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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피칭대회, 이것만 알고 가도 반은 성공
글로벌 피칭대회, 이것만 알고 가도 반은 성공
LBS테크 이시완 대표 인터뷰
"영어보다 중요한 건 표현력”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0.03.0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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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완 LBS테크 대표. (출처: 스타트업투데이)
이시완 LBS테크 대표. (출처: 스타트업투데이)

미국, 프랑스, 싱가포르 등 최신 기술이 발달한 주요 국가에서 매년 실시하는 테크 콘퍼런스가 화제다.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촉진하며 새로운 경제 모델로 인정받고 있어서다.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이라면 각국 콘퍼런스 내 이벤트인 글로벌 투자설명회(이하 IR) 피칭대회 출전도 고려할만한 선택지다. 콘퍼런스 현장에서 우리를 알게 되는 모든 사람이 미래의 투자자나 고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리적인 시간과 비용 때문에 득실을 따지게 된다. 영어로 인한 언어장벽도 발목을 붙잡는 요인 중 하나다. 국내 스타트업들에게 글로벌 IR 피칭대회 참가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2017년부터 해외 주요 전시회 및 박람회를 공략하고 있는 LBS테크 이시완 대표는 “동네 ‘쌈짱’이 UFC에 나가는 것”이라며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일단 도전하면 반드시 부족한 점을 배우게 되는 수확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핀란드 슬러시, 싱가포르 에슐론, 홍콩 라이즈, 포르투갈 웹서밋, 미국 테크크런치 등 다수의 글로벌 IR 피칭대회는 스타트업들에겐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전 세계적인 만남의 장이다. 이 같은 글로벌 경진대회에 여러 번 참가한 경험이 있는 이 대표는 “입상을 위해 네이티브 수준의 영어 실력이 필요하진 않다. 가장 중요한 건 듣는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발표자의 전달력”이라며 IR 피칭대회 성공 전략을 공유했다.

 


글로벌 피칭대회, 이것만 알고 가도 반은 성공


 스타트업에게 글로벌 피칭대회 참가는 어떤 의미인가?

스타트업에게 글로벌 피칭대회는 UFC와도 같다. 세계로 나가서 주위를 둘러보면 자신의 사업과 다른 사업을 비교하고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판단 기준을 정립하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동종 사업 분야에서 유사한 사업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을 발견할 확률도 훨씬 더 높다. 이른바 ‘정신 무장’의 계기가 되는 것이다. 

가장 크게 얻었던 깨달음은 ‘아이디어로만 경쟁해서 성공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이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기업가로서 ‘나’에 대한 깨달음은 물론 내가 이끄는 회사가 제공하는 비즈니스에서 문제점과 보완 가능한 요소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실제 피칭 기회를 얻지 못해도 세계 시장을 둘러보는 기회를 갖는 자체가 스타트업들에겐 커다란 의미가 있다. 글로벌 피칭대회 참여는 성장을 추구하는 스타트업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 의례라고 생각한다. 

 

스타트업들은 수상 실패, 투자자 및 바이어 알선 실패 등 실질적인 사업 성과가 없는 경우에 대한 걱정이 있다.

사업 방향의 핵심을 깨우치고, 전 세계를 향해 도전한다는 관점에서 최소 3회 출전 각오가 필요하다. 심사위원들이 던지는 질문들은 참신한 면이 있다. 대답하면서 부족한 것에 대해 깨닫게 된다. 이런 경험이 사업의 방향성을 정립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는 인사이트를 키우는 데 확실한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LBS테크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위치 서비스를 제공한다. 글로벌 피칭대회에서 이 서비스를 발표하고 난 뒤, 한 심사위원이 ‘시각장애인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면 사업하는 입장에선 ‘아니, 뭐 이런 질문까지 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왜냐하면 실제로 시각장애인의 스마트폰 사용률은 8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상 이런 질문이 성장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를테면 사업하는 입장에선 시각장애인 100명 중 80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건 당연한 사실이다. 그런데 일반인들에게 이 정보는 당연한 사실이 아니다. 이처럼 기업가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소한 부분에서 일반사람들의 관점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차후에 이 가능성까지 고려해 차기 발표 자료 및 회사의 홍보 전략을 보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공감’ 자아낼 수 있어야


발표에 있어 영어 실력은 얼마나 중요한가? 

물론 언어가 중요하다. 하지만 영어 실력으로만 평가한다면 결선에서 영국과 스위스가 붙었을 때 영국이 무조건 이겨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피칭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발표를 통해 듣는 사람에게 ‘공감’을 자아내는 것이다. 

