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자본’ 및 ‘전문가’ 권위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 사회는 ‘사회적 자본’이 매우 낮은 불신사회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우리가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가운데, ‘가족’을 제외하고는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관계를 찾아보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85.0%가 자신의 가족들을 신뢰한다고 응답해 가족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이 매우 강한 모습이었다. 반면 집보다 더 오랜 시간을 머무는 ‘직장생활’에서의 인간관계는 신뢰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 10명 중 4명 정도(41.4%)만이 직장 동료를 신뢰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교권에 대한 신뢰도도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학교 선생님을 신뢰한다는 의견이 전체 3명 중 1명(33.1%)에 불과하였으며, 대학 교수를 신뢰한다는 응답은20.9%에 그쳤다. 특히, 학교 선생님(14년 36.4%→17년 33.1%)과 대학교수(14년 23.5%→17년 20.9%)에게 보내는 사회적 신뢰가 예전보다도 줄었다는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학연이나 지연이 있다고 해서 그 사람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것도 아니었다. 4명 중 1명만이 같은 학교를 다닌 사람들(24.5%)이나, 고향 사람들(23.4%), 이웃집 사람들(22.5%)을 신뢰한다고 응답하였을 뿐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사람들을 신뢰한다는 응답(17.9%)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많은 사람들(63.9%)이 자녀에게 모르는 사람은 일단 의심하라고 가르치고 있거나, 가르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모르는 사람은 의심부터 하라고 자녀에게 가르친다는 응답(14년 57.3%→17년 63.9%)이 증가하고 있어 우리사회가 더욱 더 ‘불신사회’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전문가에 대한 신뢰도도 낮았다. 전체 4명 중 1명(26.8%)만이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신뢰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무엇보다도 정치인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낮았는데, 단 3.1%만이 “대부분의 정치인을 신뢰할 수 있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이러한 불신풍토는 인간관계 뿐 아니라 정부나 미디어, 유통채널에 이르기까지 사회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전체 응답자의 17.0%만이 정부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것이다. 공공기관을 신뢰한다는 응답자도 16.3%에 불과했다. 미디어에서 전달하는 ‘뉴스’를 크게 신뢰하지 않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TV에서 나오는 뉴스를 신뢰하는 소비자가 전체 10명 중 3명 정도(32.2%)에 그쳤으며, 종이신문의 기사(25.4%)와 포탈사이트에서 소개하는 뉴스(18.9%), 팟캐스트 방송에서 나오는 뉴스(15.4%)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사람들은 더욱 찾아보기 어려웠다. 특히, 국내 언론에서 소개하는 뉴스를 신뢰한다는 의견(22.6%) 보다 해외언론에서 소개하는 뉴스를 신뢰한다는 의견(32.2%)이 많아, 전반적으로 국내 미디어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히 낮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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