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사비, 생산량=소비량∙∙∙고급 식자재 브랜드 가치↑
작물 중심의 기술 기반 식물공장 플랫폼 수출 ‘추진’∙∙∙새로운 농업 환경 조성 앞장
와사비 근경 수확기간 3년→1년으로 단축

와사비팜 이종태 대표(사진=와사비팜)
와사비팜 이종태 대표(사진=와사비팜)

[스타트업투데이] 세계적으로 ‘와사비’(Wasabi)가 고급 식당에서 주로 마케팅 소재로 활용될 만큼, 작물 자체가 브랜드화되고 있다. 현재 와사비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생(生) 와사비를 먹어본 소비자는 0.1%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 중 90% 이상이 실생활에서 와사비를 먹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일각에서는 와사비가 생산량이 곧 소비량이 될 수 있는 작물로써 산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쌈채 문화가 있어 와사비 생장 과정에서 제거해야 하는 와사비 잎을 유통하면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와사비의 가치에 주목한 와사비팜은 기술 기반의 식물공장 플랫폼으로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농업 환경을 조성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종태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와사비팜 식물공장 전경(사진=와사비팜)
와사비팜 식물공장 전경(사진=와사비팜)

 

와사비 식물공장 상용화∙∙∙“농업의 블루오션 가치 구현” 

와사비 근경(根莖, 땅속 또는 지상을 길게 횡주하여 뿌리처럼 보이는 줄기)은 전 세계 해외수출이 가능하다. 또 와사비 근경 수확 시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부산물은 식품 또는 의약품 등의 원재료로 활용되기도 한다. 

주로 와사비는 근경 수확이 목적이지만, 국내의 쌈채 문화와 결합하면서 유용성분을 지닌 와사비 잎까지 활용되고 있다. 근경, 부산물, 잎(1+1+1)까지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작물로 각광받는 이유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상업적 가치가 우수한 와사비의 산업화를 실현하기 위해 ‘와사비팜’(Wasabi Farm)은 2019년 강원지역대학연합 기술지주와 합작해 설립됐다. 이후 와사비팜은 글로벌 최초로 상용화 와사비 식물공장 구축에 성공했다. 

이종태 대표는 “농업의 스마트팜(Smart Farm), 즉, 식물공장 사업화는 작물을 중심으로 작물 선정과 재배 기술을 접목하기 때문에 수익성에 문제가 발생한다”며 “와사비팜은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식물공장에 적합한 수익성 있는 작물을 개발하는 동시에 작물에 적합한 식물공장 플랫폼의 표준화를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경의 제약 없이 재배∙유통∙가공의 주체가 되는 농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상업적 가치가 최고인 와사비의 산업화를 실현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기술 기반의 와사비 식물공장의 상용화를 이뤄내는 것이다. 와사비 전문기업인 와사비팜을 설립한 이유도 농업의 블루오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와사비 식물공장 플랫폼 운영에 필요한 원천 기술은 재배시설 표준화, 재배시기별 전용 양액 및 약제, 환경관리 데이터, 와사비 조직배양”이라며 “와사비팜은 와사비 식물공장 상용화에 필요한 원천 기술과 관리 노하우를 쌓았고 재배단지의 확대를 통해 빅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수익성 기반의 기술농업을 구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와사비팜은 와사비 조직배양묘 대량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어 연중 와사비 우량묘를 자체 공급하고 있다. 또 식물공장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본고장 일본에서도 3~4년 소요되는 와사비 근경 수확기간을 1년으로 단축해 업계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기도 했다. 

 

사진=와사비팜
사진=와사비팜

 

“기술 기반 블루오션의 농업 가치↑ 목표” 

와사비는 천연 항균·항염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첫맛은 달큰하게 시작해 중간 맛은 매콤 알싸함, 끝 맛은 코끝이 찡하는 느낌의 독특한 풍미를 자랑한다. 

대부분 와사비의 맛을 상상할 수 있을 만큼 익숙하지만, 실제로 생 와사비를 먹어본 소비자는 1,000명 중 1명이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생 와사비는 호텔, 고급 오마카세 등 한정적인 곳에서 고급 식자재로 사용되고, 해당 물량도 부족해 생 와사비 자체로 차별화된 마케팅 소재로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이점을 지닌 와사비의 소비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원산지 일본에서의 기후변화와 고령화에 따른 재배면적과 재배인구 감소로 일본의 와사비 생산량은 2005년 4,614톤에서 2021년 1,885톤으로 크게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이 대표는 “현실적으로 농업 종사자의 고령화, 인구감소, 기후변화 등의 제반 여건은 지속적으로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열악한 농업환경 측면에서 볼 때 식물공장 재배시스템의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 와사비 식물공장은 초기 투자비용이 다른 농업에 비해 높은 편인데, 와사비팜은 초기 부족한 자금과 인력을 합작투자 법인 설립을 통해 조달 및 상용화에 성공했다”며 “농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팜 분야에 중점을 두면서도 귀농∙청년농∙농민이 수익사업성 기반의 방향 설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현장 기반의 멘토가 제공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와사비팜은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풀무원, 농협 등 다양한 업체들과 협업을 구축하고 있다. 백화점, 한우프랜차이즈, 오마카세, 항공기 기내식 등 다양한 곳에서 와사비 연중공급에 대한 문의와 유통에 관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와사비의 산업화를 위해서는 규모의 확대가 필수조건”이라며 “식물공장 재배단지 확대를 위한 기관투자, 토큰증권, SPC법인, 협동조합, 주말농장 등 대단위 투자부터 개인의 소액투자까지 다양한 계획을 수립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급 브랜드 가치를 지닌 산마늘(명이나물), 더덕의 식물공장 재배에 필요한 선행 연구가 완료돼 식물공장을 상용화할 계획”이라며 “산마늘(명이나물) 식물공장 사업화를 통해 쌈채 식당에 연중에 공급하고 더덕 식물공장 재배를 통해 탈피작업 없이 즉시 조리가 가능한 식자재로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와사비 근경 해외 수출과 와사비 식물공장 플랫폼 해외 수출을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브랜드 가치가 높은 작물을 대상으로 식물공장 자동화 재배시스템을 산업화하는 데 필요한 연구개발에 힘쓰는 동시에 단순한 농사가 아닌 블루오션의 농업 가치를 실현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스타트업투데이=권아영 기자] news@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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