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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깔아준 규제 완화의 꽃 길,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
정부가 깔아준 규제 완화의 꽃 길,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
K바이오 정책, 첨생법 통과와 발효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
  • 장재빈 전문기자
  • 승인 2020.01.1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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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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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정책과 관련 규제의 중요성과 의미도 크다. 어떤 산업이든 정책과 규제가 중요한 산업 전체의 환경에 포함되지만, 하이 리스크(high risk) 하이 리턴(high return)으로 요약되는 바이오·제약 산업에서 기업의 불확실성을 덜고, 투자를 활성화하며, 산업 전반의 생태계 조성에서 정부 정책과 관련 규제의 영향은 매우 중요한 변수임은 분명하다. 

2019년은 유독 K바이오 정책 및 규제와 관련된 굵직굵직한 이슈가 잦았다. 정부가 쏜 화살로는 ‘바이오산업 혁신전략’의 발표 및 후속 조치였던 지난 5월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첨생법)’의 통과가 그것이다. 

 

첨생법, 어떤 법인가 

첨생법은 지난 8월 2일 국회를 통과해 27일 정부의 공포를 받았다. 심사와 허가가 빠른 속도를 내도록 허용하는 '조건부 허가' 등이 지원의 핵심이다. 내년 8월 28일부터 정식 발효되는 첨생법을 두고 이견이 갈리는 가운데 K바이오 측면에선 첨단바이오의약품 관련 적합한 관리와 허가 및 심사 관련 규제 체계가 마련됐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다. 

특히 K바이오 업계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첨단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특수성을 반영한 다음의 시항이다. 첨단바이오의약품 신속처리 지원이 허용되는 부분에서 ▲혁신 바이오의약품을 다른 의약품보다 먼저 심사하는 ‘우선심사’ ▲개발자 일정에 맞춰 허가 자료를 미리 제출받아 단계별로 사전 심사하는 ‘맞춤형 심사’ ▲3상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조건으로 2상 임상만으로 일단 의약품 시판을 허가하는 ‘조건부 허가’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국민 안전 등을 이유로 일부 의료계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여론도 나왔다. 그러나 3년간의 진통 속에서 난치병치료나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 등에 대한 높은 기대감과 바이오·제약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야 한다는 위기 의식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규제 완화를 통해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정부와 업계의 강한 공감대 형성이 이유다. 국회 본회의 통과를 거친 첨생법은 재석 195명 중 179명의 찬성을 받아낸 바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첨생법 통과를 지난 2016년 미국에서 제정된 ‘21세기 치료법’과 비교하고 있는데, 의약품, 의료기기 등 의료 제품 개발을 가속화하고, 의료 제품을 환자들에게 더욱 빠르고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 제정된 일종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 안건) 법안인 ‘21세기 치료법’과 같이 첨생법이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첨단바이오 신약 개발과 연구개발(R&D)의 규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규제 완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첨생법, 안전 우려 직시하며 철저한 준비 필요 

그러나 첨생법의 국회 통과만으로 K바이오를 둘러싼 규제여건이 개선되고, 첨생법이 K바이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날개가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점이 있다. 우선 진정으로 첨생법이 K바이오 진흥과 규제 완화의 효과를 갖기 위해서는 다양한 하위 법령과 조문이 성안돼야 하고, 첨생법의 취지와 목적, 그리고 업계에서 기대하는 바들이 착실히 반영되는 과정이 남아 있다. 

또한, 법이 통과되고, 관련 법령들이 성안됐다고 해도, 모든 것이 완료된 것은 아니다.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다양한 조문과 조항들이 실제로 집행되고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보건 당국과 하위 산하 기관에서 이를 수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예산과 프로그램들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지난 11월 말 일부 언론 보도로는, 현재 국회에 제출된 내년 예산안에는 첨생법 관련 사업 추진 예산 증액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예산안에서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법령만 시행되고, 실제 사업은 수행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첨생법에서 마련한 첨단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의약품 허가 심사 체계를 실제로 담당할 인력 보충도 중요한 과제다. 가령, 첨생법에 담긴 우선심사, 맞춤형 심사, 조건부 심사를 위해서는 집중적이고 효율적인 심사가 필수적인데, 이는 실력 있고 유능한 심사 인력의 확충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자칫 심사 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심사 기간만 단축돼, 오히려 첨단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부실 심사로 이어질 경우, 이것이 K바이오 기업들의 글로벌 제약사와의 경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첨생법이 의약품 안전보다는 K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완화라는 기업의 이익 편향적 정책 결정이라는 의구심도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만에 하나, 첨생법에 포함된 관련 사업이나 규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거나, 인력 부족 등 여러 이유로 부실심사 의혹이 제기될 경우, 첨생법이 기업의 이익을 위해 시민의 안전을 도외시한 처사라는 비난이 거세질 수 있다. 이는 국내 바이오 기업에 대한 신뢰도를 하락시켜 K바이오에 날개를 달아주기보다는 어깨를 무겁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이번 첨생법 통과는 정부가 K바이오를 하나의 산업이자, 미래 먹거리로 인식하고, 시장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정책적 접근을 시도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K바이오의 산업 활성화를 위한 보다 세심한 정책적 고려와 관련 사업의 적극적인 수행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등 첨생법 통과 이후 K바이오 활성화를 위한 유관 법령의 개정을 동반해 진정한 K바이오를 위한 규제 완화와 정책 지원이 필수다. 

첨생법 통과가 K바이오 활성화를 위한 종착점이 아니라, 민관, 산학연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호흡하는 긴밀한 K바이오 생태계 조성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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