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

출처: 스타트업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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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한국투자파트너스는 3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오래된 역사만큼 벤처캐피탈 업계에는 커다란 족적을 남기며 남다른 존재감을 부각시켜왔다. 국내 창업투자회사중, 가장 높은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고, 총 투자 운용 규모는 2조 7,000억 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는 한국투자파트너스가 국내 창업투자회사 업계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저력은 무엇일까.

 

1986년 12월 한신개발금융으로 출발

1980년대 초,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창업투자회사(이하 창투사)가 설립되기 시작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 역시 이러한 흐름을 타고 1986년 12월 한신개발금융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그 후, 동원창업투자라는 이름을 거쳐 2005년부터 한국투자파트너스라는 사명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를 대표해 이번 인터뷰에 나선 황만순 상무의 말에 따르면, 한국투자파트너스는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며, 대내외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들을 이뤄나갔다. 2000년대 초반에는 국내 펀드에 집중해왔다.

2007년부터는 중국 진출을 시도하며, 해외로 외연을 확장해 나갔다. 2010년에는 중국 R&D 펀드를 만들었고, 이 첫걸음을 시작으로 오늘날까지 글로벌 운용사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황 상무는 “중국, 유럽, 미국, 동남아시아에서는 조금씩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알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최근에는 대표적인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꼽히는 바이오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전체 투자 중, 바이오 분야의 투자가 30%를 차지하고 있다. 황 상무는 “바이오는 ‘A Few Good Man’, 즉, 소수정예가 오랫동안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는 산업”이라며, “우리나라 인구는 5천만 명밖에 되지 않는데, 바이오는 10명 이하의 사람들이 모여 수천억 원에 이르는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독점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산업이라는 것. 

황 상무는 “바이오 분야는 정부 정책의 보호를 받을 수 있고, 바이오 의약품 특허를 취득하게 되면, 그 의약품에 대해서는 독점권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며, “이러한 이유로 한국투자파트너스에서는 바이오분야에 투자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창투사 중 가장 높은 ‘투자 성과’ 자랑

한국투자파트너스는 국내 창투사 중, 가장 높은 신용등급을 자랑한다. 황 상무는 “업계에서는 ‘신용등급’이 높다고 말하기보다는 ‘투자 성과’가 좋다고 말한다”며, 한국투자파트너스의 투자 성과가 좋은 이유에 대해서는 “늘 선제적으로 차세대 유망 산업에 뛰어들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바이오 산업의 성장성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한국투자파트너스의 바이오 본부에서는 약학 박사, 의사, 수의사, 변리사, 생명공학 박사 등 다양한 인력을 뽑고 있다. 내부적으로 바이오 산업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집단 지성 반영해 투자 의사결정

한국투자투자파트너스의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구성원 누구나 경력에 상관없이 동등하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투자의견에 대해서는 무기명으로 점수를 매긴 뒤, 이 점수를 반영하는 집단지성을 반영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무기명으로 매긴 점수가 일정 수치에 도달하지 않으면, 의견은 탈락하게 된다. 투자의견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이 장·단점을 기술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황 상무는 “보통 다른 창투사의 출자 비율은 5% 정도인데 반해,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출자 비율은 230%에 달한다”며 “펀드 성과가 좋다는 것은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자체 성과 역시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펀드 출자 비율이 높기 때문에 펀드 성과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황 상무는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운용 규모 역시 내세울 만한 점이라고 꼽았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작년에는 3,500억 원을 투자했고, 연평균 4,000억 원의 투자를 하고 있다. 이 중, 45%는 해외투자로, 중국을 포함해 미국, 영국, 호주, 독일, 핀란드,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 다양한 나라에 투자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성장가능성이 큰 시장을 가지고 있고, 기술적 성장을 이룰 수 있으며, 경영진이 신뢰할 수 있는 태도를 보여주는 곳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총 투자 운용 규모는 2조 7,000억 원이며, 매년 운용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황 상무는 “연 4,000억 원을 투자하기 위해서는 6,000억 원 정도의 투자 여력이 돼야 한다”며, “투자 전, 1년 6개월 동안은 비축하고 있는 투자 운용 규모가 충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의 투자 현황과 투자 성과 역시 괄목할만하다. 창투사에서는 투자 성과를 가리켜 IRR이라고 표현한다. 황 상무는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평균 IRR이 18%가 넘는다”며 “산업은행, 군인공제회 등에서 지속적으로 출자해주기 때문에 연평균 연 4,000억 원을 투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해외 투자의 경우, 영화 투자부터 교육용 자재, 게임, 핀테크 기업에 이르는 투자를 통해 수백 개가 넘는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황 상무의 설명이다. 

