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인력∙자금 등 성장 핵심 요소 확보에 어려움
창업부터 투자∙일자리창출까지 선순환 구조로 사회적 가치도↑
“스타트업 동반자이자 러닝메이트 슬로건∙∙∙CFO로서 역할도 대신 하고파”

시리즈벤처스 곽성욱∙박준상 대표(사진=시리즈벤처스)
시리즈벤처스 곽성욱∙박준상 대표(사진=시리즈벤처스)

[스타트업투데이] 4차산업 시대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적극적인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글로벌 산업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는 전국 17개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운영∙지원되고 있으며 지역별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힘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서울∙수도권 스타트업 생태계는 활성화되고 있지만, 지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인력, 자금 등 스타트업 성장에 핵심적인 요소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지역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주요 방법 중 하나로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가 거론되기도 한다. 

시리즈벤처스는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 지역 스타트업에 집중했다.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지역 주력 산업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다. 박준상∙곽성욱 대표는 재무적 투자에 집중된 벤처캐피탈(VC)보다는 스타트업과 함께 고민하는 액셀러레이터(AC)에 더 큰 매력을 느껴 시리즈벤처스를 시작했다고 한다. 

박준상∙곽성욱 대표가 부울경 지역 스타트업에 주목한 더 많은 이유를 들어봤다. 박준상 대표는 “AC의 장점은 사업 초기부터 스타트업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동반자로서 같이 성장∙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창업과 투자, 일자리 창출까지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가치도 크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곽성욱 대표는 “지역에 강점이 있고 기반이 잘 닦인 타깃으로 하는 스타트업은 성장이 빠른 데다 성공 확률도 높은 편”이라며 “이런 스타트업을 발굴해 잘 키운다면 성장 후에도 서울이나 수도권 등 떠나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시리즈벤처스
사진=시리즈벤처스

 

“청년 일자리 창출, 지역 균형 발전 및 소멸의 해결책”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자 해양∙관광∙조선의 중심지로 여겨진다. 그러면서도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는 등 청년층의 이탈로 고령화가 가장 빠른 도시로 꼽히기도 한다. 

부산지역 청년은 취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서울∙수도권행을 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연구원이 지난 2월 발표한 ‘청년이 살고 싶은 도시 부산의 가능성과 대전환’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지역 청년 대부분은 ‘부산을 떠나고 싶지 않다’고 했으며 부울경, 즉, 영남지역 청년 중 74.8%가 ‘부산에 취업 기회가 주어진다면 부산으로 이주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박준상∙곽성욱 대표는 청년 일자리 창출이 지역 균형 발전과 지역 소멸의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박준상 대표는 “지역에 강점이 있고 잘 만들어진 산업을 타겟으로 하는 스타트업은 성장이 빠른 데다 성공 확률도 훨씬 높다”며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과 지역 경제 기반이 잘 갖춰진다면 청년이 굳이 서울이나 수도권으로의 이주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리즈벤처스는 부울경 기반의 AC인 만큼, 본사도 경남 창원에 있다. 금융인 출신인 박준상∙곽성욱 대표가 서울∙수도권에 비해 벤처 투자가 소외된 부울경 지역의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선순환을 이루기 위해 설립했다. 

박준상∙곽성욱 대표는 시리즈벤처스의 가장 큰 특징을 ‘지역 특화 AC’라는 점을 꼽았다. 실제로 시리즈벤처스는 2017년 부산, 2020년 창원에 이어 지난해 울산까지 부울경 지역 모두에 거점을 두고 있다. 

곽성욱 대표는 “스타트업의 동반자이자 친구 같은 런닝 메이트가 슬로건”이라고 시리즈벤처스를 소개하며 “투자는 물론 정부 지원 사업 및 보증, 팁스(TIPS)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한 자금 조달에 강점이 있는 만큼, 스타트업이 예산에 대한 걱정 없이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CFO로서의 역할도 대신 하고 싶다”고 전했다. 

 

핏타민 화상 상담(사진=킥더허들)
핏타민 화상 상담(사진=킥더허들)

 

“부울경지역 스타트업, 매출∙이익 집중”∙∙∙재평가 요소로 작용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부울경 지역 스타트업에 집중한 결과, 어느 정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다는 게 시리츠벤처스 측의 설명이다. 

시리즈벤처스는 지난 5월 경남지역 최초로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 운영사로 선정됐으며 지난해에는 경상남도지사 표창을, 2020년에는 경남 지역 최소 모태펀드 출자 사업 선정, 우수창업기획자부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시리즈벤처스가 육성한 스타트업도 좋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규산마그네슘 제조기업 자이언트케미칼은 공업용 마그네슘실리케이트를 최초로 국산화했고 2020년 부울경 최초 아기유니콘에 선정됐다. 현재는 상장 준비 중이다. 

디지털 헬스 커머스 기업 킥더허들은 지난 3월 한화자산운용과 나우IB로부터 8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1,200억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로컬 기반의 신선식품 직거래 플랫폼 미스터아빠는 시드 투자 20억 원, 프리A(Pre-A) 투자 50억 원 규모를 유치할 만큼, 성장이 빠른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박준상∙곽성욱 대표는 이들 기업이 사업의 본질인 매출과 이익을 내는 것에 집중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울경을 비롯한 대부분 지역은 서울∙수도권에 비해 벤처투자가 소외돼 있다. 이런 이유로 지역 기반 스타트업은 투자를 통한 성장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는 게 박준상∙곽성욱 대표의 설명이다. 그렇다 보디 사업 구조가 뚜렷하게 보이는 조업∙유통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 많다고 덧붙였다. 

박준상 대표는 “지역 기반이라는 점이 과거에는 스타트업의 잠재력을 낮게 평가하는 요소로 작용하곤 했다”면서도 “최근 벤처투자 시장 위축되면서 이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역 기반 스타트업이 재평가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시리즈벤처스
사진=시리즈벤처스

 

‘시리즈스트롱’ 론칭∙∙∙대표 창업 센터로 성장∙발전시킬 계획 

올해부터 시리즈벤처스는 회사만의 특색을 살린 자체 배치 프로그램 ‘시리즈스트롱’을 론칭해 집중 운영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창원 유니시티에 스타트업 보육 공간을 만들기 위한 매매 계약을 마쳤다. 2024년 완공되면 시리즈벤처스뿐만 아니라 창업 관련 기관, 투자사, 스타트업 등이 한 공간에 모여 서울의 팁스타운과 프론트원과 같은 대표적인 창업 센터로 키울 계획이다. 

한편 AC는 지난 2016년 정부가 「중소기업창업지원법」을 개정하며 AC를 관리∙육성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초기에는 AC가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6년여가 지난 지금, 일부  AC는 상장사로 한걸음 내딛기도 했다. 

모태펀드 출자사업도  AC 전용 계정이 나오고 많은 지자체에서 출자 예산을 마련하는 등 오히려 투자 여력은 예전보다 높아졌다는 게 박준상∙곽성욱 대표의 시각이다. 

반면 벤처투자 시장은 예산이 크게 줄고 민간 출자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공격적인 투자는 쉽지 않아 보인다. 곽성욱 대표는 “이런 환경에서 시리즈B, 시리즈C를 진행하는 스타트업은 어려움이 크고 폐업도 고려할 것”이라고 판단하면서도 “3년 미만 스타트업의 경우 오히려 더 많은 기회가 있으리라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스타트업의 빈자리를 새로운 혁신을 가진 신생 스타트업이 채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준상 대표는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고 실행하는 것”이라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만큼,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할 것”을 당부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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