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인류가 같이 즐기면서 공감하는 지상 최대의 겨울스포츠 행사가 지난 2월 25일에 마무리되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해외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으며 국민들의 84%가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이는 전국민이 참여하여 만들어낸 대한민국의 자랑이자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2014년 10월부터 3년 반 동안 올림픽조직위원회 정보통신국장으로 근무해 왔으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온 국민들의 성원 속에 종료된 올림픽이 가지는 의미를 ICT산업의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올림픽, 기회의 장

올림픽은 지상 최대의 행사다. 전 세계 약 50억 명의 인류가 방송, 인터넷 등 미디어를 통해서 올림픽을 시청할 수 있으며 올림픽 현장을 찾은 관람객만 15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동계올림픽은 전통적으로 선진국이 주류가 되어 참여하는 관계로 소위 ‘귀족 올림픽’이라고 불리고 있다. 이러한 모든 정황은 동계올림픽이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산업적·경제적인 파급효과를 키우기 위해 매우 중요한 기회의 장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 정부에서는 5세대 이동통신(5G) 등 핵심적인 산업전략을 풀어나가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로 평창동계올림픽을 선정하여 기반기술 및 서비스 개발을 진행하여 왔다. 또한 IoT, UHDTV, AI, VR, 로봇 등 국내의 앞선 기술력을 전 세계인에게 선보여 올림픽을 통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노력하였다. 

이러한 노력을 반영하여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ICT올림픽을 평화, 문화, 경제, 환경 등과 함께 5대 올림픽 목표로 채택하여 적극적으로 지원하였다. 

싱크뷰
싱크뷰
옴니 포인트뷰
옴니 포인트뷰

그 전에 경험하지 못한 최첨단 ICT 올림픽

올림픽조직위원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산자원부 등 정부 및 연구소, 협회, 기업 등 국내의 주요 기관과 협력하여 그 전에 경험하지 못한 최첨단 기술기반의 ICT올림픽을 선보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였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서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서비스를 비롯해 편리한 사물인터넷(IoT), 감동의 초고화질(UHDTV), 똑똑한 인공지능(AI), 즐기는 가상현실(VR), 로봇 서비스 등 첨단과학기술의 향연이 펼쳐지게 되었다.

올림픽 플라자의 ICT 파빌리온 등 약 20여개의 베뉴에 ICT 체험존을 설치·운영하여 대회 기간 내내 올림픽 패밀리, 국내외 주요 인사, 일반 관중 등에게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특별한 서비스 체험 기회를 제공하였다. 

CBS는 “대한민국에서 열린 올림픽은 현재까지 개최된 올림픽 중에 최신 기술이 가장 많이 집약된 올림픽”이라고 호평하였고, CNN은 “평창 동계올림픽은 사상 최대의 하이테크 올림픽”이라고 극찬하였다. 

5G 체험존
5G 체험존

세계 최초 5G 올림픽

정부와 산업계는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최초로 5G서비스를 구현함으로써 국제표준화를 선도하며 2019년 5G 조기 상용화를 통해서 실질적인 산업적 파급효과를 키워나간다는 구상에 따라 올림픽 현장에서 5G 기반의 많은 서비스들이 세계 최초로 구현하였다.

이러한 서비스는 4G(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를 구가하는 5G의 장점을 스포츠에 접목하여 다양한 실감형 영상을 제공하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 △봅슬레이 선수 시점에서 경기 영상을 제공하는 싱크뷰(Sync View) 서비스를 비롯하여 △피겨나 쇼트트랙 경기에서 선수의 순간 동작을 다양한 각도에서 이미지를 제공하는 타임 슬라이스(Time Slice) 서비스, △크로스컨트리 경기에서 넓은 경기장에 흩어져 있는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사용자의 희망에 따라 선택하여 볼 수 있도록 하는 옴니 포인트뷰(Omni Point View) 서비스 등을 제공하였다. 

5G 기반 서비스 및 컨텐츠는 단순히 시범적으로 제작한 것이 아니라 올림픽 주관 방송사(OBS)가 이를 받아서 전 세계에 중계함으로써 더욱 큰 의미를 가지게 된다. 또한, 경기장 등 7개 베뉴에서는 참여자가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5G 체험존을 운영하여 많은 인기를 끌기도 하였다.

