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지속가능 발전의 해법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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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문제 해결 대안 스마트팜

얼마 전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하 농정원)이 추진하는 스마트팜 전문 컨설턴트 선발을 위한 심사에 참여한 적이 있다. 농정원은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농업과 정보기술(이하 IT)의 융합을 통한 스마트팜 실현의 일환으로 농업과 IT 분야 전문가를 선발, 농장에 파견해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은 베이비붐 세대의 많은 인력이 직장을 떠나 바깥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농업 생산성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지하다시피 식량과 물의 부족은 인류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하는 주요 이슈다. 유엔 등 국제기구뿐만 아니라 민간단체에서도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 식량 생산은 최소한 다음 세대를 위해 즉 향후 30여 년 동안 약 70% 증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기후 변화, 에너지 문제 및 농토의 질 악화 등 도전적인 상황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어 더욱 어렵게 다가오고 있다.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하는 현안이 많이 존재하지만, 여기서는 그 범위를 좁혀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의 하나가 될 수 있는 스마트팜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왜 스마트팜인가

스마트팜이 기존 농법과 크게 다른 점은 기존에 농업 현장에서 볼 수 없었던 센서, 카메라, 단말기, 소프트웨어 플랫폼 등 정보통신(IT) 기술과 장비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즉, 농민은 컴퓨터나 핸드폰 등 단말기를 사용해 농업 시설 또는 농작물에 부착된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분석하고 작물을 관리하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작물의 생육환경을 제어하고 수집된 데이터로 작물의 수급 등을 예측함으로써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노동력 절감에도 크게 기여한다. 특히 스마트팜은 현재 농업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협하는 고령화에 따른 농업인구 감소, 생산력 저하, 농촌경제 위축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매우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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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스마트팜 스타트업

그러면 최근 유럽에서는 어떤 스타트업들이 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지 사례를 살펴보자. 2015년 스위스에서 설립된 ‘가마야(Gamaya)’는 혁신적인 이미징 기술을 사용해 특정 농지진단 서비스를 해준다. 

즉, 질병 및 해충의 조기 발견, 농작물 스트레스의 검출 및 진단, 수정 최적화를 위한 성장 모니터링 및 생산량 예측 등이 가능하다. ‘가마야’ 솔루션은 수확량 30% 증가, 비용 40% 감소, 질병 관련 위험 70% 감소 등 경제적 이익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한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Forbes)는 유럽 농업기술 분야 4대 스타트업의 하나로 이 회사를 선정했고 10억 달러(약 1조 2천억 원) 규모의 회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런던에서 2015년 설립된 스타트업 ‘모티브(Mothive)’는 농장 작업 전반을 자동화하는 토탈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질병을 예측하고, 수확량을 개선하며, 실시간으로 작물에 요구되는 환경을 파악한다. 

농작물이 익으면 농민에게 수확과 운송 시점도 알려줘 작물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신속한 운송으로 효율도 높여준다. 농장 근처에 설비를 구축해 환경 및 토양 데이터를 수집하고, 맞춤형 기계 학습 모델을 활용해 관개 및 환기를 지능형으로 자동화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특수한 작업에 로봇을 투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네덜란드의 ‘프리바(Priva)’는 스타트업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익히 잘 알려진 회사로, 세계적인 스마트팜 선도회사다. 원예시설의 기후환경 측정과 공정 제어를 위한 하드웨어 장비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작물 조명관리, 온도, 습도, 영양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데 최근에는 최첨단 IT 기술 적용으로 자신들의 제품을 업그레이드해 전 세계 시장으로 판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 13개국에 450개 지역 사무소, 400개가 넘는 국제 파트너를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프리바 아카데미(Priva Academy)’라는 교육 프로그램은 고객, 파트너, 직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교육할 수 있어 비대면이 대세인 요즘 인기가 크게 치솟고 있다.

 

대응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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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차 산업혁명이 전 산업에 걸쳐 추진되고 있는 시점에서 농업 분야도 기존에 추진해 오던 스마트팜 구축 모델을 뛰어넘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최첨단 IT 기술을 적용한 지능화를 추진하고 드론, 로봇 등을 활용하는 무인화도 추진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세대 이동통신(5G) 인터넷망을 활용한 스마트팜 구현을 위해 민관 공동으로 신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발굴, 추진함으로써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또 스마트팜 나아가 미래 농업 발전을 위해서는 농업과 IT 기술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농정원에서 추진한 컨설턴트 선발 과정에서 경험한 바에 따르면 융합 전문가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지금은 시니어 컨설턴트을 선발해 각자가 보유한 전문지식에다 부족한 타 분야 지식을 추가로 습득케 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향후에는 젊은 학생들이 두 분야 모두에 대한 전문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다학제적인 커리큘럼을 운영함으로써 미래 인재 양성에 힘써야 한다.

당장 전 농장을 대상으로 스마트팜을 구현거나 농업혁신을 위한 수많은 과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관련 업계 전문가들이 모여 지금까지 추진해온 스마트팜 현황을 분석해 중점사항부터 하나하나씩 추진해 나감으로써 스마트팜 사업이 첨단기술 기반의 영농, 편리한 영농을 이루고 궁극적으로 인류의 지속가능 발전 달성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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