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투데이] 기존 중앙화 된 시스템은 중앙 서버나 기관이 데이터와 거래를 통제하고 검증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가로 높은 거래 비용이 발생된다. 또 거래 과정에서 집단 또는 개인의 이익에 따른 개입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이러한 중앙 기관이 지닌 불투명성은 신뢰의 부재를 가져왔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기술이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Blockchain)은 탈중앙화 된 분산시스템으로, 거래 내역을 ‘블록’이라는 단위로 분산 저장한다. 모든 참여자가 블록의 내용을 동일하게 검증하는 방식으로 동작된다. 이를 통해 중앙화 된 시스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할 수 있으며, 거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개인의 개입 없이 참여자 모두가 투명하게 거래를 진행 및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강한 신뢰성을 갖게 된다. 이러한 특징으로 암호화폐 이외에도 금융, 의료,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개선해 효율성을 높이는데 주로 쓰인다. 

최근 블록체인 업체들은 코인을 앞세운 투기성 사업모델에서 기술과 현실 적용을 기반으로 한 사업 모델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블록체인 업계가 스스로의 정화 작용을 통해 건전한 발전의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돈을 벌고자 하는 목적만 가지고 참여한 사람들로 인해 시장의 질서가 어느정도 무너진 상태다. 시장이 활발해 큰 투자금이 유입되었을 때도 실제 블록체인 기술의 가치를 실현하지 못했다. 이러한 형태가 반복되면서 대중들에게 블록체인 기술이 부정적으로 비춰지고 있기도 하다.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 블록체인 업체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사람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쳐 성인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처럼 웹 3.0의 한 축을 담당하는 블록체인 기술도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블록체인은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나뉜다. 국내에서는 프라이버시를 중시해 주로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관심이 많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기 어렵다. 외부에서 내용을 읽지 못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을 신뢰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어 프라이빗 블록체인 시장은 쇠퇴하고 있다. 

앞으로는 모든 내용이 공개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이 주력이 될 전망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프라이버시 문제를 웹3.0으로 전환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블록체인 분야에서 해외에 비해 높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암포기술과 소프트웨어 두 분야에 정통한 연구자를 확보하여 인재양성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영지식증명(Zero-Knowledge Proof) 기술을 블록체인에 적용해 프라이버시와 성능을 향상시키는 연구를 계속 발전시켜야 증가하는 사회적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양대학교 오현옥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IT 전시회 CES 2023에서 블록체인 온라인 투표시스템 ‘지케이보팅’(zkVoting)’으로 사이버보안∙사생활보호 부문에서 최고 혁신상을, 디지털 자산 익명거래 서비스 시스템 ‘아제로스’(Azeroth)로 혁신상을 받으며, 블록체인 프라이버시 보호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인정받아 화제를 모았다. 

블록체인 업계의 성장통은 지난 4월 26일부터 28까지 3일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진행된 컨센서스 2023에서도 확인됐다. 전 세계 블록체인 관계자들이 모인 ‘컨센서스 2023’은 작년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보였다. 

올해 컨센서스는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가 주도했던 작년과 달리, 소규모 기술 특화 기업들이 주를 이뤘다. FTX 사태에 이어 블록체인 친화적 은행인 실버게이트 은행이 무너지는 등 크립토윈터(Crypto Winter,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고 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지속되는 현상)가 찾아온 올해에는 대형 거래소 대신,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보안∙확장성 플랫폼과 같은 전문 기술을 앞세운 기업들이 대거 출현했다. 

이어 NFT나 코인∙토큰과 같은 리테일 기업들보다 기업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펼치는 업체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예를 들어 월렛 서비스, 신원인증, 기술 지원 등의 분야에서 부스가 많이 개설되었다. 투자 환경이 수익성을 먼저 따지는 분위기로 바뀌면서 자연스레 그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컨센서스를 언뜻 봤을 때, 작아진 규모에 블록체인 산업이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코인을 앞세운 투기성 사업모델에서 기술과 현실 적용을 기반으로 한 사업모델로의 변화 중인 건전한 모습으로 평가한다. 

사실 불명확한 규제 환경과 도전이 계속되는 블록체인 업계에서 속 시원히 업계의 미래를 예측하고 각국 정부의 정책과 방침을 해설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 가운데, 지난 4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 통과돼 가상자산 법제화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법안에는 가상자산을 불공정 거래할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묻고,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근거가 신설됐다. 또 가상자산사업자 검사권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합의를 존중해 법률에 직접 규정하는 대신 대통령령에 근거를 두기로 했다. 

[스타트업투데이=권아영 기자] news@startuptoda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