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연구위원
선순환 모델 제대로 작동하려면 과학기술 혁신 전제되야

독일 기술 사이트 ‘올어바웃삼성’에 갤럭시 S10과 갤럭시 S10 플러스 제품 사진이 지난 1월24일(현지시간) 공개됐다.

갤럭시 S10의 모델 3종(S10, S10 Plus, 5G)과 함께 암호화폐 지갑 앱이 구동되는 모습도 함께 유출,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지난해 삼성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 9460만대로 세계 1위였다. 애플이 2위로 2억 960만대, 화웨이가 3위로 2억70만대를 판매했다. 최근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제품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2020년까지 삼성을 제치고, 스마트폰 판매량 세계 1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판매가 모바일 분야에서 세계 1위이긴 하지만, 언제 어떻게 될지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멈추면 쓰러지는 ‘달리는 자전거’와 같은 형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신기술과 디자인 유출 같은 일은 가뜩이나 어려워져가는 우리 경제에 또 다른 걱정거리가 되어 국내 산업에 큰 손실을 미칠 것임에 틀림없다. 이를 이겨 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에 남보다 먼저 적응하거나 앞서가는 길 밖에 없다.

모든 변화는 관심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했다. 최근 우리나라 과학계에도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긍정적인 신호다.

문재인 대통령은 1월 2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센터에서 열리는 CES 리뷰행사에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의 잇따른 경제현장 순례, 그리고 ‘축적의 시간’의 저자 이정동 교수의 경제과학특별보좌관 임명, 나아가 지역경제 투어의 일환인 대덕특구 방문이라는 큰 맥락에서 비춰본다면, 이 같은 대통령의 ‘혁신성장’ 행보는 과학기술에 대한 정부의 애정과 열의가 읽히는 하나의 청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사실 그동안 “이번 정부는 과학기술에 관심이 없다”거나 “현 정부는 과학기술 정책에는 신경을 전혀 안 쓴다”는 등 과학기술계를 침울하게 하는 풍문들이 난무했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 대통령의 잇단 행보가 확연히 달라져가고 있다. 과학기술계도 내심 많이 기대하는 눈치다. 이러한 행보들이 오랜 시간 축적되면 과학기술에 혁신의 도화선이 될 것이고, 결국은 국민들을 위한 일자리와 소득이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범국민적 자기개발 등의 교육혁신까지 이루어진다면, 국민의 혁신적 역량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는 또 다른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보여진다. 즉 혁신이 결국 국내 경기를 다시 살릴 것이다. 고용확대-소득증가-역량향상이라는 혁신적 포용국가의 선순환적 모델이 작동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잊지 말아야할 것은 이와 같이 선순환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혁신이 전제라는 점이다. 과학기술 혁신을 독려하고, 이전에 시도되지 못한 새로운 기술을 만들려는 열정을 북돋아주고, 이로부터 나온 결과물과 문제를 바탕으로 다시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 정부의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 그리고 공정경제의 선순환 구조의 맥이 닿아있다. 결국은 한 맥락이라는 얘기다.

혁신의 풍조가 지속 조성되기 위해서는 규제개혁 등을 통해 다양한 시도가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혁신이 멈춘다면 과학기술계는 과도한 책임감과 피로도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다시 좌초할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도 과학기술을 포함해 모든 혁신의 중심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기술혁신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사기진작(士氣振作)이 필수 요소다.

삼성 핸드폰의 디자인 유출 등도 결국은 사람에 대한 관리부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람중심의 경제를 표방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표명이, 혁신으로 이어져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성장의 발판으로 승화되길 기대한다.

정명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연구위원
정명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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