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실패 딛고 월 거래액 '100억' 달성한 인테리어 중개 스타트업

실패로 좌절해도 오뚝이처럼 계속 일어난 박성민 대표 (출처: 집닥)
실패로 좌절해도 오뚝이처럼 계속 일어난 박성민 대표 (출처: 집닥)

[스타트업4] 집닥은 이제는 모르는 이가 드물 정도로 큰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7번 넘어져도 8번 일어선 박성민 대표의 눈물겨운 히스토리가 있다. 사업 실패로 삶의 갈림길에 선 이들을 향해 박 대표가 던지는 응원 메시지는 ‘버티시라, 힘내시라’이다. 과연 박 대표에겐 어떤 사연이 담겨 있을까.

※ 기자가 인터뷰한 내용을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했다.

 

집닥 외부 전경 (출처: 스타트업4)
집닥 외부 전경 (출처: 스타트업4)

어릴 때는 주로 소프트웨어를 짜고, 컴퓨터를 가지고 놀았다. 그러나 이 분야는 내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3학년 1학기 때 자퇴한 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아버지가 대표로 있는 인테리어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다. 인테리어 현장을 접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집닥 창업 전까지 수많은 창업과 폐업을 반복했다. 1998년부터 2005년까지는 인테리어 회사인 우신인테리어 이사를 지냈고, 2005년부터 2008년까지는 인테리어 역경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우스아이 대표를 역임했다. 2008년부터 1년간은 건설 분양대행 및 시행사인 ㈜새얀 대표를 맡았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소셜커머스 유통클럽 대표였고,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 지능형 순번 대기 시스템을 제공하는 프리로소프트의 대표로 있었다. 집닥 창업 직전에는 ‘요리버리’ 맛집 배달 중개 서비스를 하는 아빠컴퍼니 공동대표였다.

이러한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2015년 설립한 집닥은 처음에는 오롯이 혼자서 기획했다. 그 과정에서 체계적인 기획을 하고 싶어 SK텔레콤에서 지원하는 T 아카데미 교육생으로 들어갔다. 기획을 공부하던 중, 팀 빌딩을 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사회 초년생인 개발자, 디자이너와 만났다. 이들은 좋은 대학을 나와서 좋은 기업을 가려는 니즈가 강한 이들이었는데, 다른 기업에 취업하기 전까지만 함께 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때 맺은 인연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새로운 사람들이 많이 유입됐지만, 창업을 함께했던 디자이너는 현재까지 같이 일하고 있다.

 

집닥 외부 전경 (출처: 스타트업4)
집닥 외부 전경 (출처: 스타트업4)

‘쿠팡, 이베이, 배달의민족, 직방’ 보며 꿈 키워

집닥을 창업할 때부터 지금처럼 큰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꿈은 훨씬 더 컸다. 아마존, 구글 수준의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당시에는 쿠팡, 이베이, 배달의민족, 직방 등이 사업에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던 시절이었고, 그래서 이들을 롤모델로 삼았다.

그리고 국내 대표 인테리어 중개 업체가 되자는 꿈을 키워나갔다. 인테리어 비교견적 중개 플랫폼 운영을 통해 인테리어 O2O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을 목표로 삼았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웹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인테리어 비교견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고객에게 집닥 파트너스 업체의 다양한 시공사례 및 공사 관련 정보를 주며, 고객의 취향에 걸맞은 파트너스들을 선별해 무료로 비교 견적 및 방문 견적 서비스를 공급한다.