올림픽을 계기로 국내 이동통신 역량을 총집결시켜 5G 통신망, 디바이스 및 서비스를 개발한 것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아무도 만들어 보지 못한 통신망을 설계하였고 핵심 칩을 개발하여 최초의 5G 디바이스에 적용하였으며 이전에 세상에서 보지 못하던 5G 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 모두가 도전의 연속이었다.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노고를 아끼지 않은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찬사를 보내 드리고 싶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이동통신 강국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향후에 전개되는 5G 국제표준화, 상용화 등 산업화 전략을 차질 없이 진행하여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어가는 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참여형 IoT 키오스크
참여형 IoT 키오스크

편리한 IoT 올림픽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올림픽에 관련된 정보를 종합하여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대회 기간 동안 제공하였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감동과 열정을 전 세계인이 쉽고 편리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용 모바일 앱(모바일 가이드)을 제공하였다. 모바일 앱에는 경기 일정, 경기결과, 메달 순위, 선수 정보 등 공식 경기정보 뿐만 아니라 관중을 위한 교통, 문화행사, 관광 정보, 숙박 등 현장을 찾는 관중 편의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각 경기장별로 실내/실외 정보를 3D 콘텐츠로 제작하여 전 세계인이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 폰으로 전 경기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실감서비스를 선보였다.

UWV
UWV

모바일 가이드 앱

한편, 일반 관중들이 인천공항에서부터 경기장까지 스마트폰 화면으로 길을 찾아갈 수 있게 한 가상현실(AR) 길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또한, IoT Kiosk 서비스를 통해서는 경기장과 비경기장에서 다국어 안내, 응원 투게더, 손글씨 응원하기, 포토투어, 마스코트 따라 하기 등을 관람객이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14개 베뉴에서는 관중이 IoT Kiosk 서비스를 체험하기 위해 띠처럼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고, 마스코트 포토, 응원 등 하루 평균 5천 건 이상의 IoT 서비스가 이루어졌다.

또한, 올림픽 최초로 대중교통의 연결성을 강화하여 자유로운 이동성을 제공하는 차별화된 신개념 모빌리티(Mobility) 서비스인 올림픽 수송교통 전용 앱(App) ‘Go 평창’을 서비스하였다.

 

감동의 UHD 올림픽 

평창 동계올림픽은 세계 최초로 개폐회식과 쇼트트랙 등 주요 경기를 지금의 HD TV 화질보다 4배 선명한 4K UHD 지상파로 중계하였다. UHD 방송은 HD방송보다 한층 선명한 화면과 입체적인 음향을 제공함으로써 현장의 감동을 보다 생동감 있게 전달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였다. 

한편, 인천공항 ICT 라운지 및 평창 ICT체험관에서는 초고해상도의 대화면(15m × 4m) 실감 영상(UWV, Ultra Wide Vision)을 통해 올림픽 경기와 한국의 자연미 등을 파노라마 영상으로 제공하여 감동을 극대화하였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서 한국의 앞선 영상기술력을 세계인에게 선보임으로써 국내 기업들이 세계로 진출하는 데 기여하였다. 금번 올림픽을 통하여 UHDTV는 이제 방송산업의 대세로 자리매김하였으며 TV수상기뿐만 아니라 핵심 방송장비 분야에서도 국내 산업체가 도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 

 

똑똑한 AI 올림픽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 통번역 기술을 적용한 ‘지니톡’ 앱을 통해 한국어와 8개국 언어*간의 자동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세계 최초의 언어 장벽 없는 올림픽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국내 자동통번역 기술은 인터넷상의 문장 등 텍스트는 물론이고 사람들의 음성에 대한 실시간 자동통번역을 지원하였고 사진 속 문자 등 그래픽 문자를 번역함으로써 식당, 가게 등에서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이 상점의 정보를 알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올림픽 기간 동안 일별 10만 건 이상의 자동통번역이 이루어져 그 실효성을 입증한 바 있다.

올림픽 자동 통번역 언어 : 영어, 일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러시아어, 아랍어 

또한, 영어와 한글에 대한 음성인식 및 대화처리 기술을 활용한 인공지능(AI) 콜센터를 운영하여 경기 정보, 교통, 관광 정보 등 각종 올림픽에 관련된 전화 문의 중 간단한 질문은 AI 콜센터 안내도우미가 응답하고, 복잡한 질문은 인간 상담원이 응대하는 방식으로 운영하였다. 

