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거래 사례와 국내∙외 동향 분석 및 시장상황 전망
한국M&A시장, 넘치는 유동성 속에서 암중모색
“내년 코로나19 불확실성 감소하면서 M&A 활성화될 듯”

(사)한국M&A협회(협회장 김규옥)가 주최하는 웨비나가 ‘코로나19 이후의 M&A 동향’을 주제로 카이트타워 14층에서 18일 열렸다. 이날 웨비나를 통해 참석자들은 코로나19 이후 M&A 분야에서 나타난 주요 거래 사례와 국내∙외 동향을 분석하고 시장상황을 전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규옥 한국M&A협회장은 개회사에서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맞아 전통산업과 관광, 운송산업 등은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비대면과 바이오, 전기차 등 새로운 산업이 부상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시대 인공지능, 디지털 뉴딜, 친환경 등 새로운 기술의 접목이 어느때 보다 중요해지는 시기”이라고 말했다. “이번 웨비나가 짧은 시간이지만 귀한 인사이트를 얻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사)한국M&A협회(협회장 김규옥)가 주최하는 웨비나가 ‘코로나19 이후의 M&A 동향’을 주제로 카이트타워 14층에서 18일 열렸다.
(사)한국M&A협회(협회장 김규옥)가 주최하는 웨비나가 ‘코로나19 이후의 M&A 동향’을 주제로 카이트타워 14층에서 18일 열렸다.

◇ 김이배 교수, “코로나19 불구 올해 국내 최대 규모 M&A 이뤄져”

김이배 덕성여대 회계학과 교수는 ‘COVID-19 영향과 M&A Trend의 변화’를 주제로 발제를 했다. 글로벌 M&A 시장에서 한국은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의 확대로 글로벌 M&A 거래가 33% 감소했다. 그러나 국내 기업 관련 M&A는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계열사 등 최대어를 앞세워 우리나라 최대 거래액은 64% 증가했다. 특히 구조조정성 매물을 앞세운 대기업이 매도자로,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을 등에 업고 연기금∙공제회 등으로부터 조 단위 자금을 모은 PEF(사모투자펀드) 운용사가 매수자로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M&A 시장의 핵심 주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다. 김 교수는 “올해 이뤄진 5,000억 원 이상의 거래 중 절반가량이 ‘친환경’ 테마”라며 “ESG 열풍에 맞춰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2차전지 기업의 가치가 껑충 뛰어올랐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M&A도 올해 이뤄졌다. 지난 10월 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Intel) 낸드(Non-Volatile Memory Solutions Group, NAND) 사업부를 10조 3,000억 원대에 인수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에도 국내 대기업이 M&A에 11조 원 이상 투자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코로나19로 경영환경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국내 500대 기업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공격적 M&A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구조조정 M&A 증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양극화와 한계기업으로 산업 내 구조조정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자원의 분배 효율성 측면에서는 하락할 경향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PEF 산업도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정부의 재정정책 확대로 연기금의 자금유입과 대체투자 관련 M&A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김 교수는 “시장 개선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사태와 관련돼 있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금융 생태계 키워드로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의 어려움 ▲비시장장벽 ▲문화적 차이 ▲해외시장 ▲핀테크 규제 ▲사회적 인식 구조 ▲선순환 ▲과학적 가치 평가 ▲지원 보다 투자의 중요성 ▲도덕적 헤이 ▲ESG 강조 등을 꼽으며 “한마디로 지속가능성”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코로나19 위기 해소 후 경제 회복 시 산업구조 개편과 구조조정을 위한 M&A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혁신산업으로의 구조전환 등 신속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M&A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또 “M&A는 불완전 자본시장을 이용하는 것이므로 시장을 직접 부양하는 정책은 실패 가능성이 높다”며 “인위적 부양 보다는 장애요인을 제거하는 간접적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M&A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할 수 있는 이해관계자의 인식개선과 문화적 확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이배 덕성여대 회계학과 교수가 ‘코로나19 이후의 M&A 동향’을 주제로 열린 웨비나에서 ‘COVID-19 영향과 M&A Trend의 변화’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김이배 덕성여대 회계학과 교수가 ‘코로나19 이후의 M&A 동향’을 주제로 열린 웨비나에서 ‘COVID-19 영향과 M&A Trend의 변화’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 “유럽과 중국 M&A 움직임 주목해야”

