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우산공제를 중심으로
중소기업중앙회 서승원 상근부회장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중소기업중앙회의 기업 M&A 관련 투자 현황

중소기업중앙회는 소기업·소상공인의 생활 안정과 사업 재기를 지원하고자 2007년부터 노란우산 공제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노란우산 가입자의 납입 부금을 안전하게 운용하기 위해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 중이다. 특히 대체투자의 경우 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인 투자처를 발굴하고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용 중인 대체투자 자산 중에는 기업 간 M&A 시 필요한 자금을 직간접적으로 공급하는 사모펀드(PEF), 벤처펀드, 인수금융 등 다양한 기업형 대체투자가 포함돼 있으며, 그 규모는 2019년 3분기 기준으로 약 5,400억 원에 이르고 있다. 세부적으로 기업 M&A 관련 인수금융 규모는 약 900억 원, 벤처펀드, 사모펀드 등을 통한 기업 지분 투자는 약 2,700억 원 수준이며, 현재는 전체 운용자산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는 않으나, 대체투자 비중 확대 전략과 함께 그 운용 규모를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중소기업 M&A 시장 현황

정부는 중소기업 육성을 목표로 중소기업의 M&A 및 투자 촉진을 위해 관련 규제 완화와 더불어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정부기관이 주도해 중소기업과 M&A 전문 중개기관 연결, 기업 진단, 콘퍼런스 개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중소기업 M&A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M&A 시장은 아직까지는 대규모 거래에 자본이 집중돼 있어, 정부의 다양한 중소기업 M&A 활성화 및 지원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M&A 시장에 충분한 자금이 공급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중소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길은 험난하기 그지없다. 신흥국 기업의 급속한 성장과 상품, 서비스의 국경 붕괴 등으로 사업, 기술 경쟁이 국경을 넘어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어,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기업 간 M&A에 대한 고민이 절실한 시기다.

또한,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은 현재까지는 안정적인 대규모 M&A에 대한 참여를 주력해 왔으나, 앞으로는 다양한 규모와 형태의 기업 M&A에 참여해 경험을 축적하고 해외 대형 금융기관에 대항할 수 있는 전문성과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중소기업중앙회를 포함한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각각의 운영 목적에 부합하는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중소기업 M&A 관련 투자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

 

중소기업 M&A 활성화 지원 방안

중소기업 관련 데이터베이스 구축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의 권익을 대변하고 그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중소기업 관련 정책을 제언 중이고,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 활동을 수행하고 있어 그 어떤 기관보다도 중소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고충 및 필요 사항을 잘 이해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사업환경 개선과 기술 혁신, 글로벌화 지원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활발한 조사 및 연구 활동이 진행되며 수많은 데이터가 수집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이러한 데이터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않아 높은 가치의 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중소기업 관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정밀한 기준에 따라 분류한다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고충과 이슈들을 좀 더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고,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보의 제공과 더불어 중소기업이 한발 더 도약하기 위한 전략 방향에 대해 알맞은 조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체계적으로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를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그간 금융기관들이 수익 창출만을 목적으로 참여하는 중소기업 대상 M&A 관련 투자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 전문성 및 자금 모집력, 중소기업중앙회가 축적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운영 정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와 지원·컨설팅 노하우가 접목된다면, 단순히 수익만을 추구하는 중소기업 M&A 투자 구조가 아닌 피투자 중소기업과 금융기관, 사회가 건전한 동반 성장을 이룩하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수익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상생 투자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궁극적으로 중소기업중앙회가 확보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M&A 수요조사 및 컨설팅, M&A 이후 기업 통합 프로세스 자문 등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중소기업 M&A 지원 조직을 구축하는 방향도 검토해볼 수 있다.

이미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M&A 자문·지원기관과는 다르게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과 관련한 다양한 지원활동과 정보데이터를 바탕으로 중소기업 분야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그 장점을 충분히 살려 전문 M&A 지원조직을 구축할 경우, 기업과 금융기관, 시장참여자 모두에게 중소기업의 M&A와 관련한 깊이 있는 자문 활동과 심도 있는 컨설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중소기업 대상의 M&A 시장을 좀 더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공동투자(Co-investment) 기회 발굴 및 주도

중소기업중앙회는 본연의 역할에 따라 우리나라 중소기업들과 밀접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노란우산 공제사업의 자산운용을 위해 다양한 금융기관과 협력 중이고, 동종 기관투자자 등 금융 산업 내 방대한 투자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모든 M&A 거래 참여자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이해하는 ‘중소기업-중소기업중앙회-금융기관’ 간 중추적인 가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이러한 위치는 특히 M&A와 관련한 공동투자(Co-investment)를 주도하며 빛을 발할 수 있다. 각각의 중소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고민을 해결하고 그들의 성장전략을 이행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기업 간 M&A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중소기업중앙회가 보유한 탄탄한 금융 네트워크를 활용해 투자 파트너들과 함께 주도적으로 기업 M&A를 위한 공동투자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공동투자 구조를 통해 M&A 추진을 위한 자금이 필요하거나, 사업구조 재편이 요구되는 중소기업에 투자하고, 이후 중소기업중앙회와 금융기관, 기타 전략적 투자자들이 각자 보유한 투자 및 사업운영 노하우와 비즈니스 네트워크, 시장정보 등을 제공해 투자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피투자 기업 간 M&A나 사업확장을 위한 신규 투자, 연구개발, 해외진출 전략 등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피투자 중소기업의 사업 성공 가능성을 높이며, 그 결과 투자자의 투자수익 역시 극대화될 수 있는 윈윈(Win-Win)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다. 또한, 이러한 M&A 투자 노하우를 점점 더 축적해 간다면 국내 금융기관들도 해외 대형 금융기관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M&A 전문성 및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소기업 M&A 지원을 위한 펀드 조성

