 등이 언급됐으며 이에 대해 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역시 해당 방안을 논의해 주길 당부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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