‘인테리어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이고, 집닥은 고객의 터닝 포인트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기업’이라는 경영 철학을 갖고 있다. 단순한 인테리어 중개 서비스가 아닌 인테리어의 시작부터 끝까지 책임지고자 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좋은 고객을 많이 만들고, 좋은 업체를 많이 모아서 플레이그라운드를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집닥 안에서 시스템이 온전하게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이를 위해 인테리어 공사 완료 고객에게 A/S 보증서를 발급해 최대 3년간 공사의 하자를 보수해주는 ‘안심 A/S’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을 더 정교하고, 더 편리하고, 더 저렴하고, 더 퀄리티 있게 제공하는 것이 집닥 서비스의 본질이다. 따라서 이 부분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정부 관계자나 리더들과 많은 정보를 공유하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자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고, 집닥을 통해 우리나라의 인테리어 중개 서비스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

사실 A/S는 아무나 하지 못한다. 책임 의식이 있어야 한다. 훨씬 더 멀리 있는 일을 생각해야 한다. 직원들은 한 가지 일을 하는 것도 힘들다고 하지만, 나는 수백 가지 경우의 수에 대해 고민한다. 그러나 실제로 인테리어 A/S 요청은 많지 않은 편이다. 처음부터 A/S 요청이 없도록 잘하면 된다. ‘어떻게 하면 A/S 요청이 조금이라도 덜 나오게 만들까’ 오로지 그것에 몰두한다.

이러한 고민에서 탄생한 ‘집닥맨’ 1호가 바로 나다. ‘집닥맨’은 인테리어 공사 현장을 체크하고, 상황을 조율한다. 창업 1년 동안 모든 현장을 발로 뛰어 사후 관리를 했다. 동시에 인테리어 업체를 찾아가 직접 영업도 했다. 1년 동안 멀티플레이어로 살았다. 2015년 8월 집닥 서비스 론칭 이후 1년간 이런 삶이 반복됐다.

노력이 빛을 발했는지 같은 해 4월에는 빅뱅엔젤스, 시너지벤처파트너스로부터 4억 원을 투자받았고, 2016년 12월에는 캡스톤파트너스와 서울투자파트너스로부터 11억 원, 2017년 8월에는 알토스벤처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KDB 산업은행으로부터 50억 원을 투자받았다.

 

집닥 사무실 내부 전경 (출처: 집닥)
집닥 사무실 내부 전경 (출처: 집닥)

창업가는 남다른 ‘DNA’ 가져

그러나 이같은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집닥 창업 전 운영한 회사에서는 직원들에게 급여를 제때 지급하지 못한 적도 있었고, 비전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기도 했다.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신뢰가 깨지는 것은 더 견디기 힘들었다.

회사가 부도나면서 생긴 빚 100억 때문에 이후에도 창업을 하지 못했고, 신용불량자 신세로 전락했다. 이럴 때, 보통 사람은 재기가 어렵다. 그러나 오너들은 남다른 창업 DNA를 갖고 있다. 힘들어도 다시 도전한다. 현재의 힘듦보다 만들어가는 즐거움이 더 큰 것이다. 이런 창업 DNA를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 밑에서 일하지 못한다. 구멍가게라도 차리는 것이 이 사람들 특징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DNA 자체가 다르다. 나 역시 많은 창업을 했다. 재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사업이 망해도 어떻게 끝이 날지 알기 때문에 두렵지 않다.

어릴 때부터 스스로 타고난 창업가라고 생각했다. 어른이 된 후에도 창업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가족과의 약속이 있어 적당한 때를 기다렸다. 가족들은 사업이 망하고, 빚이 있는 상황에서 다시 창업하겠다는 것을 정상적이라고 보지 않았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창업가들은 창업에 대한 열망이 매우 많은 사람들이다. 다른 일을 하더라도 머릿속으로는 창업을 꿈꾼다. 일을 하면서도 몰래 창업한다. 축복받지 못한 창업을 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창업가들은 사업 초반 의지할 곳이 없고, 외롭다. 큰 성공을 이룬 사람들은 다가가기 어렵고 멀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나를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은 모두 만난다.

