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련된 비즈니스 전문가가 필요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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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한다. 시니어는 조언자 또는 관리자가 아닌 숙련된 전문가로 인식돼야 하고 사회와 기업은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시니어는 보수적이고 도전적이지 않다는 생각은 사회가 만든 것에 불과하지 않을까? 기회가 있으면 그들은 변화하고, 변화한 이들이 속한 조직은 강력한 전문가를 보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선진국이 저성장기로 진입하면서 고령화에 대한 사회적 이슈가 지속되고 있다. 수많은 기업이 인적자원의 효율성을 원하지만 인구의 고령화 문제로 인해 기업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최근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은 20~30대 직원이 많기 때문에 고령화에 대한 고민이 덜하다. 그러나 일반 기업은 정년퇴임까지 근무 기간이 길기 때문에 유연하지 않은 현재 노무 이슈로 인해 적절한 대응이 필요해지고 있다.

다만 스타트업도 성장하게 되면 장기 근속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해당 이슈를 평상시에도 인지하고 있다면 이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고령화 시대에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인적자원을 운영할 수 있을까?

 

시니어 대하는 기업의 자세 중요

우선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조직문화부터 변해야 한다. 기업의 핵심 포지션은 한정돼 있는데 직원들은 점점 나이가 들어간다. 나이가 많으면 혁신하지 않고 꼰대스럽다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

사회에는 나이가 많더라도 유연한 사고를 지닌 성숙한 어른이 필요하다. 이들은 때로는 젊은 직원보다 훨씬 더 강력한 실행력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시니어를 대하는 기업의 태도다. 시니어를 단순히 조언하는 자 또는 관리하는 자로 정의 내린다면 당연히 빨리 집에 가야 하는 존재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기업의 직책은 한정적이다. 따라서 직책을 갖게 되는 리더는 나이가 아닌 리더십의 유무로 임명돼야 한다. 물론 나이가 많은 직원이 경력개발을 통해 리더십 능력을 보유할 확률이 높지만 우리는 수많은 경험을 통해 반대의 상황도 봐왔다.

반드시 나이가 많다고 리더가 될 필요는 없다. 숙련된 전문가는 실무자로서 은퇴할 때까지 본인의 업무능력에 집중하며 일할 수 있다. 따라서 최근 기업들은 관리자와 전문가 트랙(Track)을 나눠 전문가 육성에 힘쓰고 있다. 기업은 고령화 시대 인력운영을 위해 다음의 두 가지 제도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 트랙 운영

기업은 보통 관리자 트랙만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제는 전문가 트랙을 커리어 관점에서 기획하고 직원들에게 제안해야 한다. 즉 전문가로서 임원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인사제도를 기획해야 한다.


조직 문화의 유연성

리더는 나이로 임명되는 것이 아니다. 나이가 어려도 업무력과 더불어 솔선수범, 포용력 등 리더십 역량을 갖춘 인재는리더가 될 수 있다. 나이 많은 팀원이 나이 어린 팀장에게 어색하지 않은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이는 최근 도입 사례가 늘고 있는 ‘님’ 호칭 문화와도 연관된다. 많은 기업들이 탄력적이고 유연한 조직을 보유하려면 전문가 트랙 운영과 조직 문화 유연성 제고 두 가지를 선행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이를 통해 나이로 인한 고령화 문제에서 1차적으로 벗어날 수 있다.

예전에는 시니어의 역할을 강조하며 그에 맞는 일자리를 조성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시니어와 주니어를 구분하지 않고 본인의 의지와 능력에 맞는 일자리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시니어에게 맞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오히려 더욱 가치 있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제도를 운영하고 시니어는 기업의 변화에 맞춰 스스로 필요한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조직문화 차원에서 스스로 자존심을 세우기보다 업무력을 기반으로 실체적인 성과를 창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즉기업과 개인 모두 노력해야만 고령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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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를 움직일 강력한 당근이 필요하다

기업문화와 인식 개선 등의 소프트적인 변화를 시행했다면 하드웨어적인 이슈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는 스타트업을 포함한 모든 기업에 필요한 니즈로, 비즈니스 세포 분할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이를 사내벤처라 칭했고 최근에는 사내 스타트업등 다양한 명칭이 존재한다. 회사에 시니어급 직원이 많아진다는 것은 관리자가 많아지는 것이 아닌 숙련된 비즈니스 전문가가 많아지는 것이다.

이러한 숙련된 비즈니스 전문가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는것은 상당히 어렵다. 따라서 자극과 보상이 큰 실전형 창업과 스타트업을 권유하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복귀할 수 있게 도와준다면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있다.

사내에서 시작한 창업은 회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즈니스여야 함은 기본이다. SK의 ‘하이개라지’라는 사내 벤처 프로그램은 실패하더라도 재입사를 보장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운영하고 있다.

최근 사내 스타트업을 운영함에 있어 주니어들이 대거 참여한 뒤 성공 후 분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숙련된 전문가 즉 시니어를 활용함에 있어 반대 정책이 될 수 있다. 주니어의 참여를 제한하기보다 시니어와 함께 팀을 이루도록 하면더 좋은 제도 운용이 가능하다.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은 기업들이 애자일 조직을 지향하고 있다. 에자일의 핵심은 유연함이며 유연함은 민첩성을 기본으로 한다. 조직이 빠르게 뭉쳤다 헤어질 수 있는 구조를 기획하고 알맞은 성과관리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러한 애자일 조직에도 유연성을 보장하는 사내 스타트업 제도가 필수적이며 회사의 비즈니스와 연관된 사내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은 여러 비즈니스 세포들을 만들면서 역동적인 구조로 성장할 수 있다.

사내 스타트업을 활성화하는 분위기는 ‘OKR(Objective Key Result, 목표•핵심결과지표)’과 같은 단순한 성과관리도구 도입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기존의 복잡한 성과관리보다 분명하고 도전적인 목표를 제시해 성과와 성공의 기준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기회는 시니어들에게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도전정신을 다시 한번 떠오르게 하고, 젊은 인력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이 5단계에 걸쳐 고령화 시대의 조직운영 프로세스를 나눠볼 수 있다. 고도화된 사회에서 노령화가 늦춰지고 있는 만큼 시니어, 주니어 구분 없이 전문가라는 타이틀로 기업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사회와 기업은 이를 적극 응원하고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이미 수많은 벤처 사례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김형섭 티엔에프리더스 대표

김형섭 대표는···
2007년 퍼메듀컨설팅㈜을 인수 합병한 후 현재 티엔에프리더스㈜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 경영과 인적자원관리(HR) 연계 전략 수립을 주력 자문 솔루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2010년 인천공항공사 내부 임직원 육성 및 서비스 고도화 자문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주요 국제공항 인적자원관리 컨설팅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소재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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