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최근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연일 폭등하고 있어 정부에서도 부동산 공급대책 및 보유세 강화 등 2020 세법개정안까지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서울에서 단기간 내에 대규모 아파트 공급을 위해 강남, 여의도의 재건축 추진, 유휴부지 및 공공기관 부지 활용, 그린벨트 해제 등 다양한 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런데 서울에서 갑자기 대규모로 공공부지를 찾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리고 이미 용산 등에는 미니신도시로 공급하겠다고 발표까지 된 상황이라 신규 택지 확보는 사실상 3기 신도시처럼 토지보상 후 택지 조성, 택지 분양 및 아파트 조성과 같이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현재 강남, 여의도의 재건축을 공공임대 방식으로 하여 추진한다고 하지만, 역시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러면 공공택지이면서 개발 후 주변 주민들도 좋아지고, 짧은 시간 내에 바로 착공할 수 있는 대규모 택지는 어디에 있을까?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지하철 노선 중 하나인 서울역부터 구로역 구간은 지하철 1호선과 KTX 등 경부선 열차들이 지상으로 다니고 있다. 당연히 주변은 항상 시끄럽고 주거단지 개발이 쉽지 않은 준공업지역이나 상업지역으로 계속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지상구간을 지하화하는 것은 더욱 시간도 걸리고 어렵다. 자동차 도로는 서부간선도로처럼 일부 구간을 지하화하고 램프가 있어도 자동차는 큰 무리가 없지만 철도는 지하로 가려면 엄청나게 긴 구간에 램프가 설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원역을 지하화하는 자문회의에 여러 번 참석한 필자는 철도공사 및 철도연구원 전문가들이 얘기하는 내용을 충분히 들었다. 그러면 반대로 철도 지상위를 DECK로 덮고 그 부지를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예전에 행복주택을 이런 식으로 건립한다는 계획이 있었지만, DECK 공사비가 너무 많이 들어 저렴한 행복주택을 공급하기가 힘들다는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초고층 고급 임대형 주택을 짓는다면 얘기가 다르다.

서울역부터 구로역까지 모두 DECK로 연결하고 그 위에 49층 초고층 임대주택을 짓게 된다면 엄청난 규모의 고급 임대아파트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미 영등포역이나 용산역, 평택역과 같이 철도 운행을 그대로 하면서 지상구간을 개발한 경험도 많이 있고, 일본의 나고야역과 같이 철도역사 위에 초고층 호텔도 가능하다. 나고야역사에는 나고야 메리어트 아소시아호텔이 있는데, 일본에서 6번째 높은 52층 규모이다.

즉, 지상 1층에 철도가 있어도 백화점이든 레스토랑이든 호텔이든 거의 소음과 진동 없이 건설공사가 가능하고 오히려 공사가 완료된 후에는 주변지역이 매우 조용해져서 주거지로 개발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그리고 DECK을 건설하면서 노량진역부터 구로역까지 DECK 중간에 유료 고속화도로를 넣으면 출퇴근 시간에 교통량을 많이 분산시킬 수 있어서 좋고 유지관리비용도 충분히 나오기 때문에 더욱 좋다.

49층부터 주변 상황에 따른 층수로 다양하게 고급 임대아파트를 건립하게 되면 교통요지에 있기 때문에 인기도 좋을 것이고, 용산이나 마포의 집값 상승도 충분히 줄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부지는 코레일부지이므로 DECK 상부의 아파트는 일반 매각이 안 되므로 임대아파트로만 건립이 가능하게 된다. DECK 설계가 완료된 후 바로 fast track으로 공사가 시작될 수 있기 때문에 대규모 택지조성이나 재개발, 재건축보다 시간을 절약할 수도 있다.

이렇게 서울역부터 구로역까지 철도구간을 모두 DECK화 하고 고급 임대아파트를 건립하게 되면 3년안에 30,000세대 이상 건축이 가능하게 된다. 물론 평형이나 동 간 간격, 층수 등을 고려해야 하므로 세대수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DECK 양쪽을 연결하는 브릿지를 설치하고 DECK 상단을 최고의 조경으로 공간을 꾸민다면 주변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의 공원도 같이 조성되게 된다.

단시간 내에 대규모 아파트건립도 가능하면서 주변환경도 개선되고, 엄청난 규모의 주택도 공급이 가능하므로, 이런 새로운 방법도 있다는 것을 고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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