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철 칼럼] 일본에는 한국상품 없는데 일본인 불매운동 왜 걱정하나
[최원철 칼럼] 일본에는 한국상품 없는데 일본인 불매운동 왜 걱정하나
  •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최원철 특임교수
  • 승인 2019.08.2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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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최원철 특임교수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최원철 특임교수

[스타트업투데이] 일본의 경제보복조치 이후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이 시점에 최근 방송사들 사이에서 정부나 지자체, 국회에서는 불매운동을 자제하고 민간차원에서 스스로 자발적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리고 일부 교수들은 일본인들이 한국제품에 대해 같이 불매운동을 하면 큰일 난다는 식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현실은 어떨까?  

필자는 도시재생 및 관광개발 등에 대한 해외현장 연수교육을 시키기 위해 국회의원, 시장, 군수 및 공무원 그리고 건설업계, 부동산 개발업계 회장 및 임직원들을 모시고 연평균 12회 이상 해외 견학을 다니고 있다. 물론 일본도 동경, 오사카, 나고야 등을 최소 1년에 2~3차례씩 현지교육을 위해 견학을 매년 다니고 있다.  그러면서 각 나라의 백화점, 대형 쇼핑상가, 마트는 물론 편의점까지 한국제품들이 얼마나 많은지 직접 매년 확인하고 있다.  

그런데 싱가포르, 홍콩, 마카오,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의 동남아 국가 및 중국에서는 매년 한국 소비재나 식음료들이 큰 폭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오직 일본에서만 어느 순간 한국 소비재나 식음료들이 편의점에서조차 거의 사라지고 있고 작년부터는 아예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면 실제로 2018년 대일본 수출실적에서 확인해 보면 어느 정도일까?

 

2018년 대일본 수출실적에 따른 소비재 판매는 감소

2019년 1월에 KOTR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서 발표한 Global Trade Report 19-001 보고서 ‘2018년 12월(연간) 수출 동향’에 따르면  대일본 수출액은 국내 전 수출 비중의 5.1%에 달하는 305.7억 달러이다.  2017년에 비하면 일본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철강, 일반기계, 석유제품 등의 수출이 늘어나서 14% 정도의 증가를 기록하였다.

그러나 자동차, 자동차 부품,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선박류 등 소비재는 감소하였다. 즉, 일본은 고부가가치의 상품을 생산하기 위한 원자재 수입은 늘렸지만, 일본인들이 접할 수 있는 소비재 수입은 크게 줄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석유제품은 71.6% 증가, 철강제품도 5.1% 증가, 일반기계도 6.1% 증가하여 일본의 경제 부흥에 필요한 원자재만 수입을 크게 늘렸다. 특히 일본 가전 회사들이 꼭 필요한 OLED의 경우, 7,200만 불을 수출하여 2017년 대비 92.6% 늘어났다. 즉, 일본 내에서 꼭 필요한 원자재는 한국에서 다 가져다 쓰고 있다.  

그러면 실질적으로 소비재의 수출은 얼마나 되었을까?  자동차는 2,800만 달러로 약 280억 원을 수출하였는데, 실제 판매액은 46억 원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면 한국에서 일본 자동차는 얼마나 팔렸을까? 

가장 많이 팔린 도요타의 경우 2018년에만 1조 1,976억 원을 팔았고, 나머지 회사들과 모두 합하면 한국에서만 1조 4,000억 원을 팔았다.  자동차에서만 약 1조 3,950억 원의 적자를 본 셈이다.  물론 파는 곳이 아예 없으니까 일반인들이 한국의 자동차를 살 기회조차 아예 없는 것이다.  주로 한국의 대사관, 영사관 등에서 수입한 차와 한국 기업들이 그나마 산 것이다.  

그럼 패션의류는 얼마나 수출됐을까?  2018년 전체를 보면 4억 1,100만 달러 (약 4,110억 원)가 수출되었다. 여기에는 완성된 옷과 신발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그러면 일본회사들은 한국에서 얼마나 팔고 있을까?  SPA 브랜드의 대명사인 유니클로만 한국에서 2018년에 1조 3,732억 원을 팔았고, ‘데상트’, ‘르꼬끄’, ‘먼싱웨어’ 등을 수입해서 팔고 있는 100% 일본 투자기업인 데상트코리아에서만 2018년에 약 8,3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그리고 신발 편집매장 중 가장 큰 ABC마트도 한국에서 2018년에 5,11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대표 패션브랜드 몇 곳의 실적이 한국 패션의류 수출 전체 금액의 몇 배에 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컴퓨터의 수출은 약 3억 2,700만 달러 (약 3,270억 원) 정도이다.

