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 현상으로 벤처투자시장 위축
벤처천억기업∙유니콘 기업 수↑∙∙∙중소∙벤처업계 희망의 바람 불어와
중소∙벤처기업계가 주목한 10대 뉴스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스타트업투데이] 2022년 한 해도 열흘 남짓 남았다. 올해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이른바 ‘3고 현상’에 따른 경기침체와 벤처투자시장의 위축 등으로 중소∙벤처업계의 어려움은 여전했지만, 벤처천억기업과 유니콘 기업 수의 증가로 중소∙벤처업계에 또 다른 희망의 바람이 불었다는 평가다. 

벤처기업협회(회장 강삼권, 이하 협회)는 올 한 해 벤처업계의 주요 이슈를 선정해 ‘2022년 벤처업계 10대 뉴스’를 21일 발표했다. 

10대 뉴스는 벤처기업 대표자 및 임직원, 벤처업계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와 온라인 고객 반응 데이터분석 전문 벤처기업 미스테리코와 함께 빅데이터 검증을 진행해 선정했다. 

2022년 중소∙벤처업계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로톡 vs 변호사단체 갈등 심화∙∙∙이유는?

첫 번째, 국내 벤처투자시장이 활황기를 지나 혹한기를 맞았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벤처업계에 정부의 창업지원과 투자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벤처투자시장이 뜨거웠지만, 올해 혹한기로 돌아섰다”며 “모태펀드 벤처투자 예산도 올해 5,200억 원에서 내년 4,135억 원으로 축소되면서 혹한기가 장기적으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로톡 실행화면(사진=로톡)
로톡 실행화면(사진=로톡)

두 번째, 원격의료, 모빌리티, 세무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기득권과의 갈등으로 성장에 가로막혔다. 특히 올해는 법률플랫폼 로톡(LawTalk) 운영사 로앤컴퍼니와 대한변호사협회의 갈등이 주목받았다. 

「변호사법」에 따라 누구든지 돈을 받고 변호사를 알선한다면 이는 불법이다. 그러나 변호사단체는 “로톡이 사실상 돈을 받고 변호사를 소개해주는 ‘브로커 행위’를 한다”고 주장하며 변호사단체와 로앤컴퍼니 측의 갈등이 심화됐다.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대한변협)는 지난 2015년 검찰에 로톡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대한변협은 지난해 로톡을 이용하는 변호사를 징계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징계 절차에 착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월 11일 검찰은 로톡에 ‘변호사법 위반 사실이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로톡 측은 “대한변협은 그간 ‘법률플랫폼은 불법’이라는 전제하에 ‘플랫폼 이용금지’를 정당화해왔지만, 수사 결과는 대한변협의 주장과 달랐다”며 “대한변협이 회원 변호사에게 플랫폼 가입을 저지하고 이미 가입한 변호사에게 징계권을 동원해 압박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이제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영 국민의힘 의원(사진=이영 의원 공식 페이스북)
이영 국민의힘 의원(사진=이영 의원 공식 페이스북)

세 번째 뉴스는 중소벤처기업부 이영 장관의 취임이다. 이영 장관은 2000년 디지털 콘텐츠 보안 솔루션 기업 테르텐(Terten)을 창업하며 1세대 여성 벤처 창업가로 이름을 알렸다. 2020년 정계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전 이 장관은 한국여성벤처협회장, 한국저작권보호원 이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유망 벤처기업, IPO 연기∙∙∙밀리의 서재 “핵심 경쟁력 강화할 것”

네 번째 뉴스다. 2021년 말 기준 연간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 벤처기업이 역대 최다인 739개사로 집계됐다. 전년 633개사 대비 증가율 16.7%다. 최근 10년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 유니콘 수도 2022년 6월 말 기준 23개사로 증가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새로 탄생한 국내 유니콘기업은 메가존클라우드, 시프트업, 아이지에이웍스, 여기어때컴퍼니, 오아시스 등이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7개 기업이 새롭게 유니콘기업으로 집계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5개 기업이 추가로 나왔다”며 “이는 금리인상 등에 따른 전 세계적 기업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벤처 생태계가 일군 성과”라고 강조했다. 

