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시장 수요자도 냉정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청와대 다주택자 모두 처분 중” 뉴스속보가 나왔길래 무슨 일인가 보았더니 청와대 다주택 보유자들이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처분 중이라는 것이다. 경기도는 다주택을 가진 고위관계자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한다.

언제부터 주택 처분 중이 속보가 됐고, 주택을 가지면 죄가 되는 상황이 됐는지 혼란스럽다.

부동산 때문에 온 나라가 난리다.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3년 동안 대출을 막고 취득부터 보유, 양도까지 모든 세금을 강화했음에도 서울 집값이 잡히지 않자 급기야 임대차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까지 통과시키면서 집 가진 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과연 집을 여러 채 가진 다주택 보유자들 때문에 서울 수도권 주택문제가 발생한 것이고, 주택을 가지면 죄가 되는 것일까?

2019년 주거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가점유율은 61.2%로 10명 중 6명은 집이 있고 나머지 4명은 집이 없다고 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 서울은 54.1%로 전국평균보다 더 낮아 역시 서울의 주택문제가 심각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세계 어디라도 전 국민 모두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 자가와 임대가 적절히 섞여 주거형태를 이루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은 64%, 일본은 62% 우리나라는 61% 정도로 큰 차이는 없다.

40% 정도의 임대물량을 공급해주는 사람들이 바로 다주택 자들이다. 합법적인 세금을 내고 민간임대물량을 공급해주고 다주택자들을 주택가격상승의 주범으로 몰면서 범죄자 취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주택을 보유한 고위관계자들을 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차가운 것은 집을 많이 가져서가 아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각종 규제를 강화한 마당에 막상 정책의 당사자인 청와대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강남 아파트를 비롯해 다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내로남불의 이율배반적인 언행불일치(言行不一致) 때문이다.

공공재의 성격도 있는 부동산의 특성상 과도한 소유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합법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것에 대해 잘못이라 할 수 없으며 수익성의 원리로 움직이는 시장의 특성상 공공성을 강요할 수도 없다.

오히려 부동산시장에서 이익을 세금으로 환수한 정부가 공공의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 잘못이 더 크다. 그동안 부동산시장으로부터 거둬들인 막대한 세수를 공공임대주택 건설에만 제대로 활용했더라도 서민주거문제가 이렇게까지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서울의 경우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당장 주택문제가 심각하다고 해서 무작정 주택공급만 늘린다면 향후 실질적인 인구감소의 효과가 시장을 덮쳤을 때는 반대의 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꼭 필요한 곳에는 신규주택 공급을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지만 지금의 부동산시장 안정에는 다주택 보유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한시적이나마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는 방안이 더 효과적이다.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보다 쉽게 주택구매를 할 수 있도록 취득세, 보유세 감면 등의 인센티브도 병행되는 것이 좋다.

더불어 모든 경제이슈가 부동산에 함몰된 지금 정부도 시장 수요자들도 냉정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정부는 규제로 모든 문제를 억제하려는 조급증을 버리고 기 안목에서 국민들의 삶과 같은 부동산문제를 차근차근 하나씩 해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시장 수요자들은 지나친 탐욕보다는 가족이 행복할 수 있는 내 집 마련이 최우선 과제가 되도록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한 요즘이다.

 


김인만 소장은···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인 김 소장은 유튜브 채널 '김인만TV'를 운영하고 있으며, KDI 한국개발연구원 부동산 자문 등 국내 독보적인 부동산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다수의 매체에 부동산 전문 칼럼을 연재 중이며, YTN 라디오 <생생경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KBS <여유만만>,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SBS CNBC <용감한 토크쇼 직설> 등 여러 매체에 출연해 부동산 관련 인사이트를 공유한 바 있다. 저서로는 <문재인 시대 부동산 가치투자>, <아파트 투자는 타이밍이다>, <혼돈의 부동산시장, 그래도 기회는 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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