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눈부신 성장∙∙∙이듬해부터 투자 혹한기 맞아
블룸버그, “많은 스타트업 IPO 추진 중∙∙∙제대로 된 준비는 없어”
“IPO 재개 후 시장 안정화 위해 기업 재무 정비에 주력해야 할 것”

ⓒ게티이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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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2021년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는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 불황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투자 혹한기를 맞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IPO를 추진 중인 암홀딩스와 인스타카트 등이 미국 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줄 것이라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확장 단계의 기업과 투자자는 회사의 재무 상태를 면밀히 살펴보고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 <블룸버그(Bloombereg)>는 13일(현지시각) 최근 국내∙외 일부 스타트업이 출구 전략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IPO를 준비하는 스타트업은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IPO를 통한 재개를 모색하는 기업은 철저하면서도 빈틈없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Deloitte)는 ‘민간 금융 시장: 다음으로 가는 길’(Private Financial Markets: The Road to Next)을 통해 2023년 상반기 기업가치 319억 달러(약 42조 원) 규모의 확장 단계에서 엑싯(Exit)을 이룬 곳은 441개에 불과했다고 보고했다. 반면 지난해에는 기업가치 1,425억 달러(약 190조 원)인 곳은 1,246개, 2021년 1조 달러(약 1,330조 원) 이상인 곳은 2,000개에 이른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확장 단계에 있는 기업이나 후기 단계 벤처기업, 성장 금융을 보유한 기업 등이 파이프라인은 확보했지만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치북(PitchBook) 데이터를 인용한 보고서 역시 18개월에서 24개월 전에 있었던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현금을 조달하면서도 총 기업가치 6,030억 달러(약 802조 원)를 기록한 곳은 2,000개가 조금 넘는다. 

딜로이트 바렛 대니얼스(Barrett Daniels) IPO 고문은 “암홀딩스와 인스타카트로 인해 IPO 시장에 낙관론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수요는 높지만 IPO를 준비 중인 기업은 여전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간단히 말해 파이프라인은 튼튼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미국 증권거래소의 IPO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지난해 역시 2021년과 비교하면 94% 하락한 142억 달러(약 18조 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현지 투자업계는 암홀딩스와 인스타카트 등이 나스닥에 성공 안착 후 IPO 시장을 새롭게 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지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암홀딩스의 IPO는 10배 이상의 초과 청약을 받았고 인스타카트는 공모가를 정한 후 법정 투자자와의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며 “올해 초 기업이 위기관리 정책과 인력 배치에 집중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어 “본격적으로 IPO 시장이 재개되고 시장이 안정화되면 확장 단계에 있는 기업과 투자자는 재무를 정비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전경ⓒ게티이미지뱅크
뉴욕증권거래소 전경ⓒ게티이미지뱅크

한편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자생적 성장의 토대 조성을 위한 민간부문 투자 활성화가 필요하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역협회(KITA)가 지난 6월 공개한 ‘스케일업을 위한 스타트업 생태계 국제비교 및 진단’에 따르면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세계 20위권으로 아직 미미한 점이 많으며 혁신 생태계의 활성화, 즉, 스타트업 도약 기반 조성을 위한 정부 규제 완화와 민간 투자 활성화 등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스타트업 투자금 회수는 주로 IPO 또는 인수합병(M&A)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IPO의 경우 평균 10년 이상 걸리는 데다 성공할 확률도 극히 낮아 회수된 자금이 스타트업 생태계로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기업이 출구 전력으로 M&A를 우선 고려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김꽃별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벤처 투자 기금 회수가 대부분 민간에 의한 M&A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점을 고려한다면 민간 투자, 특히 기업형 벤처캐피털 투자(CVC)가 늘어날 수 있는 투자의 선순환 토대 마련이 필수”라며 “개별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설립∙운영 단계부터 전략적 엑싯에 대해 다각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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