이어진 토론은 김규옥 협회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신경택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 유재훈 아시아미래연구원장,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김낙회 법무법인 율촌 고문(전 관세청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신경택 부행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취약점 문제로 크로스보더(국경 간 이동, cross-border) 보다는 자국 내 M&A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며 “당분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pandemic) 이후의 전략적인 M&A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기업을 중심으로 M&A 논의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국내 그룹사들의 사업구조 재편은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매각물건도 상반기 대비 상당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특히 자금력이 풍부한 PEF 중심으로 알짜기업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훈 원장은 “한국은 유럽과 중국 M&A와 관련된 움직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은 코로나19로 경제적 상황이 안 좋은 곳 중 하나다. 상업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가장 우려되는 곳이기도 한다.

중국은 이전부터 은행분야가 취약한 영역인 데다가 기업분야는 양극화돼 있어서 코로나19 이전에도 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지적된 시장이었다. 반면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빨리 회복되는 시장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유 원장은 “한국이 중국에 대한 이해를 조금만 정확히 한다면 M&A 투자기회를 찾을 수 있다”며 “특히 중국에 별과 같이 많은 혁신기업, 스타트업의 사정을 보면 창업은 굉장히 활발하지만 VC(벤처캐피탈) 시장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옥석을 따질 수 있는 기회”라며 “인플레이션 현상이 많이 꺼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기회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의 M&A 동향’을 주제로 열린 웨비나 토론은 김규옥 한국M&A협회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신경택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 유재훈 아시아미래연구원장,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김낙회 법무법인 율촌 고문(전 관세청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코로나19 이후의 M&A 동향’을 주제로 열린 웨비나 토론은 김규옥 한국M&A협회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신경택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 유재훈 아시아미래연구원장,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김낙회 법무법인 율촌 고문(전 관세청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 “국제적 관점으로 M&A 세제 확대 필요”

서승원 부회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CVC(기업형 벤처캐피탈, Corporate Venture Capital)법이 통과되면 대기업의 M&A가 쉬워질 것”이라며 “기술력 있는 중소매물을 중심으로 M&A 수요도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부회장은 M&A 정책과 관련해 두 가지의 개선사항을 밝혔다. 세재혜택과 금융지원이다. 그는 “기술혁신형 M&A의 경우 기술혁신 부분만 평가해 세제혜택을 준다”며 “기업가치의 전체를 평가해 세제혜택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앞서 발표한 대기업의 M&A 금융지원을 언급하며 “중소∙중견기업의 성장을 위해 은행이나 정책금융기관의 자금지원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낙회 고문은 “신성장동력 또는 신기술을 확보하거나 시장점유,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효율화를 위해 M&A를 추진한다”며 “조세제도는 구조조정에 주안점을 두고 M&A 과정에서 조세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한다는 취지 아래 M&A 세제가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그 기조는 크게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대상과 기준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흘러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방세와 국세 등 기업이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세법이 적용됐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그 결과 기업이 예측하지 못했던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세청은 ‘사전답변제도’를 훈령으로 운영하고 있다. 기업이 조세상의 문제점을 사전에 국세청에 질의를 하고 답변을 받아 그대로 이행해 세금문제를 명확히 푸는 것이 목표다. 김 고문은 “사전답변제도를 활용한다면 기업이 예측하지 못했던 조세과제에 대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은 이 제도가 생각하는 것만큼 원활하게 작동되지 않다는 것이 김 고문의 설명이다. 국세청 입장에서는 기업이 제시하는 자료를 가지고 답변을 했을 때 그 이후에 나타나는 문제점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기업 입장에서도 기업의 현황을 있는 그대로 공개돼야 하는 부분이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고문은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법제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과세당국은 책임에서 자유로운 방안을, 기업은 비밀을 철저하게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M&A 세제가 구조조정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보니까 수동적인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M&A는 신성장동력, 시장경쟁력 확보 등의 방향으로 커지고 있다”며 “이런 흐름에 주안점을 두고 이에 맞는 M&A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보다는 해외 M&A가 많아지는 추세임을 강조하며 “M&A 세제를 국제적 관점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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