얼마 전에도 고객센터로 한 통의 메일이 왔다. 만나고 싶다는 간곡한 마음이 담긴 메일이었다. 답장을 보냈고, 실제로 만났다. 3월 29일에도 나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통영시의 우도에 간다. 우도에 가서 재도전 기업가와 어르신들을 만날 예정이다. 1박 2일간 함께 하며 정보를 공유하려고 한다. ‘나 같은 바보도, 나처럼 모자란 놈도 됐다. 힘내시라, 자살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

그러나 재도전이든 첫 도전이든 창업은 절대 만만하지 않다. 신분증과 임대차 계약서를 들고 가서 사업자 등록만 한다고 창업은 아니다. 사업적인 표현도 배워야 하고, 겸손한 태도도 갖춰야 한다. 또 매번 옳은 선택을 해야 한다. 사람에 대한 선택, 이 아이템을 계속 밀고 나갈 것인지, 투자를 받아야 하는지, 어떤 식으로 투자를 받을 것인지, 투자를 받지 않는다면 대안으로 어떤 전략을 세울 것인지 등등. 경영자들은 수십 수백만 가지 선택을 해야 한다. 선택을 잘하는 사람이 진짜 창업가고, 사업가다.

 

집닥 사무실 내부 전경 (출처: 집닥)
집닥 사무실 내부 전경 (출처: 집닥)

창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보통은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면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사람이다. 사람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 고객, 나를 만나러 오는 사람 등 사람 안에서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고, 더 좋은 기회가 생긴다. 험난한 창업 과정에서도 사람을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면 험난한 역경을 조금은 쉽게 헤쳐나갈 수 있다. 사업이란 고객을 중심으로 고객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시하는 업이다. 창업가들이 이 같은 고민을 거듭하다 보면, 언젠가는 큰 성공을 맛볼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나도 힘들 때는 몇 번에 걸쳐 자살 시도를 하기도 했다.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지구를 떠나는 것이 최고의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미래에는 그것보다 더 괜찮은 선택이 기다리고 있었다.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고, 노력하면 된다. 자살을 거꾸로 세 번만 외치면 된다. ‘살자, 살자, 살자.’ 사는 동안 또 힘들고 아프겠지만, 삶에 종지부를 찍는 것보다는 더 기쁘고 보람찬 일들이 찾아온다. 10년 뒤, 100년 뒤에는 살아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삶의 기로에 선 분들에게 ‘버티시라, 힘내시라’고 말해주고 싶다.

 

언제나 ‘고객 중심’ 서비스 생각해야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인테리어 관련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창업하려는 모든 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바로 사람이다. 고객들이 어떤 점에서 불편을 느끼는지 찾아서 해소해 줄 사업 아이템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그 아이템을 끊임없이 업데이트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이것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세계 최초 개발이어도, 특허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상품이 고객 중심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창업가 당신 중심으로, 당신이 좋아하는 상품을 만들었을 확률이 높다. 집닥은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시키는 것만 서비스한다. ▲안심예치제 ▲안심 집닥맨 ▲안심 A/S ▲안심 품질 재시공 ▲안심 1:1 전담제가 그 결과물이다.

 

“나는 1초짜리 인생이다”

지금까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여러 기관, 투자사, 고객, 팀원들 모두 집닥을 예뻐해 주고 많은 사랑을 줬다. 이들의 기대에 부응해 조금이라도 더 성장하는 괜찮은 회사, 보답하는 회사, 복지가 좋은 회사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2019년 12월 31일에는 두 세배 더 성장해 있는 회사가 되고 싶다. 인원수, 매출액, 견적 수, 거래금액들이 더 오른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 2020년도 마찬가지다. 멀리 있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지금 현재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

1초가 모여 1분이 되고, 1분이 모이면 한 시간이 된다. 그 시간이 모여 하루가 되고, 하루가 모여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이 모여 한 달이 되고, 또 그것이 모여 일 년이 된다. 그래서 내게는 1분 1초가 모두 의미 있다. 1초의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자. 나는 1초짜리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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