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 시대, 바이오산업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4차산업혁명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바이오산업을 조망해 본다.

마켓라인의 향후 시장전망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세계 바이오 시장은 연 평균 5.7%의 성장률을보이며 4,27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글로벌데이터에 의하면 세계 바이오의약품의 시장규모가 2008년 932억 달러(약 102조 9,400억 원)에서 2016년 2,070억 달러(약 228조 7,000억 원)로 122%의 신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처럼 바이오 산업은 전 지구적인 불황 속에서도 전세계적으로 가파른 신장세를 보이는 뜨거운 산업이다.
이렇게 바이오산업이 부상하는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인구의 고령화 문제와 그에 따른 만성질환의 증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으로서 바이오 산업이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로는 세계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와 이에 따른 경작지의 감소로 식량부족문제를 해결하는데 바이오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화석연료의 고갈문제,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한 환경오염문제와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데 친환경적인 바이오 기술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바이오산업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바이오산업의 정의와 역사

바이오산업이란 바이오 기술을 바탕으로 생물체의 기능과 정보를 활용하여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산업을 말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다음과 같은 8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 첫째, 바이오 의약산업
▶둘째, 바이오 화학산업
▶셋째, 바이오 식품산업
▶넷째, 바이오 환경산업
▶다섯째, 바이오 전자산업
▶여섯째, 바이오 공정 및 기기산업
▶일곱째, 바이오 에너지 및 자원산업
▶여덟째, 바이오 검정, 정보 서비스 및 연구개발업
이러한 분류에서 볼 수 있듯이 2000년대 들어 바이오 기술이 정보통신 기술이나 나노 기술 등 다른 기술들과 융합되면서 바이오 산업의 범주가 확장되었음을 알 수 있다.
바이오 기술은 아주 먼 옛날 우리 인류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B.C 4,000년 경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치즈와 빵, 포도주 등의 발효기술이 바로 바이오 기술이다. 이런 발효기술로 말미암아 우리 인류의 식생활은 발전되고 풍부해졌다. 바이오 산업의 역사를 짚어보면 이처럼 선사시대의 발효기술로부터 출발하여 1797년 최초의 예방접종기술인 제너의 종두법 개발, 1914년 하수처리에 박테리아(미생물)를 이용하였으며, 1976년 최초의 바이오테크 기업인 제넨텍(Genentech) 이 설립되었고 1982년 최초의 유전자 재조합 의약품인 인슐린이 허가되었다. 21세기 들어와서는 IT기술, 빅테이터 등을 활용하여 새로운 신약과 의료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어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바이오산업의 특성과 분류

바이오산업은 유전체학이나 생물정보학의 발달에 따라 급격하게 발달하고 있으며 약제학이나 화학, 전자, 기계, 식품 등과 융합되어 새로운 제조업 및 관련 서비스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또한 바이오산업은 Post-IT시대의 세계경제를 움직일 패권으로 인식되어 세계 각국은 바이오산업의 육성을 위해 적극적인 정책입안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리고 바이오산업은 생명과 관련되어 있어 다음과 같은 4가지의 내재적 특수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원천물질의 탐색부터 몇 차례에 걸친 안전성 시험(임상실험)과 정부의 인증절차까지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장기간의 막대한 R&D투자가 필수적이다. 첨단 바이오 신약의 경우 평균적으로 개발기간이 15년정도 소요되며 5억 달러 정도의 투자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 사람의 생명을 다루므로 임상시험에 따른 엄격한 규제(Strict Regulation)가 따른다.
셋째, 고위험 고수익(High-Risk High-Return) 사업이다. 1만 개 중 하나 정도만이 상품화에 성공하는 대표적인 고위험 고수익 산업이다.
마지막으로 고위험 고수익 산업인만큼 성공한 하나의 상품은 세계시장 단위에서 규모의 경제를 발생시키는 매력적인 산업이기도 하다.
바이오산업은 흔히 컬러(Color)로 구분하는데 레드(Red)바이오, 그린(Green)바이오, 화이트(White)바이오가 바로 그것이다. 레드(Red)는 혈액의 색깔로서 의약 바이오를 의미한다. 우리는 바이오산업이라 하면 흔히 이 의약 바이오를 떠올리며 이로 한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바이오 산업을 매우 좁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린(Green)은 식물의 컬러로 농업 바이오를 뜻한다. 그린 바이오는 농업, 임업, 어업에 활용되는 소재와 제품을 산업적으로 대량 생산하는 분야로서 유전자변형 종자, 농약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화이트(White)는 생산공정을 의미하는 컬러로 산업 바이오를 말하는데 바이오 연료, 바이오 기반 화학제품이나 기능성 식품, 화장품 원료 등이 이에 속한다. 이렇듯 바이오산업은 의약 뿐만 아니라 식음(Food & Beverage), 에너지, 환경 등 우리 일상의 모든 영역에 걸쳐 있는 매우 광범위한 산업이다.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현주소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시장규모는 2015년 기준 11조 3,328억 원으로 2013년 9조 333억 원과 비교해보면 25.5%의 신장율을 보여 빠른 신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서 올해 3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수출액은 2010년 2조4,415억 원, 2014년 3조3,987억 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 5년간의 연평균 수출 성장률은 9%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R&D투자액은 2005년 1.4조 원에서 2014년 4.8조 원으로 괄목할 만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민간부문(44.7%)의 투자보다 공공부문(55.3%)의 투자가 더 많아 정부주도의 연구개발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개발비의 수준은 국내 IT연구개발비의 1/5 수준에 불과하며, 2013년 기준으로 바이오산업 리딩 국가인 미국의 R&D투자액과 우리나라의 투자액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는 미국의 4.5%에 불과하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우리나라의 R&D투자규모가 아직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3월에 발표된 국내 바이오산업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국내 바이오 기업 수는 총 975개사이며 이는 2013년 대비 4개사가 늘어난 결과로서 바이오 기업은 꾸준히 창업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전체 바이오 기업 975개사 중 60.6%가 50인 미만의 종업원이 근무하는 중소기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보이고 있으며, 손익분기점 이상의 매출을 하는 기업은 전체 바이오 기업의 33.1%에 불과해 매우 영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바이오 분야 기술경쟁력은 글로벌 기업 대비 57.4% 수준이며, 인적 자원의 경쟁력은 54.7%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는 가운데 최윤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해외자료를 이용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바이오산업 경쟁력은 24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R&D투자는 세계 5위 수준인데 반해 이렇게 경쟁력이 낮은 것은 바이오 기술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에 따라 제한적인 제품과 서비스만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최고 기술국 대비 기술격차를 살펴보면 2008년 7.3년에서 2014년 4.5년으로 2.8년이 단축된 것으로 조사되었으나 여전히 선진국 대비 기술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기술국 대비 기술격차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융합의료기기 1.8년, 줄기세포치료 2.8년, 유전자치료 3.8년 등이다.
한국벤처캐피털협회에서 제공하는 벤처캐피털의 업종별 신규 투자액을 살펴보면 바이오 의료분야에 대한 투자가 2014년 2,579억원, 2015년 3,170억원, 2016년 4,683억원(예상)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다른 업종보다 신규투자 규모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코스닥내 바이오 벤처기업의 시가총액 비중도 2004년 3.6%에서 2014년 13.7%로 3.8배 증가하였으며, 코스닥내 기술특례 상장기업 수도 2005년 2개에서 2014년 14개로 증가하였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기술력 바탕의 바이오 벤처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중인 것으로 보인다.