우리나라에는 중소·벤처기업의 육성과 안정적인 투자재원 공급체계 마련을 위해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근거해 2005년 한국모태펀드가 설립돼 운용 중이다. 모태펀드로부터 선정된 투자조합들은 정부가 공급한 모태 펀드의 자금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투자재원을 확보해 우리나라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

다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민간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M&A 거래는 대부분 대형 거래에 집중돼 있으며 특히 1,000억 원 미만의 소규모 거래에 대한 비중은 매우 낮은 편으로, 아직까지는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 간 M&A를 위한 민간의 자금이 충분하게 지원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대기업 간 합병이나 대기업의 중소·벤처기업 인수 등 M&A 관련 시장은 점진적으로 활발해지고 있으나, 이러한 M&A 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는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그들의 경쟁력 여부를 차치하고서라도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이에 중소기업이 M&A 시장에서 소외되지 않고, 중소기업 M&A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중소기업중앙회는 기관투자자로서 몇 가지의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첫째, 중소기업중앙회가 M&A 프로젝트 펀드 조성 시 앵커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이다. 

금융기관이 일일이 중소기업과 접촉해 그들의 M&A 의사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중소기업중앙회는 현장에서 직접 중소기업의 고충과 그들의 M&A 관련 니즈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들의 M&A 니즈를 파악해 금융시장에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하고 금융기관과 협업해 중소기업 M&A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펀드 조성을 주도한다면, 중소기업과 금융시장 간 정보의 괴리를 줄여 중소기업의 니즈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들이 봉착한 사업 문제에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투자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의 M&A 지원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주도해 시장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 현재까지 중소기업중앙회는 통상 연 1회 주기로 사모펀드나 벤처펀드의 운용사 선정을 위한 공개모집 콘테스트를 개최해 왔다. 이를 확대해 중소기업 M&A 지원 등을 테마로 하는 운용사 선정 공개모집 콘테스트 및 수시 모집을 병행하는 방안도 고려할 예정이다.

물론, 공개모집 콘테스트를 통해 운용사를 선정해 블라인드 펀드에 투자하게 될 때, 중소기업중앙회는 펀드 운용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는 없다. 다만, 중소기업에 대한 높은 이해와 지원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선정된 운용사에게 투자 이후 기업 운영개선 작업이나 기업 간 합병 통합 절차 등을 자문할 수 있다면, 중소기업 M&A 참여에 대한 금융기관의 컨설팅 부담을 완화하고 중소기업 M&A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장(場)을 주도할 수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M&A 관련 투자금 회수(Exit)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세컨더리 마켓 펀드 참여를 검토해볼 수 있다. 금융시장 내에서 ‘투자 → 회수 → 재투자’의 순환 구조의 중요성은 중소기업 M&A 거래 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금융기관 및 투자자의 경우 원활한 투자금 회수 시장이 존재할 때 좀 더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중앙회는 해당 전문 금융기관과 함께 중소기업 M&A 관련 세컨더리 마켓 펀드 출시 및 참여를 검토해 안정적인 투자금 회수 시장을 조성하고, 그로 인해 중소기업 M&A 재투자 역시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선순환 투자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중소기업의 영속성 유지를 위한 M&A 활용

우리나라는 높은 상속세율과 까다로운 가업상속공제로 인해 창업주가 가업의 승계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의 오랜 사업 노하우와 기술력이 사장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인 만큼 중소기업의 영속성 유지를 위해 M&A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한다.

물론, 가업을 승계하고 싶은데 높은 상속세 및 정책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사업을 매각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중소기업중앙회는 정책 당국에 관련 세제 및 제도 개선에 대해 꾸준히 의견을 개진 중이다.

다만, 사업주가 본인의 판단에 따라 가업의 승계를 포기하기로 결정하는 경우에 대한 지원책도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중앙회는 가업 승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파악함과 동시에 금융기관과 가업 승계 이슈가 있는 중소기업의 인수합병에 도움을 줄 수 있는 M&A 펀드 조성 등을 검토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해당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사업적으로 시너지가 기대되는 다른 기업과의 M&A를 주선한다면 ▲ 사업주에게는 안심하고 사업을 정리할 수 있고 ▲ 국가적으로는 해당 기업의 기술과 노하우가 시장에서 사장되지 않고 활용돼 앞으로도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되고 ▲ 해당 기업을 인수하는 기업은 기존 기업의 노하우를 활용해 사업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서승원 상근부회장
중소기업중앙회 서승원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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