 

카카오, YG엔터테인먼트 등에 투자

그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한국투자파트너스에서는 어떤 기업에 투자 했느냐?”는 질문들을 많이 받는다며, 이런 질문을 받으면 으쓱해진다고 말했다.

“몇 해 전, 매년 몇 천 억 원씩 적자를 보는 회사에 50억 원을 투자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전 국민이 애니팡이라는 게임을 하기 시작하면서 한국투자파트너스에서는 680억 원의 이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회사가 바로 카카오입니다.” 

“블레이드 게임의 경우에도, 투자를 망설이다가 8억 원을 투자했는데, 블레이드 게임이 유행하면서 500억 원을 벌 수 있었습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에 30억 원을 투자해서 300억 원을 회수했습니다. 이 외에도 YG엔터테인먼트에도 투자했고, 로드샵 화장품인 미샤에도 설립 초기에 10억 원을 투자해 240억 원을 회수했습니다.”

 

향후 성장 산업에 선제적 대응

황 상무는 바이오 외에 한국투자파트너스에서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간다”며, “현재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분야에는 전부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성장 산업이 핀테크가 될지, 우주 산업이 될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은 늘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선진시장을 계속 두드리면, 기술적 차별성, 특허가 있는 곳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국가별로 특화된 산업이 다르기 때문에 국가의 특성에 맞게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핀란드는 게임 산업, 이스라엘은 보안 분야, 동남아시아에서는 노동집약성에 맞춰 투자한다는 것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전 세계 여러 나라 중, 중국에는 별도의 본부를 두고, 중국 시장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 중국의 상해, 북경, 청도, 광저우에 중국본부를 두고 있는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중국 사무소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중국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 외에도 미국에도 본부를 두고 있고, 싱가포르에는 본부를 두려는 의사결정을 내린 상황이다. 

이 외에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나라로는 동남아시아, 인도 등이 있다. 인도는 큰 시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이스라엘의 경우, 기술적 집약도가 높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황 상무는 “전 세계 어느 나라까지 진출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크다”며, “여러 나라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진출 시기는 확정 짓기 어렵다”고 말했다.

 

출처: 스타트업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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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시장의 리더가 목표”

황 상무는 “한국투자파트너스는 벤처 투자 분야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지속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이는 “업계 1위라는 얘기인데,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후발 주자와 격차가 큰 1등을 유지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올해의 또 다른 목표는 해외 투자에서도 회수를 많이 하는 성과를 거두는 것”이라며, “아직은 해외 투자를 시도하고 있는 정도라면, 향후에는 해외 투자에서 업계 1위의 성과를 거두고, 나아가 글로벌 벤처 투자에서 왕좌를 차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황 상무는 “최소한 아시아에서는 모두가 인정하는 사모펀드 시장의 리더가 되고 싶다”며 “이를 위해 올해에도 연 4,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투자금 이상의 출자금 펀드도 결성할 예정이며, 글로벌 교두보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황만순 상무는…

서울대학교에서 제약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약제학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유한양행(Yuhan Corp.)에서 5년여간 선임연구원으로, 2001년부터 3년여 동안은 한국바이오기술투자(Korea Biotech Investment Capital)에서 투자심사팀장으로 일했다. 2004년부터 3년 7개월간은 켐온(Chemon Inc.)에서 부사장을 지냈으며, 2009년부터는 한국투자파트너스(Korea Investment Partners Co. Ltd.)에서 상무를 맡아 바이오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사단법인 신산업투자기구협의회 회장(산업통상자원부), 코트라 Invest Korea 자문위원, 산업기술보호 전문위원(산업통상자원부), 재단법인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이사,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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