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취향에 맞는 제품 정기적으로 배송

최근 북미, 유럽, 아시아를 중심으로 캐릭터/라이선스 제품에 대한 구독형 박스 서비스(Subscription Box Service)를 제공하는 기업과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 구독형 박스 서비스는 1950년대 레코드 음반사가 음악을 추천해 직접 배송해주던 서비스에서 시작되었다.

전자 상거래(e-commerce) 기반의 구독형 박스 서비스를 최초로 시도한 분야는 미용 산업이다. 2010년 버치박스(BirchBox)가 미국에서 전자상거래 기반의 구독형 박스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처음이다. 버치박스는 화장품, 면도제품 등 생필품을 중심으로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상품을 박스에 담아 일정 기간 마다 배달해 줬다. 이 서비스는 여성 소비자의 개인 특성과 기호에 맞춘 화장품, 스킨케어 및 헤어 관리 제품을 전문적으로 배송해 약 2년 반의 기간 동안 1,77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패션, 커피, 유통 브랜드에서도 구독형 박스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패션에 민감하지 않은 남성을 위한 의류 구독형 서비스 봄펠(Bombfell)은 신체 사이즈와 선호 스타일에 따라 맞춤형 의류를 제공해 화제를 모았으며, 갭(Gap)의 유아용 의류 브랜드 베이비 갭(Baby Gap)은 성장 속도가 빠른 유아를 대상으로 한 의류 구독형 박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식재료 부문에서는 블루 에이프런(Blue Apron), 간식 부문에서는 그레이즈(Graze)가 유명하다.

패션/뷰티 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던 구독형 박스 서비스가 캐릭터 상품에 적용되어 매월 티셔츠, 피규어 등 캐릭터 상품을 배송 받는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받을 수 있어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북미, 유럽, 아시아 여러 국가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아동 장난감 제조사 펀코(Funko)는 2015년 액션 피규어, 봉제 인형 등 장난감 ‘구독형 박스 서비스’를 미국에 출시했다. 마블(Marvel), DC 코믹스(DC Comics), 스타 워즈(Star Wars) 등 인기 IP를 활용한, 독점 제작된 캐릭터 상품을 매월 25~30 달러로 받는 이 서비스를 통해 ‘펀코’는 빠르게 성장했고 배송 국가를 34개 국으로 확대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펀코' 구독형 박스 소개 (자료: 펀코 공식 홈페이지)
'펀코' 구독형 박스 소개 (자료: 펀코 공식 홈페이지)

2012년 창업한 루트 크레이트(Loot Crate)는 마블 코믹스, WWE(World Wrestling Federation), 메이저 리그(Major League) IP 캐릭터/라이선스 상품을 제공하는 ‘구독형 박스 서비스’를 출시해 꾸준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특히 2017년 들어 구독형 박스 서비스를 가입자들이 유튜브(YouTube)에 개봉 장면을 업로드한 영상이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루트 크레이트' 박스 소개 (자료: 루트 크레이트 공식 홈페이지)
'루트 크레이트' 박스 소개 (자료: 루트 크레이트 공식 홈페이지)

플랫폼 기업 및 캐릭터/라이선스 제품 생산 기업 뿐 아니라 콘텐츠 IP 보유 기업들도 구독형 박스 서비스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제휴를 통해 직접 서비스를 시작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영국 BBC는 2017년 3월 ‘너드 블록(Nerd Block)’과 파트너십을 맺어 공상 과학 TV 시리즈 <닥터 후(Doctor Who)> IP를 활용한 티셔츠, 문구, 캐릭터 상품들을 제공하는 구독형 박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디즈니 또한 ‘펀코’와의 협력을 통해 독점 IP 캐릭터/라이선스 상품을 제공하는 ‘디즈니 트레저(Disney Treasure)' 서비스를 2017년 3월부터 제공했다. 특히 그동안 테마파크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던 캐릭터 상품들이 포함됐다.

 

너드블록의 '닥터 후' 박스와 펀코의 '디즈니 트레저'
너드블록의 '닥터 후' 박스와 펀코의 '디즈니 트레저'

소비자의 선호가 무엇보다 중요한 캐릭터/라이선스 산업 분야에 구독형 박스 서비스가 도입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출현했기 때문이다. 즉, 정기적인 소비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품이 아닌 소비자 개인의 취향과 선호에 따라 각기 다른 형태의 소비가 발생하는 산업에까지 구독형 서비스가 확산되었음을 입증하는 사례이다.

구독형 박스 서비스의 장점은 소비자들이 소비를 위해 소요하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점과, 소비자의 기호나 필요에 맞는 상품들을 추천해주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또한, 오프라인 소매 시장 및 온라인 전자 상거래 매장에서 제공하지 않는 독점 IP 상품을 제공하는 것도 구독형 박스 서비스가 시장 잠식 없이 캐릭터/라이선스 산업에 안착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구독형 박스 서비스는 기업 입장에서 예상 소비량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운 캐릭터/라이선스 산업에서 IP에 대한 수요를 사전에 확인하고 생산과 재고 관리를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다.
캐릭터/라이선스 산업 소비자들은 충성도가 높은 편이며 최근에는 소셜 네트워크, 인터넷 동영상 업로드 사이트,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구독형 박스 서비스에 대한 반응과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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