그 무대에 서 있는 이유를 밝혀야 하고, 그 이유가 진정성 있다면 현장에 있는 심사위원과 청중들은 반응할 수밖에 없다. 자신이 그곳에 왜 서 있는지 알아야 한다.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면 그 부분을 절실하게 언급해도 된다. 

그리고 발표자의 전달은 단순히 언어적인 측면을 뛰어넘어 발표자의 자신감, 표정, 목소리 톤, 눈빛 등 다양한 요소를 수반한다. 이 때문에 비영어권 나라의 콘퍼런스에서는 목적을 분명히 하기 위한 단어 선택이 더 중요하다. 

 

그렇다면 전달에 도움이 되는 스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 번째는 쉼표를 만드는 ‘호흡’이다. 내용을 전달하면서 쉬어야 하는 부분에선 끊어서 얘기해야 청중들의 집중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두 번째는 ‘절대 발표 자료를 보지 않는 것’이다. 발표를 하다 보면 뒤에 어떤 페이지가 나오는지 보고 싶어 몸이 저절로 돌아가게 된다. 전달하는 발표 내용이 중요한 경우 앞으로 조금 더 나가서 ‘나’를 주목하게 만들고, 페이지에서 증명하는 수치나 사진이 중요한 시점에서는 살짝 몸을 틀어서 비켜준다면 더 자연스러운 발표 연출이 가능하다. 

 

발표 전개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나?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관점도 다르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에는 반응할 수밖에 없다. 첫 문장에서 생판 모르는 사람의 자기소개를 듣는 것과 “지난달에 또 문제가 터졌다. 그놈의 전기세…”라고 말하는 것 둘 중에 어떤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을까? 이는 지난 피칭 경진대회 참가 때 참관했던 스타트업 대표의 표현이었는데, 그 대표는 저렇게 말하면서 무대에서 종이뭉치를 찢어버렸다. 페이퍼 리스를 지향해서다. 

그러자 청중들이 무대에 굉장한 집중력을 보였다. 성공적인 피칭을 위해서는 1~3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스토리텔링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무엇(what)’ 보다는 ‘왜(why)’를 추천하는 이유다. 

 


중요한 건 자신감


발표 준비에 대한 똑똑한 접근법이 있다면? 

발표의 성패는 연설자의 자신감에 달려있다. 실제 발표 내용보다는 표정과 동작, 말투가 판단 기준이 될 확률이 더 높다. 이 요소를 충족한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발표자가 연습을 열심히 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대회에서 비즈니스에 관해 설명할 수 있는 기회는 발표가 아닌 질의응답 시간에 온다. 예상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을 철저히 사전 준비하는 것이 가능성을 높이는 최고의 전략이다. 발표는 현장 상황의 특성상 청중이 100% 귀담아듣는다는 보장이 없다. 실제로 수십 개의 스타트업들이 무대에 올라 연설한다. 당연히 듣는 사람들도 선택적으로 집중하게 된다.

 

발표보다 질의응답이 중요하다면, 질의응답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규칙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발표를 마치면 다수의 패널이 각자 질문을 하는 시간이 최소 1분에서 많게는 7분까지 배정된다. 이때 발표자는 질문을 차례대로 받게 되는데 이미 답했던 질문과 유사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는 질문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나 역시 이런 경험이 있었는데, 당황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대처했다. 당시 “이전에 나왔던 내용을 더 강조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질문하신 것 같아서 설명해 드리자면…”이라고 답했다. 이 정도 수준으로 순발력을 발휘해야 할 돌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전 숙지가 필요하다. 만약 이 상황에서 ‘앞서 유사한 질문이 나와서 그에 대한 대답은 이미 다했다’라는 방식으로 답한다면 바로 아웃이다. (웃음)

 

경진대회 성과가 좋지 못하면 오히려 자신감 위축으로 역효과가 나는 것은 아닐까?

물론 자신의 인생을 걸고 하는 비즈니스를 다른 누군가가 왈가왈부한다는 게 기분 좋은 일만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가 순수미술을 하는 처지는 아니지 않나. 내가 좋아서 집에서만 그림 그리는 게 아니라 내가 그린 그림을 누군가에게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일반적인 시각에서 이해 가능한 수준으로 쉽게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평균적인 이야기로 발표를 구성하고 경진대회를 준비한다면 그 자체로 유의미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시완 대표는···

삼성 컨설턴트로 근무하다 IT 벤처 기업 대표직을 수락해 경영을 시작했다. 미국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은 것을 계기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16년 넘게 IT 업계를 경험했다. 2017년 판교에서 창업한 이 대표는 시각장애인 전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지아이’로 2018년 공공데이터 활용 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서울산업진흥원과 마곡 스마트시티 ‘리빙랩 프로젝트’, 세종특별자치시와 ‘규제 샌드 활성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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