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철 박사(한국거버넌스학회 균형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 한양대학교 특임교수)
최원철 박사(한국거버넌스학회 균형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 한양대학교 특임교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이후로 국내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저금리가 지속되니까, 주택시장 투자수요가 늘어나 주택가격이 폭등하자 정부에서 매달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고 아우성이다. 주택가격을 잡기 위해 갭투자자 및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를 강화하자 이번에는 전셋값이 폭등하는 현장이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주택공급 물량을 늘리기 위해 정부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및 서울의 재개발, 재건축 추진, 그린벨트 해제까지 다양한 공급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대부분 5년에서 10년 뒤에나 입주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폭등하는 주택시장과는 정반대로 호텔업계는 코로나19 이후 해외 관광객의 입국이 99% 줄어들어서 최고급 호텔마저 리모델링하면서 시간을 벌거나 인력 구조조정을 시작하기 시작했다.

3성, 4성급 호텔들은 아예 문을 닫고 운영을 안 하는 곳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데 주로 서울의 도심 및 수도권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여름휴가철을 맞이해 동, 서, 남해안이나 제주도의 경우 해외여행을 못 가는 국민들의 여름휴가 예약으로 다시 객실예약이 크게 올라 조금 더 버틸수 있게 됐다.

하지만 서울 도심이나 수도권의 3성, 4성 호텔들은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는 내년까지도 회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 잘못하다가는 호텔 자체가 전체 도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일부 고급호텔들은 여름휴가시즌을 맞이하여 호캉스 패키지를 내놓거나 홈쇼핑을 통해 최고 할인가로 객실판매를 하고 있기는 하나, 이런 할인으로는 계속 유지하기에 역부족인 것이다.

그런데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단기간 전세가격이 폭등해 당장 세입자들이 서울 도심에 전세를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하는데, 만일 현재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3성, 4성 호텔들을 SH공사나 LH공사가 홍보해 주는 조건으로 3개월에서 6개월, 또는 1년 정도 임대사업을 하면 어떨까?

즉, 3성, 4성 호텔은 현재 ADR(평균 하루 숙박비)을 3만 원에서 5만 원 정도로 낮추고 대신 룸 청소나 침구교체는 하지 않고 별도의 요청이 있을 경우만 하는 조건으로 SH, LH와 함께 단기 임대사업을 하게 된다면 1인이나 2인 가구는 충분히 좋은 조건으로 3개월에서 1년까지 전·월세를 대신해서 살 수 있게 된다.

호텔의 경우, 보증금 없이 매월 결재하는 조건으로 한다면 큰 부담이 없을 것이고, 일단 내년까지 최소한의 운영은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실제로 이런 조건으로 한다면 가능하겠냐고 일부 호텔 관계자에게 알아보니까 당연히 할 수만 있다면 하겠다고 한다.

물론 SH, LH에서 홍보와 접수를 해 주고 원하는 호텔만 여기에 가입해 운영하면 된다. 세입자들은 SH, LH 홈페이지에서 조건과 위치를 확인해 신청하고, 기존에 살림들은 창고업체에 맡기고 옷만 가지고 이사 오면 충분히 3개월에서 1년내 본인이 원하는 전세가격 및 조건을 찾을 때까지 지내면 된다.

그리고 새로 아파트를 건설하려면 아무래도 5년 이상 뒤에나 입주해야 하는데, 임대용 아파트는 바로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현재 서울의 오피스 공실률은 10%를 상회하는데, 줄어들 것 같지는 않고 공유형 오피스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존 오피스를 공유형 주거로 개발을 한다면 6개월 내에 엄청나게 많은 임대용 주거가 생기게 된다. 주로 2030이 찾지만 요즘은 1인가구가 늘어나 모든 연령이 활용할 수 있다. 공유형 주거는 기존 오피스나 꼬마빌딩, 상가를 개조하면서 기존의 화장실을 공유하도록 하고, 거실, 키친 등도 공유형으로 만들고, 개인들은 방에 침대와 책상만 사용하는 구조다.

최근 ‘로프트원’이나 ‘미스터홈즈’와 같은 빌딩형 공유주거가 서울에 공급되고 있는데, 이를 좀 더 많은 오피스나 상가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다만, 주차장이 모자란 경우는 공유형 차량과 공유형 자전거만 배치하도록 해 개인차량 출입은 최소화하면 된다. 그리고 기존 오피스텔이나 호텔처럼 화장실이 방마다 있는 경우에는 분양형 주거로 리모델링해 보급하면 되는데, 다만 주차장 완화 등이 조례로 빨리 변경돼야 가능하다.

코로나19 이후로 우리는 기존의 삶이 아닌 ‘뉴 노멀(New Normal)' 시대를 살아야 한다고 한다. 즉, 호텔이 집이 되고, 온라인 쇼핑이나 배달 음식 때문에 점차 비어가는 상가나 오피스를 공유주거로 바꾸고, 반대로 에어비앤비(AirBnB)를 통해 집이 호텔이 되는 이런 시대에 살게 될 것이다.

당장 단기간에 주택을 공급해서 전부 해결하려고 한다면 오히려 부작용이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은 변화하는 세상의 패러다임에 맞춘 주택 공급이 이루어져야 한다.

모든 20대, 30대가 당장 아파트를 사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몇 년 후라도 적정한 가격에 아파트를 살 수 있다면 지금은 최고로 저렴한 임대주택이나 공유주택에 사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주택의 수요와 공급은 포스트 코로나와 플랫폼 시대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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