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0 시대…투자, 예술, 미디어 등 여러 분야에서 DAO 구성
DAO 시스템 적용하는 탈중앙형 플랫폼들의 미래 ‘주목’
전 산업 뒤흔들고 있는 DAO 시대 열리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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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최근 블록체인 업계에서 DAO(탈중앙화 자율조직)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DAO란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의 약어로, 탈중앙화 자율 조직을 뜻한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일정 목적 달성을 위해 누구라도 특정 요건을 충족하면 조직에 참여할 수 있다.

DAO는 기존 중앙화된 계층구조가 없는 조직 형태를 갖기 때문에 참여자들의 익명성이 보장되는 동시에 의사결정의 모든 내용이 블록체인상에 기록되어 투명하다. 또한 각종 정책과 제안 등을 투자자들의 투표로 결정함으로써 민주성과 효율성을 추구한다. 현재 블록체인 사업을 준비하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DAO를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언급하는 등 블록체인 서비스의 필수 기능으로 떠오르면서 투자, 예술,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DAO가 구성되고 있다.

국내외 DAO 프로젝트↑...탈중앙형 플랫폼 미래에 '주목'

사진=멜로망스 DAO
사진=멜로망스 DAO

세계 각국에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조직의 권한을 분산하는 DAO 커뮤니티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실험적인 차원의 조직이 형성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초 간송미술관이 재정난을 이유로 국보 '금동삼존불감'을 매물로 내놓자 국보가 해외 자본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국보 DAO'가 추진됐다. 국보 DAO는 비록 경매에 필요한 최소 금액에 도달하지 못해 낙찰에 실패했지만, 국내에서 DAO의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클레이튼 기반의 NFT 발행을 통해 기금 모집이 진행되었으며 모금된 NFT는 환불됐다.

국보 DAO는 다수의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한국의 문화유산인 국보를 매입하고 이를 보호하려는 취지로 결성됐다. 미술품 경매업체 케이옥션을 통해 나온 국보 제72호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과 국보73호 ‘금동삼존불감’의 경매에 참여해 이를 낙찰받는 것이 목표였다.

최근 NFT 크라우드펀딩 전문기업 저비스랩스(JERVIS LABS, 대표 정석현)는 영화제작 DAO인 '멜로망스 DAO'를 출범했다. 멜로망스 DAO는 상업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결성된 탈중앙화 자율조직이다. 해당 DAO의 구성원들은 시나리오 작업부터, 배우, 작가 계약, 로케이션 헌팅 등의 프리프로덕션부터 시작하여 프로덕션, 포스트프로덕션 단계까지 중요한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한다. 또 구성원들의 활동내역과 예산집행내역 등은 모두 블록체인에 투명하게 공개된다.

멜로망스 DAO 구성원들에게는 인공지능 창작자인 달리2가 생성한 멤버십 NFT가 부여되며, 기여도에 따라 다양한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이어 NFT 크라우드펀딩 후원 참여자들에게는 영화의 스토리보드, 굿즈, 포스터, 음원 등에 대한 NFT가 보상으로 주어진다. 특히 일정 금액이상 후원에 참여하고 NFT를 보유한 후원자들은 배우의 오디션이나 음원 콘테스트의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팬(FAN) 토큰이 제공되기 때문에 영화의 제작과정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작년 미국에서는 소더비 경매에 헌법 초안본이 매물로 나오자 이를 공동으로 소유하자는 목표로 '헌법 다오(Constitution DAO)’가 결성됐다. 당시 헌법 다오는 일주일도 안 돼 약 4,000만 달러(470억 원)규모의 이더리움을 모으며 화제를 모았다. 결과적으로 헤지펀드 설립자가 더 높은 입찰액을 제시하여 낙찰에는 실패했지만, 단시간 내 공동의 목표를 위해 개인들이 결집하여 실제 자금을 모아 경매 참여까지 진행한 점에서 DAO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평을 받았다. 

2016년 독일 스타트업 슬록(slock.it)이 토큰 세일을 통해 구축한 ‘더 다오(The DAO)’는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슬록의 전문 분야인 ‘스마트 록(Smart Locks)’은 탈중앙화 버전의 에어비앤비(Airbnb)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부동산을 공유하도록 했다. 당시 1억 5,000만 달러(약 1,800억원)가 넘는 자금을 조달하며,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으로 기록됐다.

급성장 중인 'DAO', 블록체인 새시대 열리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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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블록체인 업계에서 장기적으로 이용자 이탈을 최소화하고 신규 이용자 유입을 이끌어낸 사례를 찾기 힘들었다. 블록체인 업계는 DAO를 이용자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낼 새로운 수단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블록체인 데이터 전문기업 메사리(Messari)는 올해 업계 키워드로 ‘DAO’를 꼽았다. 이어 DAO 거버넌스 솔루션 기업 스냅샷랩스(Snapshot Labs)에 따르면, 지난해 5월 700개였던 DAO수는 1년이 지난 후 8.8배 증가한 6,000개 수준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제안 건수는 8.5배 늘었으며, 총 투표수도 370만건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44만8천건)에 대비 8.5배 증가했다.

이처럼 기업들 사이에서 DAO를 활용한 사업 계획을 구체화되고 있는 반면, DAO가 지향하는 의사결정의 탈중앙화의 구현 수준이 미미한 점은 향후 과제로 주어졌다.  

한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12월 2일 모멘토스(MOMENTOS) 강연에서 “블록체인 기술과 디지털 통화가 기축통화 경쟁의 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정치 분야에서도 탈중앙자율조직(DAO)이 디지털 직접민주주의 시대를 여는 열쇠다”라고 말했다.

[스타트업투데이=권아영 기자] news@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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