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샘 올트먼 CEO, AI 반도체 스타트업에 670억 원 규모 개인 투자
투자업계, “선제적으로 AI 칩 확보 위한 조치”
“샘 올트먼 CEO의 역할-개인적 투자 간 이해 상충”
샘 올트먼 CEO 해임 후폭풍∙∙∙GPT스토어 출시, 내년 초 연기

샘 올트먼 오픈AI CEO(사진=샘 올트먼 CEO 공식 트위터)
샘 올트먼 오픈AI CEO(사진=샘 올트먼 CEO 공식 트위터)

[스타트업투데이] 오픈AI(OpenAI) 샘 올트먼(Sam Altman)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이 개발한 AI 칩을 구매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샘 올트먼 CEO가 오픈AI 이사회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은 이유 중 하나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오픈AI 이사회는 지난달 17일(미국시각) ‘이사회와의 소통 단절’을 이유로 샘 올트먼 CEO를 전격 해임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신설하는 AI 그룹을 운영하기 위해 샘 올트먼 CEO를 고용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샘 올트먼 CEO는 해임된 지 5일 만에 CEO로 복귀했다. 

 

사진=레인AI
사진=레인AI

 

샘 올트먼 CEO가 투자한 AI 반도체 스타트업 ‘레인’은? 

미국 정보통신(IT) 매거진 <와이어드(Wired)>는 4일 오픈AI가 AI 스타트업 레인(Rain)이 개발한 AI 칩에 5,100만 달러(약 670억 원) 규모의 투자의향서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레인은 지난 2017년 설립된 AI 반도체 스타트업으로 신경망처리장치(NPU) 칩을 개발 중이며 내년 10월 첫 칩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샘 올트먼 CEO는 지난 2019년 레인의 AI 칩 사용이 가능해지면 5,00만 달러어치를 구매하겠다는 구속력 없는 계약을 체결했다. 레인 측은 “투자자에게 샘 올트먼 CEO가 레인에 개인적으로 100만 달러(약 13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고 전했다. 해당 투자의향서는 이전에 보고된 적이 없는 것을 알려졌다. 

NPU는 인공지능망 처리에 특화된 가속기 하드웨어로 딥러닝(Deep Learning)과 같은 AI 작업을 수행하는 데 사용되는 반도체다. 

오픈AI가 개발한 챗GPT(Chat GPT)에는 1만여 개에 달하는 엔비디아(NVIDIA)의 A100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하다. 챗GPT와 같은 초거대 AI 역시 GPU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직렬처리방식을 사용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달리 GPU는 병렬처리방식을 대규모 연산을 처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거대 AI의 경우 박대한 연산을 짧은 시간 안에 처리해야 하는 만큼, GPU 중심 체계로는 고전력∙고비용이라는 한계가 있다. 업계에서는 전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비용 부담이 커져 미래 AI 산업의 성장을 막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에서는 초거대 AI가 지닌 문제점을 해결할 대안으로 NPU에 주목했다. NPU는 학습, 추론 등 AI 워크로드(주어진 시간 안에 컴퓨터 시스템이 처리해야 하는 작업의 양과 작업의 성격, Work Load) 핵심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데이터 연산 처리를 저전력으로 고속처리해 효율성을 높인다. 

현지 투자업계는 샘 올트먼 CEO가 선제적으로 AI 칩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AI 칩의 경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데다 가격도 매우 비싸다는 이유에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샘 올트먼 CEO는 과거 AI 칩에 대한 ‘잔인한 위기’와 ‘엄청난 비용’을 공개적으로 불평한 적이 있다”며 “오픈AI는 주요 투자자인 MS의 클라우드를 활용하지만, 하드웨어 제약으로 챗GPT 기능에 대한 접근을 정기적으로 차단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샘 올트먼 CEO가 여러 개발자와 가졌던 비공개회의가 담긴 블로그를 보면 AI의 발전 속도가 새로운 칩 설계와 공급망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오픈AI 공식 페이스북
사진=오픈AI 공식 페이스북

 

해임 5일 만에 오픈AI로 돌아오다∙∙∙‘GPT스토어’ 출시도 연기 

샘 올트먼 CEO가 AI 스타트업에 개인적으로 투자한 게 오픈AI 이사회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은 이유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17일 일리아 서츠캐버(Ilya Sutskever) 오픈AI 수석과학자가 이끄는 오픈AI 이사회는 샘 올트먼 CEO를 돌연 해임했고 그와 오픈AI를 공동 설립한 그렉 브록만(Greg Brockman) CEO는 항의의 뜻으로 대표직을 사임했다. 이사회는 샘 올트먼 CEO를 해임한 즉시 미라 무라티(Mira Murati)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임시최고경영자(ICEO)로 임명했다. 

샘 올트먼 CEO의 해임 소식에 미라 무라티 ICEO와 제이슨 권(Jason Kwon)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샘 올트먼 CEO를 복귀시키겠다는 내용의 메모를 직원에게 보냈지만, 이사회는 에멋 시어(Emmett Shear) 트위치(Twitch) 공동창립자 겸 CEO를 새롭게 임명했다. 

그러나 오픈AI 임직원은 이사회의 결정에 반발하며 샘 올트먼 CEO의 복직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복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표를 내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 사이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MS CEO는 <블룸버그(Bloomberg)>와의 인터뷰를 통해 MS 개 새로운 그,룹을 운영하기 위해 샘 올트먼과 브렉 브록만 CEO를 고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소식에 오픈AI 임직원은 샘 올트먼 CEO가 이끌 MS의 AI 관련 부서로 이직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반발에 샘 올트먼 CEO는 해임된 지 5일 만에 오픈AI로 복귀했고 오픈AI 이사회는 애덤 단젤로(Adam D’Angelo) 쿼라(Quora) CEO를 제외한 기존 이사진은 모두 물러났다. 잠시 동안 ICEO를 맡았던 미라 무라티 CTO는 기존 직위를 유지한다. 새 이사회에는 브렛 테일러(Bret Taylor) 전 세일즈포스(Salesforce) CEO가 의장으로 참여하고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 전 미 재무장관이 합류한다. 오픈AI 이사회 이사진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오픈AI가 레인과 맺은 AI 칩 구매 의향서에는 샘 올트먼 CEO의 역할과 개인적 투자 간 이해가 상충하는 면이 있다”고 진단하며 “이런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점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더 “오픈AI가 샘 올트먼 CEO 없이 챗GPT를 계속 개발했어도 샘 올트먼 CEO는 여전히 그에 따른 이익을 얻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오픈AI는 GPT스토어(GPT Store) 출시를 내년 초로 연기하며 후폭풍이 분듯하다. 오픈AI 측은 “GPT스토어를 11월에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몇 가지 예상치 못한 일로 내년 초로 미뤘다”고 밝혔다. 

GPT스토어는 오픈AI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인 GPT를 기반으로 개발한 다양한 챗봇을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스마트폰의 앱스토어와 비슷하다. 개발자는 직접 만든 챗봇을 선보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며 이용자는 다양한 챗봇을 골라 쓸 수 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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