 

4차산업혁명과 바이오산업

4차산업혁명의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산업의 경계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즉, 기술과 기술의 융합, 산업과 산업의 융합으로 인해 산업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전기자동차가 그 좋은 예이다. 자동차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자동차산업에 속한 자동차 제조회사만 만들 수 있었다. 엔진기술, 변속기 기술 등 복잡하고 정밀한 기술과 함께 수 많은 부품들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 중 하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IT가술과 배터리기술 등의 융합으로 인해 자동차 전문제조회사가 아닌 구글과 같은 회사도 전기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이제 자동차는 더 이상 자동차 제조회사의 전유물이 아니다.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진 무한경쟁의 시대! 우리는 지금 바로 4차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바이오산업은 미래지식산업이다. 또한 바이오산업은 4차산업혁명시대의 대표적인 산업 가운데 하나이다. 바이오 기술과 여타 기술의 융합으로 진단과 치료의 경계가 없어지는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즉, 바이오 기술과 나노기술의 융합을 통해 고성능의 질병진단과 동시에 치료가 가능한 고기능·고품질의 의약품이 개발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미래 의료의 핵심 키워드(Key-word)는 ‘정밀’‘예측’‘예방’이다. 유전자 진단기술, 빅데이터 분석 기술 등 여러 기술의 융합으로 정확한 증거에 근거한 관찰이 가능해지고 이에 따라 개인간의 차이가 고려된 질병의 예방과 치료기술의 개발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는 “치료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 의료산업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전환됨을 의미한다.
또한 시스템 과학과 IT기술, 생명과학기술이 융합되면 신약의 개발기간이 단축되고 실패확률이 감소하며 자본의 투입 또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서로 다른 기술들의 융합으로 인해 과거 전통적인 신약개발의 병폐들이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ICT융합으로 예상되는 미래의 10대 유망기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차세대 유전체 분석칩
2. 체내 이식형 스마트 바이오 센서
3. 사이버 메이트 헬스케어
4. 개인 맞춤형 마이크로 바이옴
5. 유전자 교정세포 3D 프린팅
6. 퍼스널 노화 속도계
7. 지능형 환자 맞춤약
8. 4D 세포 추적기술
9. 운동효과 바이오닉스
10. 인지·감각기능 증강용 가상현실

현재 세계의 제약시장은 합성의약품에서 바이오 의약품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바이오 의약품의 특허와 시장 독점권이 만료되면서 바이오 시밀러(Bio similar, 바이오 복제약) 품목의 선점 전쟁이 한창이다. 또한 이미 선진국에서는 자가관리 웨어러블 기기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이런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국가적으로는 각종 규제를 과학적, 합리적, 선진적으로 풀어야 할 것이며, 시장 잠재력이 있는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의 전략으로 R&D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있는 벤처투자의 활성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개별 기업적인 측면에서는 긴 프로젝트 기간과 위험을 감수하는 기업문화가 필요하며, 해외의 유수 제약 클러스터와의 네트워킹을 구축하고 주요 벤처캐피털이 어떤 기술에 투자하는지에 대한 정보수집을 전략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또 한편으로는 신분야로의 진출, 신약 개발역량의 강화, 인재확보, 신시장 진출 등의 목적을 가지고 국·내외의 유망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M&A의 활성화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M&A를 통한 성장추구 활동은 반면교사이다.

저작권자 © 스타트업투데이(STARTUP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