AI는 그 자체가 중요한 기술이지만 로봇과 같은 다른 분야와 결합하는 경우에 시너지를 높여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핵심 분야이다. 올림픽을 통하여 음성인식과 같은 AI의 핵심기술이 국제적인 수준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를 더욱 발전시키고 적극적으로 폭넓게 활용하여 미래 AI 혁명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스키점프 VR
스키점프 VR
롤러코스터 VR
롤러코스터 VR

즐기는 VR 올림픽

평창 ICT 체험관에서는 봅슬레이나 스노보드 등 동계스포츠 종목을 VR 시뮬레이터로 구현하여 일반 방문자들도 올림픽 종목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본 서비스에 대해 체험자들은 높은 만족감을 보였으며 향후 VR 컨텐츠가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한편, 주요 경기장의 5G ICT Zone에서는 올림픽 경기장에서 직접 촬영된 VR 콘텐츠를 설치하여 방문객들이 VR VOD를 체험할 수 있었다. 방문자들은 VR로 실제 경기장에 있는 듯한 체험을 하였으며 이는 시공간을 초월한 체험서비스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경우 VR 콘텐츠는 5G 시범망을 통하여 5G ICT Zone으로 전송되어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하겠다. 
올림픽을 통해서 본 VR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엔터테인먼트, 방송, 교육, 원격작업, 회의 등 수많은 분야에서 VR이 적용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서 이용자의 몰입감과 활용 효과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VR산업의 미래가 기대된다.

안내 로봇
안내 로봇

로봇 활용 올림픽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11종 85대의 로봇이 경기장, 방송센터, 미디어촌, 선수촌 등에서 활용되었다. 

올림픽 로봇 : 안내 로봇(29개), 공항안내로봇(2개), 마네킹 로봇(12개), 환영 로봇(2개), 음료서빙 로봇(4개), 청소 로봇(2개), 관상어 로봇(20개), 벽화 로봇(10개), 파티 로봇(2개), 올림픽 성화봉송 로봇(1개), 패럴림픽 성화봉송 로봇(1개)

안내 로봇은 주요 행사장에서 경기 일정과 관광 정보 등을 안내하고, 공항에서는 평창과 강릉지역 이동을 위한 교통수단 안내, 에스코트 등을 하였다. 환영 로봇은 공항 입국장, 주요행사장에서 악수, 환영인사 등 올림픽 방문객에게 웰컴서비스를 제공하였고, 메인프레스센터에서는 음료 서빙 로봇, 청소 로봇이 활약하였다.

1회 충전으로 16시간 동안 수심 5m에서 헤엄치는 물고기 로봇은 세계 최초로 상용화되어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벽화 로봇은 경기장 곳곳에 세밀한 그림 그리기를 통해 올림픽 분위기를 더했고, 대회 마스코트인 수호랑을 닮은 마네킹 로봇은 찾아오는 관객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였다.

한편, 최첨단 ICT올림픽의 시작을 알린 스페셜 ICT 성화봉송에서는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로봇 주자가 성화를 봉송하였다. 성화 봉송 과정에서 로봇이 자동차를 운전을 하며 성화를 전달하는 장면은 올림픽을 빛내는 명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올림픽에 적용된 11종의 로봇은 모두 국내의 전문기업들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것으로 응용 로봇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음성인식, 센싱 등 다양한 ICT의 핵심기술을 로봇에 보다 적극적으로 접목하는 경우에 산업적 파급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평창 ICT 체험관 

평창 동계올림픽의 5대 목표 중 하나인 ‘ICT 올림픽’을 관람객들이 집약적으로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기 위해 평창 올림픽플라자에 ICT 체험관(Pavilion)을 개관하였다.

체험관에서는 세계 최초 5세대 이동통신(5G), 편리한 사물인터넷(IoT), 감동의 초고화질(UHD), 똑똑한 인공지능(AI), 즐기는 가상현실(VR) 및 다양한 로봇을 모두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고, 특히 하루 평균 4~5천 명의 관람객이 최신 ICT기술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첨단기술 기반의 미래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많은 관람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ICT 체험관은 올림픽 기간 동안 꼭 방문해야하는 명소로 자리매김하였다. 

 

올림픽을 마무리하면서

필자는 대한민국 ICT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미래에 대한 비젼을 전세계에 보여줄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올림픽은 매우 중요한 기회의 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의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서 많은 관련자들이 노고를 아끼지 않은 점에 대해서 이 글을 통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우리의 내재된 잠재력을 표출함으로써 우리나라 ICT의 미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산업적 파급효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앞으로 더욱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본다. 핵심 기반기술을 더욱 다듬어 소비자가 요구하는 다양한 상황에 언제라도 활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다양한 분야 간의 융합을 촉진하여 숨어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하고 이를 통해 비즈니스 기회를 획득하여야 할 것이다.

필자는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많은 전문가들과 같이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프로젝트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한국 사람들의 성실성, 헌신 및 전문 능력이 남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ICT 산업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할 때 대한민국의 ICT 미래는 여전히 밝다는 확신을 하게 된다. 이러한 토양에서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정부와 산업계는 미래를 위한 투자를 전략적이며 지속적으로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업인들의 끊임없는 도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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