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경력의 방송 음악감독이 만든 국내 유일의 음악 아카이빙 회사
방송, 공연, 플랫폼 운영으로 다양한 수익 모델 구축
투자 유치로 LP 제작공장 설립 및 더 많은 아티스트와의 협업 계획
[스타트업투데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대중 및 투자업계에 소개하는 스타트업 피칭무대 ‘벤처포럼’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카이트타워 14층에서 열렸다. ㈜에스엠비투자파트너스가 주최하는 이 포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2022년의 첫 포럼에는 한국 대중음악의 아카이빙에 나선 ㈜일일공일팔 최정윤 대표가 참여해 투자설명회를 진행했다.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정확히 기록하고, 그 가치가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일공일팔의 사업 모델과 성공 가능성에 대해 살펴본다.
32년 경력의 방송 음악감독이 만든 국내 유일의 음악 아카이빙 회사
㈜일일공일팔은 한국 대중음악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알리는 역할을 자처한 문화 콘텐츠 스타트업이다. 국내 유일의 음악 아카이빙 회사이기도 하다.
일일공일팔이라는 심상치 않은 이름은 가수 김현식, 그룹 들국화와 봄여름가을겨울, 장필순 이소라 등이 거쳐 간 동아기획 옛 사무실 주소(서울시 종로구 내수동 110-18번지)에서 따왔다. 회사의 아이덴티티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회사를 이끄는 수장은 EBS, SBS, tvN 등에서 ‘K팝스타’ ‘더 팬’ ‘판타스틱 듀오’ 등을 만들어 온 32년 경력의 음악감독인 최정윤 대표다. 그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한국 대중음악을 제대로 기록해보자는 마음으로 2019년 7월 회사를 설립했다.
최정윤 대표는 “한 때 홍콩 누와르 영화가 세계적 유행을 했지만, 스타에만 의존한 나머지 지금은 기록이 제대로 남지 않았다. 현재 케이팝을 비롯해 케이 컬처가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지만, 홍콩 누와르 영화처럼 소비되고 사라지면 안 되겠다는 위기감이 느껴져 대중음악을 제대로 기록하고, 가치를 재창출하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이어 그는 “서양음악처럼 한국 대중음악도 체계적으로 뿌리를 모아 기록하고, 기록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방송, 공연, 플랫폼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해 한국 대중가요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와서 놀 수 있는 놀이터로 만들고 싶다”라고 설명한다.
방송, 공연, 플랫폼 운영으로 다양한 수익 모델 구축
최정윤 대표의 이러한 뜻에 대중음악, IT,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낸 최고의 전문가들이 기꺼이 임원으로 동참했다. 또한,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KC벤처스 등 벤처캐피털도 선뜻 투자했다.
㈜일일공일팔의 사업 영역은 크게 △방송 △공연 △플랫폼으로 나뉜다.
방송은 한국 대중가요를 만들어 온 사건과 주역을 하나씩 조명한 SBS 다큐 음악쇼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10회 방송)가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제작에만 2년이 소요된 이 프로그램은 양희은, 이문세, 장필순, 싸이, 방탄소년단 등의 가수와 박주연 작사가, 최세영 서울스튜디오 대표 등 대중음악 종사자 207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담았다. 촬영 분량만 1만 5,012분에 달했으며, 6mm, VHS 등 옛 방식의 영상 자료도 디지털로 변환했다. 가수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작곡 편곡 연주 제작장소로 나눠 구성, 흩어져 있던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기록한 첫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유튜브에서는 우리가요 Archive-k 채널을 통해 ‘슬기로운 음악 대백과’를 5개월간 선보였다. 윤상, 에픽하이, 김완선, 10cm 등 한국 가요사의 중요한 인물들을 주제로 기획, 제작한 동영상 콘텐츠 아카이브다.
공연은 ‘아카이브 K-ON’이라는 타이틀로 지난해 10월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성황리에 개최했다. ‘우리, 지금 그 노래는’이라는 슬로건으로 조규찬, 박학기, 김현철, 동물원, 함춘호, 장필순, 여행스케치, 유리상자가 출연해 이틀 공연에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1,500명의 관객을 모았다.
플랫폼은 대중의 제보를 통해 의미 있는 음악 자료와 가치를 보존하는 집단지성 플랫폼 ‘우리가요.kr’과 팬덤이 존재하는 가수와 팬이 소통하는 공간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플랫폼 ‘스테이션: PADA’로 나뉜다.
투자 유치로 LP 제작공장 설립 및 더 많은 아티스트와의 협업 계획
창업한 지 2년 6개월 남짓한 시간 동안 ㈜일일공일팔은 한국 대중가요를 기록하고 가치를 만들어내는 다양한 작업을 숨 가쁘게 만들어왔다. ‘아카이빙’이 주목적이지만, 이를 위해 방송, 공연, 플랫폼 운영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구체화했다.
특히, ‘스테이션: PADA’는 위버스와 같은 대형 팬 커뮤니티에 들어가지 못하는 가수와 기획사에 비용 부담 없이 각 집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개발도 끝난 상태다.
최정윤 대표는 “일일공일팔의 최종 목표는 전 세계의 케이팝 팬들이 한국의 음악에 대해 알고 싶으면 이곳으로 오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짧은 시간 안에 땅을 파서 잘 다졌다는 생각이다”라며 “투자유치를 통해 현재 계획 중인 LP 제작공장 설립과 오프라인 공연, ‘아카이브K’ 시즌2, 그리고 세계적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의 협업, 더 많은 아티스트와의 작업 등을 통해 본격적인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일공일팔은 오는 3월 아티스트와 팬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온라인 비즈니스 서비스 플랫폼 ‘스테이션’을 오픈한다. 현재 다섯팀의 아티스트별로 스테이션이 꾸려졌다. 또한, ‘이태원 아카이브’라는 오리지널 다큐멘터리가 OTT를 통해 송출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다. 회사는 투자 자금으로 인력 충원과 인건비, 마케팅비를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소비로 사라질뻔한 한국 대중음악사를 기록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겠다는 ㈜일일공일팔은 한국 대중음악을 사랑하는 세계인들의 입덕 진입 장벽을 낮추고, 쉽고 재미있게 덕질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최종 꿈이다.
[스타트업투데이=김수진 기자] ksj@startuptoda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