 

사진=밀리의 서재
사진=밀리의 서재

다섯 번째, 유망 벤처기업이 연달아 기업공개(IPO)를 미루며 IPO 시장이 겨울을 맞은 듯 보인다.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등 글로벌 긴축기조 강화로 국내∙외 증시가 침체되자 기업이 상장 목표 시점을 연기한다는 분석이다. 올해 하반기 IPO 최대 기대주였던 컬리와 케이뱅크는 상장을 내년으로 미뤘으며 밀리의 서재와 제이오 등이 연달아 상장을 철회했다. 

밀리의 서재(대표 서영택)는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KOSDAQ) 상장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현재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밀리의 서재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환경인 데다 최근 거시경제의 불확실성과 금리인상 등으로 위축된 IPO 시장 상황이 플랫폼 기업 투자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서영택 대표는 “IPO 과정에서 대다수 기관투자자로부터 밀리의 서재 펀더멘털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얻은 것이 큰 수확”이라면서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확보하고 핵심 경쟁력을 강화해 국내 유일무이의 독서 플랫폼 기업으로 더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IPO 철회와 관련해 “심사 효력 기간 내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대한전문건설협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등 70개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 회원 300여 명은 8일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일몰 폐지를 촉구하는 중소기업계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사진=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대한전문건설협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등 70개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 회원 300여 명은 8일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일몰 폐지를 촉구하는 중소기업계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사진=중소기업중앙회)

여섯 번째, 지난해 7월 50인 미만 기업에도 주52시간제가 적용되면서 벤처업계가 고질적인 인력난과 자금난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가 올해 말 일몰을 앞둔 상황에서 중소∙벤처업계는 일몰 폐지 촉구에 나서고 있다. 

김영진 고용노동법안소위원장 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간사 합의를 통해 어떻게 논의할지, 관련 단체의 생각이 어떤지 심층적으로 들어볼 것”이라며 “정부의 대안과 대책이 어떻게 진행돼왔는지도 포괄적으로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벤처업계가 제안한 尹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전체 회의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으로부터 국정과제를 전달받고 있다(사진=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전체 회의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으로부터 국정과제를 전달받고 있다(사진=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일곱 번째 뉴스는 협회가 대통경 선거 기간 중 제안한 정책 대부분이 지난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에 대거 포함된 점이다. 협회가 제안한 110대 국정과제는 ▲민간주도 혁신성장 ▲규제시스템 혁신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 ▲완결형 벤처생태계 구현 ▲재도전 환경조성 ▲비대면 진료 제도화 ▲100만 디지털인재 양성 ▲벤처투자 활성화 등이다. 

강삼권 협회장은 “새 정부가 벤처업계와의 지속적 소통을 약속한 만큼, 협회는 국정과제의 구체적 실현과 이를 통한 대한민국의 혁신국가 도약을 위해 민간의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여덟 번째, 스타트업계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된 모습을 보였다. 협회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금리 인상으로 벤처투자시장이 열어 붙었다”면서도 “혁신기업은 대규모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는 등 스타트업 투자시장 내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의 대면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전환해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이 투자자의 이목을 사로잡았다고 덧붙였다. 

 

사진=GS건설
사진=GS건설

아홉 번째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잇따른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설립이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지주회사가 CVC을 보유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대기업 및 중견기업 CVC가 등장하고 있다. 지난 3월 동원엔터프라이즈는 100억 원을 투자해 동원기술투자를, 지난 5월 GS건설은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XPLOR INVESTMENT)를 설립했다. 

이밖에도 영원무역홀딩스와 넥센타이어도 국내∙외에 CVC를 설립하며 스타트업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공식 페이스북
사진=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공식 페이스북

마지막으로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상생협력법) 개정안이 지난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기반이 마련됐다. 이영 장관은 “납품대금 연동제 법안은 중소기업이 공정하게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상생협력의 거래문화가 시작되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하며 “납품대금 안착할 수 있도록 상생의 관점에서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트업투데이(STARTUP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