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O에 맞는 향기를 입혀 드립니다
우리는 다양한 것을 보고(시각), 듣고(청각), 맡고(후각), 만지고(촉각), 맛보면서(미각) 하루를 보낸다. 그중에서는 냄새(향)는 무의식중에 우리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한 번 맡은 향은 뇌리에 강렬하게 남는다.
향은 마케팅에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향기로 객관적인 표현을 하기는 어렵지만, 잘 활용한다면 사람들에게 인상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미 해외에서는 ‘향기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국내에서의 이용도 느는 추세다.
국내 대표적인 향기 마케팅 스타트업인 ‘센트프로’는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기업에 향기를 입혀주고 있다. 기존 향기 시장의 기업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조미내 대표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기업의 향기 마케팅 시도 문턱 낮췄다
‘센트프로’는 어떤 스타트업인가?
‘센트프로’는 기업 브랜드에 따라 가장 어울리는 향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향’이라고 하면 흔히 향수(Perfume)를 많이 떠올리지만, ‘센트프로’는 향기를 통칭하는 ‘Scent’에 전문가를 뜻하는 ‘Pro’를 더했다.
현재 우리의 대표 제품으로는 기업 대상(B2B) 전문 브랜드인 ‘포레센트’, 호텔의 향을 집안으로 옮긴 디퓨저 브랜드 ‘피어센트’, 에어센트 방식으로 직접 시그니쳐 향을 조향할 수 있는 방향제 브랜드 ‘다향’이 있다.
‘향’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호텔경영학을 전공해 자연스럽게 호텔을 접할 기회가 많았는데, 글로벌 호텔 그룹은 들어서는 순간 로비 모습이 눈에 들어옴과 동시에 향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 어우러짐이 기억 깊숙한 곳까지 남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같은 호텔에 재방문하게 되면 향기가 먼저 기억나기도 한다. 반대로 어떤 호텔에서는 세련된 블랙 컬러로 장식된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게 흔한 느낌의 달콤한 과일향이 나는 경우가 있다. 오히려 이런 이질감이 향을 튀게 만든다.
창업을 결심한 계기가 궁금하다.
향기 마케팅의 성공적인 사례가 이미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호텔이 활용하지 못할까?’라는 고민을 하면서 창업을 하게 됐다. 그런데 향기 마케팅은 고급·선진국형 마케팅이라고 알려질 만큼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고, 소량으로 시그니처 향을 제작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반해 우리는 향기 마케팅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누구나 시그니처 향을 가질 수 있도록 비싸지 않은 가격과 소량 맞춤형 제작을 목표로 접근했다.
어떻게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맞춤형 제작이 가능한가?
손으로 매번 조향을 하는 것은 불가능한 공정으로, 자동화된 프로세스가 가장 중요했다. 자동 조향 기계를 개발해 섬세하게 만들어진 향의 비율을 일정하게 지키면서도 소량 제조가 가능해진 것이다. 또한 주문자상표부착갱산(OEM) 방식이 아닌 우리 공장에서 직접 조향하고 제조함으로써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다.
시장 확대 예정
향기 마케팅에서 어려웠던 점은?
예를 들어 옷은 세련되고 멋지게 입는 것도 좋지만, TPO(Time·Place·Occasion, 시간·장소·상황)에 맞는 옷을 입는 게 제일 중요하다. 향기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히 좋은 향기를 채우는 것을 넘어 장소에 가장 어우러지는 향으로 공간을 채워 가치를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향기는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주관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사람들이 비슷한 느낌을 받은 향을 제조해 주관적인 오차를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미 증명된 논문과 실험, 연구 등을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학적인 향을 제공하고 있다.
‘센트프로’의 향에 대해 소개해달라.
우리는 데이터를 가공해 자체 매트릭스를 만들었다. 향과 달리 직관적이고 이성적인 감각인 시각, 즉 ‘컬러’를 활용해 향을 제안한다. 고객사의 인테리어, 색온도, 재질, 고객층, 위치까지 분석해 가장 적합한 향을 만든다.
향기라는 주관적인 제품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객관적이면서도 합리적인 방법으로 마케팅할 수 있는 것이다. 자사 기준 1주일 이상 걸리는 조향 기간을 90% 이상 단축할 수 있다.
또 최초 자동분사 디스펜서를 한 번만 구입하면, 월간 구독되는 향을 갈아 끼우는 방식으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 개로 약 한 달 정도 유지된다. 소규모 호텔의 라운지는 디스펜서 2개만 사용해도 전반적인 공기가 달라진다.
주요 성과가 있다면?
2019년 설립한 초기 스타트업이지만, 올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 10기로 선정돼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올해 10월 여성경제인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중국의 위해(웨이하이) 지역에 20,000불 상당을 수출한 바 있으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청년자금 및 신용보증기금 운용자금 등의 지원을 통한 마케팅과 신제품 개발로 10억 원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의 사업 방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코로나 블루 등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가 늘었다. 우리는 특허등록 및 출원, 상표등록 등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향기 테크기업으로서 집중력 향상을 돕는 향은 이미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이러한 독자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노령층을 위한 향,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주는 향 등 기능성 향을 제작할 계획이다. 기존 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 기업을 위한 향기 브랜딩을 해왔다면, 이를 기반으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으로 확장해 집에서도 호텔에 머무는 듯한 느낌을 주는 향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향기 시장에서 태국과 같이 강한 향을 선호하는 동남아시아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됨에 따라 미얀마, 중국, 베트남 시장으로의 진출도 준비 중이다.
조미내 대표는···
동국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2007년 경북지방행정서기보로 공직에 입문해 2012년 경주시청에서 퇴직했다. 이후 2014년 ‘미스틱래쉬&왁싱’을 설립, 2019년에 ‘센트프로’로 사명을 변경해 향기 마케팅 사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스타트업투데이=박세아 기자] news@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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