그러면 한국에 들어온 대표기업인 SONY사의 경우 한국내 매출은 얼마나 될까?  작년에 가전제품 및 플레이스테이션 4, VR 등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한국 내 2018년 매출은 약 1조 2,835억 원 정도이다.  우리나라 컴퓨터 수출 전체 실적의 4배에 달한다.  물론 이것은 SONY사 한군데 매출이고, 다른 일본 컴퓨터나 가전 회사들의 실적은 더욱더 많이 있다.  

그러면 유망소비재로 알려진 화장품은 얼마나 수출이 되었을까? 화장품의 경우 2018년 대일본 총 수출액은 3억 3백만 달러 (약 3,030억 원) 정도이다. 국내 면세점에서 팔린 일본의 SK II 화장품의 매출액이 3,240억 원이니 중국이나 동남아, 전 세계에서 각광 받는 한국의 화장품이 일본 내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기타 생활용품은 2017년 대비 수출이 4.9% 감소하였고, 농수산식품도 0.5% 늘어나는데 그쳤다.  

 

일본인 관광객이 줄어들면 걱정될까? 

우리가 일본에 여행을 안 가게 되면 일본인들도 한국에 여행을 안 와서 우리 관광수지 적자에 큰 부담이 된다?  과연 그럴까?  2018년에 한국인의 일본 관광은 753만 명으로 공식적으로 소비한 금액이 5,881억엔 (약 6조 4,394억 원) 이었다. 반면 한국에 온 일본인 관광객은 294만 명에 달한다. 2017년에 비해 27.6%나 늘어났다.

그런데 이들이 국내에서 소비한 금액은 공식적으로 1조 5천억 원 정도이다. 한국에 오는 관광객 중 중국인은 1인당 평균 2,000달러를 쓰는 반면,  일본인은 700달러 정도만 쓰기 때문에 관광객 숫자에 비해 소비한 금액은 매우 적다. 특히 면세점에서의 구매력도 많이 떨어지고 있다. 이 수치만 보면 한국인이 일본에 안 가고 일본인이 한국에 안온다면  약 5조 원의 관광수지 흑자를 기록한다. 

2018년도에 한국의 관광수지는 1조 3,207달러 (약 15조 원) 적자였다. 그리고 한국인이 가장 많이 갔던 나라도 일본이다.  일본 관광이 급증한 이유는 국토부가 지역균형발전의 일환으로 인가를 내준 국내 저가항공사(LCC) 들이 주로 일본의 중, 소도시에 경쟁적으로 노선을 확대하면서 일본인의 입국보다는 지방 관광객들의 일본 관광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지금 한국인들이 일본 관광을 자제하고 나서니까, 일본의 지방 중, 소도시들이 난리가 났고, 조만간 그 효과는 점차 커지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번 경제보복조치를 과감하게 추진했던 일본 정치인들은 큰 곤욕을 치르게 될 것이고,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정상화하는데 엄청난 고심을 하게 될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들이 우리가 일본 여행을 자제하고, 일본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최근 주변에서 일본인들이 한국상품 불매운동하면 우리 경제가 타격을 받지 않겠느냐고 하는 질문들을 하면 필자는 이렇게 말해 준다.  

“일본 내에서 한국제품을 살 수가 있어야 일본인들이 불매운동을 하든 말든 한다. 우리는 불매운동을 하면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상승되고 일자리가 늘어나고, 경제가 점차 좋아지는데, 일본인들은 오히려 빠른 속도로 힘들어지게 되니까, 일본 정치인들에게 그 책임을 묻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이번 기회에 무역 불균형도 바로 잡고 국내 경기도 살리고 일자리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일본 여행 최대한 자제하고, 일본 불매운동은 정부나 지자체가 시키지 않아도 우리 국민 모두가 꼭 해야만 하는 운동임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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