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위미디어, 웹툰∙영상 다국어 번역 서비스 기업
카카오엔터, “콘텐츠 번역, 해외 진출 성공 핵심”
“佛 거점 삼아 유럽 콘텐츠 시장 진출 수월할 것” 기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내부(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내부(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투데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번역 서비스 기업 키위미디어컴퍼니를 인수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는 최근 키위미디어 인수 작업을 완료했고 조만간 자회사로 편입한다. 이르면 다음 달 번역 역량을 기반으로 프랑스 웹툰 시장에도 진출할 전망이다. 

키위컴퍼니는 2016년 설립된 웹툰∙영상 다국어 번역 서비스 기업이다. 자막 제작과 더빙은 물론 화면 해설, 영상 편집, 후반 작업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고객 가치를 우선으로 콘텐츠 현지화에 주력한다는 평을 받는다. 

카카오엔터는 키위미디어 인수를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세계 시장에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콘텐츠에서 번역은 해외 진출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역량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전 세계를 휩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경우 인물 간 호칭이나 극 중 대사가 영어 자막으로 어색하게 번역됐다는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글로벌 콘텐츠 기업은 관련 인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카카오엔터 역시 그동안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해 한국 본사와 현지 지사를 합쳐 100여 명의 번역 인력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에 필요한 번역 역량 강화를 위해 키위미디어를 인수한다는 게 콘텐츠 업계의 시각이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키위미디어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시기를 밝히기는 힘들지만, 인수 절차가 거의 마무리됐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사진=키위미디어그룹
사진=키위미디어그룹

한편 카카오엔터는 프랑스를 거점 삼아 유럽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경제 생태계를 황폐화시킨다는 비난을 받았던 카카오가 콘텐츠 기반의 해외 시장 진출 전략을 내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에서 만화는 소위 9번째 예술로 불릴 만큼, 하위문화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지난 1월 프랑스 만화 출판사 델쿠르(Delcourt)가 자체 웹툰 플랫폼 베리툰(Verytoon)을 론칭하면서 디지털 유통경로가 확장되는 추세다. 

현재 프랑스는 일본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만화 시장으로 언급된다. 독일 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에서 판매된 만화책은 총 5,310만 부, 매출 규모는 5억 9,100만 유로(약 8,043억 원)를 형성했다. 2016년과 비교해 판매 부수는 9%, 매출액은 6% 증가한 수치다. 

일부 국내 기업은 프랑스 대표 웹툰 플랫폼을 인수하거나 서비스를 론칭하는 방식으로 웹툰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콘텐츠 전문기업 키다리스튜디오는 2019년 현지 웹툰 플랫폼 델리툰(Delitoon)의 지분을 인수해 현지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같은 해 네이버웹툰은 프랑스어 서비스를 론칭하며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기존 시장에서 검증된 한국 웹툰 콘텐츠를 번역한 서비스 제공은 물론 공모전을 통한 현지 콘텐츠 발굴과 아마추어 작가 양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베리툰의 경우 한국 작가 위주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곽미성 프랑스 파리무역관은 “프랑스 등 유럽의 웹툰 시장은 역사가 비교적 짧은 편인 만큼, 향후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럽 내 한류 열풍으로 웹툰 원작의 한국 드라마를 다시 웹툰으로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한국 웹툰 시장은 프랑스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프랑스의 경우 유럽 내에서 아시아 문화 콘텐츠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며 “프랑스를 거점으로 유럽 콘텐츠 시장 진출에 수월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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